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젊어진 고성에 반하다
2023. 6. 2. 00:04
명파해변에 들어선 아트호텔과 돔하우스
고성 핫플 된 가진해변
BTS 화보 찍은 능파대
강원도 산불 나무 리사이클링 ‘이스트사이드 바이브 클럽’
고성 핫플 된 가진해변
BTS 화보 찍은 능파대
강원도 산불 나무 리사이클링 ‘이스트사이드 바이브 클럽’
강원도 고성이 젊어지고 있다. 조용하고 한적한 바다 풍경은 그대로지만 감성을 뒤흔드는 사람과 공간 그리고 특별한 이야기들이 곳곳에서 흘러 넘친다. 뻔한 일상에서 벗어나 마음 살림 꾸리기 딱 좋은 여행지로 변모한 강원도 고성으로 떠나보자.
동이 트기 전에 도착해야 했다. 새벽이 아니라 한밤중에 출발을 해야 겨우 시간을 맞출 수 있지 않을까 조급증부터 이는 여행길이었다. 다행인 것은 목적지가 강원도라는 것. 언제나 그랬듯 육신의 고단함이나 시름 따위는 저만치 물러나 있었고, 인적 드문 밤길 드라이브는 상쾌한 카타르시스마저 느끼게 해주었다.
새벽 5시. 붉은 기운이 감돌 무렵 46번국도의 끝자락인 상리교차로에서 7번국도로 갈아탄다. 그곳에서 제진리까지는 약 30분 거리. 예상대로라면 일출 전에 동해안 최북단 바다 앞에 설 수 있다. 내내 머릿속에 떠올리던 장면 하나가 야릇한 설렘을 가져다 준다. 과연 그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을까? 마냥 부푼 기대로 시작하는 고성 여행이다.
새벽 5시. 붉은 기운이 감돌 무렵 46번국도의 끝자락인 상리교차로에서 7번국도로 갈아탄다. 그곳에서 제진리까지는 약 30분 거리. 예상대로라면 일출 전에 동해안 최북단 바다 앞에 설 수 있다. 내내 머릿속에 떠올리던 장면 하나가 야릇한 설렘을 가져다 준다. 과연 그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을까? 마냥 부푼 기대로 시작하는 고성 여행이다.
꿈의 바다 저도어장, 길의 끝 명파해변
강원도 최북단 고성에서도 가장 끝 마을인 제진리까지 가기로 한 건 저도(楮島)어장 때문이었다. 매년 4월, 북방한계선(NLL)과 불과 1.8km 떨어진 동해안 최북단 저도어장이 개방되고 오는 12월말까지 그곳에서 우리 어선이 조업을 한다. 한시적이지만 누구도 들어가지 못했던 황금어장이 열리는 것이다. 그 때문에 저도어장을 눈앞에 둔 고성 앞바다에서는 매일 새벽 진풍경이 벌어진다.
오전 6시, 속초해경 경비정의 점호를 받은 후 어로한계선 주변에 대기하던 어선들이 일제히 저도어장을 향해 질주한다. 어획량이 많은 명당을 먼저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다. 100척이 넘는 어선들이 한꺼번에 북쪽을 향해 최고 속도로 내달리는 광경은 마치 단거리 육상 경기처럼 빠르고 박진감이 넘친다. 북방한계선을 향한 장엄한 질주, 돈 주고도 볼 수 없는 경이로운 장면이다.
저도어장의 보물은 문어. 크기가 어마어마한 대왕문어를 잡기 위해서는 자리싸움이 필수다. 출발 신호와 함께 어선들이 저도어장의 명당자리를 향해 쏜살같이 달려 나가는 이유다. 고성군 현내면 제진리 어로한계선 북측 구역에 있는 저도어장은 어민들이 선망하는 황금바다다. 일 년 중 몇 개월을 금단의 바다로 보내는 이곳에서는 문어와 해삼, 가자미와 홍합 등 질 좋고 싱싱한 해산물들이 많이 잡히는데 무엇보다 무게가 수십 킬로에 달하는 대왕문어가 제일로 꼽힌다.
