충청 하계U대회 조직위도 구성 못 해… 발족 시한 넘겨
지난해 11월 충청권 4개 시·도(대전·세종·충남·충북)가 공동 유치한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하계 U대회)가 준비 초반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대회 조직위 인선을 놓고 유치에 참여한 4개 시·도와 대한체육회가 갈등을 빚으며 조직위 발족 시한을 넘기는 파행을 빚고 있는 것이다. 양측 갈등으로 공모를 거쳐 뽑힌 조직위 사무총장이 해촉될 위기에 놓이자 조직위 설입 인가 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가 다시 제동을 걸어 조직위 출범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1일 충청권 4개 시·도 등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대전시청 대회의실에서 한 차례 파행한 충청권 하계 U대회 조직위 구성을 위한 두 번째 창립총회가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갑자기 참석자들에게 총회 취소가 통보됐다. 문체부와 의견 차가 생겼다는 게 총회가 취소된 이유였다.
문제는 충청권 하계 U대회 유치위원회가 지난 3월 24일 세종시에서 연 대회 조직위 창립총회에서 비롯됐다. 대전, 세종, 충남. 충북 시·도지사가 공동위원장을 맡는 조직위는 이창섭(전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상임 부위원장, 윤강로(국제스포츠외교연구원장) 사무총장을 실무진으로 선임했다. 위촉한 부위원장은 이장우 대전시장 선거 캠프에서 선대위원장을 지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보은(報恩) 인사’가 아니냐는 논란도 일었다.
이에 대해 대한체육회는 “부위원장과 사무총장은 두 직책의 역할이 중복되고 체육회와 사전에 협의도 안 됐다”며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이창섭 부위원장과 윤강로 사무총장은 체육계 인사이지만 국제 종합 대회 실무를 총괄한 경험이 없다는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3월 27일 조직위 측에 공문을 보내 “개최 시·도는 정부, 체육회와 조직위 구성을 사전 협의해야 한다는 관련 규약과 사전 협약을 지키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부위원장 겸 사무총장 단일 선임 요구’ ‘사무부총장직 신설’ ‘조직위 구성 시 관련 분야에 대한 체육회의 추천 또는 파견’ 등도 요구했다.
수차례 재협의를 거쳐 지난달 3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출신인 조용만 문체부 제2차관, 4개 시·도 단체장이 회동을 가졌다. 이날 회동에선 조직위 부위원장과 사무총장을 이창섭 부위원장에게 겸직시키기로 뜻을 모았다. 부위원장과 사무총장의 겸직을 명시하도록 정관을 개정하고자 지난달 19일 대전시청에서 창립총회를 다시 열고, 앞서 뽑은 사무총장을 해촉하고, 부위원장 중심 체제로 바꾸려 한 것이다. 해결 실마리를 찾나 했던 조직위 인선 갈등은 문체부가 “공식 입장과 다르다”며 제동을 걸면서 진통을 거듭하는 상황이다.
문체부는 “창립총회를 열고 위촉장까지 수여한 상황에서 합당한 이유나 절차 없이 종전 결정을 뒤집는 것은 법적이나 원칙적으로 불가하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대한체육회에 ‘3월 창립총회 결정대로 법인 설립 승인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대한체육회는 이에 대해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일단 진행 상황을 지켜본 뒤 향후 대응방안을 정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조직위 구성 갈등 탓에 국제대학스포츠연맹이 대회 유치 확정 후 6개월 이내로 제시했던 조직위 발족 시한을 이미 넘겼다는 점이다. 5월 말까지 연장된 시한도 끝나면서 갈등이 수습될지는 미지수다. 하계 U대회 유치위 관계자는 “문체부에 조직위 법인 설립 허가 신청을 지난달 24일 했지만, 문체부와 대한체육회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승인이 지체되는 상황”이라며 “일단 국제대학스포츠연맹에 조직위 설립 시한을 더 연장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충청권 4개 시·도와 대한체육회, 문체부 등이 사전 협의 미흡으로 논란을 자초했고, 시간만 허비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조직위 구성을 빨리 마치지 못하면 국제적 망신을 살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충청권 체육계 관계자는 “충청권 시·도와 대한체육회, 문체부 등이 함께 대회를 힘들게 유치하고도 가장 기본인 조직위 구성도 제때 못하는 게 말이 되냐”며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2027 충청권 하계 U대회는 2027년 8월에 12일 동안 대전 4곳, 충남 12곳, 충북 11곳, 세종 3곳 등 경기장 총 30곳에서 분산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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