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근로자 최대 8개월 체류…농민 ‘숨통’ 지자체 ‘한숨’

체류기간 3개월 연장 소급적용
도내 농가 일손부족 해소 기대
현지 재계약 등 행정 부담 교차

필리핀 국적의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토마토 모종을 관리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연관이 없음[강원도민일보 자료사진]

정부가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체류기간을 기존 5개월에서 3개월 연장해 8개월간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개선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현재 체류 인원에 대해서도 소급적용하기로 하면서 농민과 지자체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1일 본지 취재 결과, 법무부는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의 건의를 받아 현행 5개월간 근무하는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근무기간을 1회에 한해 3개월 연장, 8개월간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대책은 새로 입국하는 외국인 계절근로자 외에도 이미 입국해 체류 중인 외국인 계절근로자에게도 소급 적용될 예정이다.

이번 정부의 외국인 계절근로자 체류기간 연장 조치에 대해 강원도내 농민들은 반기는 한편 도내 지자체의 경우에는 행정적 부담을 이유로 올해부터는 시행이 어려울 것 같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기준 도내에는 총 3510명의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입국한 상태다. 강원도가 올해 배정받은 상반기 외국인 계절근로자 인원이 총 6800명이기 때문에 현재 3290명의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추가로 입국할 계획이다.

도내 농가들의 경우에는 8개월로 연장시 수확 이후 일손이 필요한 농작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춘천에서 감자 농사를 짓고 있는 김모(60)씨는 “현재 외국인 계절근로자 2명이 쓰고 있는데 이번 조치로 인해 3개월 연장이 된다면 수확 이후 비닐 걷기나 농작물 선별 등 일손이 필요한 작업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이 부분은 농민들이 지속적으로 얘기했던 부분인데 이제야 진행돼 아쉽지만 빨리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도내 지자체들은 올해부터 소급적용을 하는 것 행정적 문제가 있어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홍천군 관계자는 “올해 입국한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경우에는 현지 지자체와 MOU를 통해 들어오면서 이미 출국날짜와 출국 비행기편까지 예약하고 들어왔는데 이게 일괄 연장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변경하는 게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횡성군 관계자는 “계약연장은 농가와 외국인 둘 다 원해야 가능하고 4대보험이나 임금 지불 문제도 있는 상황”이라며 “만일 올해부터 진행된다면 현지 지자체와 계약서를 다시 작성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올해는 시행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우선 해당 법령에 대해 개선 요구가 많았고 법령 개정 전 적용시점을 정해야 했기 때문에 올해 소급적용 내용을 포함한 것”이라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법령에 개정돼 시행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정호 kimjho@kad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