저도어장의 보물은 문어. 크기가 어마어마한 대왕문어를 잡기 위해서는 자리싸움이 필수다. 출발 신호와 함께 어선들이 저도어장의 명당자리를 향해 쏜살같이 달려 나가는 이유다. 고성군 현내면 제진리 어로한계선 북측 구역에 있는 저도어장은 어민들이 선망하는 황금바다다. 일 년 중 몇 개월을 금단의 바다로 보내는 이곳에서는 문어와 해삼, 가자미와 홍합 등 질 좋고 싱싱한 해산물들이 많이 잡히는데 무엇보다 무게가 수십 킬로에 달하는 대왕문어가 제일로 꼽힌다.
올해 처음 저도어장이 열린 4월14일에는 고성 선적의 어선 148척이 출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어선들이 저도어장에서 잡아 올린 수산물 가운데 문어 4,000㎏, 미역 1,000㎏, 해삼 160㎏ 등 모두 5,160㎏으로 총 8,584만 원의 어획고를 올렸다.
그런 생존의 현장이 궁금했고, 그런 진풍경이 펼쳐지는 바다를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다. 그러나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그런 가슴 벅찬 광경을 직관하는 기회는 내게 주어지지 않았다. 밤새 길을 달려 동해안 최북단 바다를 지척에 두었는데 결정적으로 검문소를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 제진 검문소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출입신고를 해야 하고, 출입신고 또한 통일전망대를 가는 목적이 아니라면 허용이 안 된다는 사실을 그제야 알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 생존의 현장이 궁금했고, 그런 진풍경이 펼쳐지는 바다를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다. 그러나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그런 가슴 벅찬 광경을 직관하는 기회는 내게 주어지지 않았다. 밤새 길을 달려 동해안 최북단 바다를 지척에 두었는데 결정적으로 검문소를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 제진 검문소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출입신고를 해야 하고, 출입신고 또한 통일전망대를 가는 목적이 아니라면 허용이 안 된다는 사실을 그제야 알게 되었던 것이다.
민간인이 신고 없이 갈 수 있는 동해안 최북단 지점이 명파마을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었던 것일까. 통일전망대 한참 아래에 있다는 이유로 제진리 저도 부근을 출입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무지가 원망스러웠다. 수많은 어선들이 마치 전쟁을 벌이듯 일시에 출현하는, 저도어장의 진풍경에 대한 꿈이 허무하게 사라져버리는 순간이었다. 아쉬움으로 돌아서는 발길은 결국 조업을 마친 어선들이 돌아오는 대진항으로 향한다.
결국 이번 고성 여행의 시작을 민간인이 출입할 수 있는 최북단 마을 ‘명파’에서 하게 됐다. 겹겹이 서 있던 철책이 치워지고 해변은 현대식으로 단장됐지만 조용하고 한적하며 깨끗한 바다는 그대로였다. 크게 달라진 게 있다면 낡고 허름했던 해변 숙소 ‘명파 비치하우스’ 자리에 예술적 풍모를 지닌 아트호텔 ‘리 메이커(Re:maker)’가 들어서 있다는 것.
결국 이번 고성 여행의 시작을 민간인이 출입할 수 있는 최북단 마을 ‘명파’에서 하게 됐다. 겹겹이 서 있던 철책이 치워지고 해변은 현대식으로 단장됐지만 조용하고 한적하며 깨끗한 바다는 그대로였다. 크게 달라진 게 있다면 낡고 허름했던 해변 숙소 ‘명파 비치하우스’ 자리에 예술적 풍모를 지닌 아트호텔 ‘리 메이커(Re:maker)’가 들어서 있다는 것.
