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책 "MBC 압수수색 과잉, 경찰 고민하고 수사해야"
보수논객들도 비판 진중권 "정치적 배음 느껴져"
"지금 검찰, 바로 찔러, 그러다 사고…검찰권 자제해야"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경찰의 MBC 본사 압수수색에 전원책 변호사와 진중권 광운대 교수 등 보수논객들도 “과잉수사”, “고민하지 않는 수사”, “정치적 배음(큰 파동)”, “바로 찌르는 느낌”이라는 표현을 쓰며 비판하고 나서 주목된다.
전원책 변호사는 지난달 31일 오후 KBS TV <사사건건>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의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면직과 임아무개 MBC 기자 및 MBC 뉴스룸(보도국) 압수수색 문제를 두고 “문제는 MBC에 있는 모 기자에 대한 압수수색”이라고 지목했다.
전 변호사는 “압수수색이 최근 5~6년 동안 너무 많고, 무슨 사건만 생기면 검찰이든 경찰이든 압수수색부터 하고 보는데, 강제 수사를 하는데 압수수색 외에는 수사 방법이 없느냐”며 “꼭 압수수색을 할 정도로 증거 인멸의 염려가 그렇게 다 높고 증거가 다 감춰져 있느냐”고 반문했다. 전 변호사는 임 기자의 혐의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점을 두고 “이번의 경우 고소·고발이 된 사건에 연관되어서 임 기자의 개인 집, 자동차, 이런 걸 압수수색을 하고 심지어 방송국까지 가서 뉴스룸까지 뒤지겠다고 했는데, 그걸 보고 하나 느낀 게 있다”며 “경찰이 아직도 압수수색은 무척 서투르구나”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전 변호사는 “이게 방송국의 뉴스룸을 뒤지겠다면 그 범죄 자체가 그럴 듯해야 하고 … 무겁게 다가오는 범죄를 저질렀어야 대중들이 고개를 끄덕끄덕하겠는데 한동훈 장관 인사청문회 때 제출한 개인 신상에 관한 자료를 불순한 의도를 가진 사람이 불순한 방법으로 빼냈다는 문제”라며 “그래서 방송국 뉴스룸까지 갔다는 건 합당한 압수수색이라고 고개를 끄덕거릴 사람들이 몇 명이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전 변호사는 “과잉으로 보인다는 것”이라며 “그것 말고도 충분한 수사 방법이 있을 텐데 왜 그렇게 방송국까지 찾아가서, 많은 관심에 카메라들이 다 둘러싸가지고 엄청나게 민주 투쟁을 하는 것처럼 그렇게 다 나서서 안 된다”고 설명했다. 전 변호사는 “다른 나라에서 우리나라를 보면 마치 윤석열 정부가 엄청난 독재라도 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겠느냐”고도 했다.
전 변호사는 임 기자가 바이든 날리면 논란 보도를 했다는 점을 들어 “날리면 뭐 쪽팔려서 어떻게 하느냐 하는 그 자막 보도를 한 당사자 기자였다”며 “이런 데 대해서 또 다른 말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찰에서 좀 더 수사 방법에 고민을 하고 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이런 식의 과잉 수사로 보이는 수사를 하게 되면 결국 그 파장은 누가 피해를 입겠느냐, 정부 여당이 피해를 입는”다고 밝혔다. 전 변호사는 “대통령에게 마이너스가 된다”며 “마치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겠지만, 거꾸로 역설적으로 보면 그것이 대통령에게 마이너스가 된다. 불충”이라고 쓴소리했다.
진중권 광운대 교수도 지난달 30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고정 패널로 출연해 “개인정보 유출은 범죄이고 피의자와 그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것은 수사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기자가 속한 언론사를 압수수색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장관 개인의 정보유출 혐의가 과연 언론사를 압수수색 해야 할 정도로 중대한 사안인지 의심스럽다”며 “언론현업단체들은 언론탄압이라고 비판한다. 실제로 이 과도함에서는 뭔가 정치적 배음이 느껴진다”고 의심했다.
여기서 배음(倍音)이란 “진동체가 내는 여러 가지 소리 가운데, 원래 소리보다 큰 진동수를 가진 소리”, “소리의 정수배(整數倍)가 되는 소리”를 뜻하는 물리학 용어로, 큰 파장이 있다는 의미로 풀이해볼 수 있다.
진 교수는 “기자와 기자 자택, 국회 사무처 뒤지는 것은 괜찮은데 언론사는 왜 가는지 모르겠다”며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다. 언론사를 압수수색한다는 것은 정말로 중대한 사안, 정말 언론 자유를 침해한다라는 그런 비난을 무마할 수 있을 정도로 중대한 사안인데 그게 과연 이런 사안이냐”고 반문했다. 진 교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아닌) 일반인이 당했으면 과연 언론사를 압수수색했겠느냐, 그건 아니라고 본다. 분명히 한동훈 장관이기 때문에 압수수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한 장관이 자신이 해코지 당했다, 피해자다라고 주장한 것을 두고 “본인은 언급을 자제해야 될 필요가 있다”며 “자기 이해관계가 걸려 있기 때문에 누가 들어도 그걸 객관적이다라고 들어주지를 않는다, 그래서 이거는 좀 문제가 있다, 과잉 수사”라고 비판했다.
진 교수는 특히 “비행기를 조종하다 보면 스로틀, '유격'이라는 게 있다”며 “출력이 오를 때도 확 올라가는 게 한참 틈이 있는데, 지금 검찰은 유격이 없이 그냥 바로 찔러넣는 느낌”이라고 비유했다. 진 교수는 “그럼 나중에 사고가 난다”며 “검찰권을 갖다가 행사할 때 자제를 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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