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롯폰기’ 꿈꾼 롯데월드타워… 규제로 주변 개발 못해 반쪽
국내에서도 ‘한국판 롯폰기 힐스’를 표방한 대형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 구상이 나왔지만, 사업이 지연되거나 추진 과정에서 ‘반쪽짜리’로 전락한 경우가 많다.
롯데월드타워를 포함한 서울 잠실 일대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2017년 개장 후 지금까지 입점 음식점 등을 이용해도 무조건 주차 요금을 내야 한다. 서울시가 교통량을 줄이겠다는 명분이었지만 사람들의 접근성을 떨어뜨렸다. 롯데월드타워는 주변과 연계 개발도 거의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바로 옆 잠실주공5단지는 지은 지 50년이 다 되도록 재건축을 못 하고 있다.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이 ‘근대 아파트 유산을 남긴다’는 명목으로 ‘1동(棟) 남기기’를 요구하고 아파트 설계도 국제 공모를 조건으로 인허가를 미루면서 재건축 사업은 10년간 진척이 되지 않았다. 인근 종합운동장 부지를 전시·업무시설로 개발하는 ‘잠실 마이스(MICE)’도 2014년 발표 후 아직 첫 삽도 못 뜨고 있다. 롯폰기 힐스를 기획한 ‘모리빌딩’의 자회사인 모리빌딩도시기획 한국지사장 출신 강민이 민트도시기획 대표는 “롯데월드타워 주변 개발도 함께 이뤄졌더라면 큰 시너지가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도시 개발 사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K콘텐츠’를 담을 그릇이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종로·을지로·충무로 일대에서 추진된 세운상가 재개발(세운재정비촉진구역)은 당초 서울 도심에 초고층 오피스 빌딩과 고급 문화·주거시설, 공원 등이 어우러진 공간을 만드는 것이었다. 하지만 2011년 ‘난개발’을 이유로 전면 중단됐다. 국제업무지구로 개발하는 용산역 옆 철도정비창 부지도 비슷하다. 지난 문재인 정부가 이곳에 공공임대주택을 포함한 주택 1만 가구를 짓겠다고 발표하자, “상업적 활용도가 높은 곳에 주택을 짓는게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 밖에 삼성동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상암동 DMC랜드마크 등 대형 개발 사업들이 규제 때문에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이상 중단된 상태다. 주요 개발 사업이 표류하는 사이 서울의 도시 경쟁력은 세계 150개 주요 도시 중 2015년 11위에서 2020년 17위로 떨어졌다(AT커니 자료).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국내에서도 대형 도시 개발을 할 때 공공이 주도하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민간의 창의성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는 풀고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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