아마도 ‘평화와 예술이 결합한 해변’이라는 설명의 배경에 이 건물이 있다는 느낌이다. 명파 아트호텔은 8명의 예술가가 8개의 객실에 평화, 생태, 미래 등 각각 다른 개성의 예술을 입혀 현대미술 전시 공간이자 숙박 공간이기도 한 8개의 아트룸을 탄생시켰다. 접경지역의 용도 폐기된 공간을 예술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DMZ 문화예술 삼매경 프로젝트’로 만들어진 이 호텔은 지난 2017년 영국 작가 뱅크시가 팔레스타인 베들레헴의 분리장벽 바로 옆에 세운 ‘벽에 막힌 호텔(Walled Off Hotel)’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만들어진 접경지역 예술호텔.
그러나 미술관 같은 호텔, 호텔 같은 미술관을 표방한 명파 아트호텔의 새벽 분위기는 썰렁했다. 과거에 비해 동해안 최북단 명파가 많이 가까워진 느낌이지만 그래도 평일 그곳을 찾는 여행객들은 많지 않아 보인다. 한편으론 이렇게 조용하고 깨끗한 명파해변이 지속되길 바라지만, 방문객으로서 미적 가치가 충분하고 거기에 평화의 의미까지 담긴 아트호텔에서의 특별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 역시 스친다. 인적 드문 새벽의 명파해변, 보는 것만으로도 평온해지는 바다 풍경이다.
그러나 미술관 같은 호텔, 호텔 같은 미술관을 표방한 명파 아트호텔의 새벽 분위기는 썰렁했다. 과거에 비해 동해안 최북단 명파가 많이 가까워진 느낌이지만 그래도 평일 그곳을 찾는 여행객들은 많지 않아 보인다. 한편으론 이렇게 조용하고 깨끗한 명파해변이 지속되길 바라지만, 방문객으로서 미적 가치가 충분하고 거기에 평화의 의미까지 담긴 아트호텔에서의 특별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 역시 스친다. 인적 드문 새벽의 명파해변, 보는 것만으로도 평온해지는 바다 풍경이다.
대진항의 감성 스폿, 그래도 고성의 꽃은 화진포
사람 키만한 대왕문어를 만날 수 있을까. 기대감을 부풀리며 대진항으로 들어선다. 대진항은 동해안 최북단에 위치한 국가어항으로 과거엔 명태, 요즘은 문어로 유명한 곳이다. 저도어장으로 나가 조업하던 배들이 들어오는 곳도 이곳이다. 아침이면 어선들이 들어와 위판을 하는데 싱싱한 횟감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항구의 아침은 역시나 분주하다. 위판장 바닥에 갓 잡아온 물고기들이 펼쳐지는데 역시 대진항의 상징은 문어다. 꽃피는 봄철 가장 맛있다는 꽃문어부터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엄청난 크기의 대왕문어까지, 오늘도 항구는 풍요롭다.
대왕문어가 유명하지만 요즘 들어 대진항을 더욱 핫하게 만드는 건 그게 아니다. 바로 인증샷 스폿으로 소문난 대진항 해상공원이다. 그곳의 명물은 길이 152m의 ‘Y’자형 해상 데크. 고즈넉한 항구의 풍경이 바라다 보이는 해상 데크는 아름다운 외관으로 유명한데 그 위를 걸으며 바라보는 바다 풍경은 환상적이다. 데크의 ‘Y’자 지점에는 그늘막 쉼터가 마련돼 있고 양 옆으로는 낚시를 할 수 있는 잔교도 설치돼 있다.
복층으로 만들어진 전망대에 오르면 대진항 일대의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화려한 조명이 켜지는 야간에는 더욱 환상적인 모습으로 바뀐다. 대진항 해상공원은 그 자체로도 멋지지만 인증샷 스폿은 따로 있다. 해상 데크에 올라 항구 쪽을 바라보면 한눈에 들어오는 알록달록한 테트라포트 무더기. 방파제에 사용되는 콘크리트 블록이 왜 그곳에 놓이게 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삭막한 회색 구조물을 컬러풀하게 바꾼 발상의 전환이 보석처럼 빛을 발하는 풍경이 됐다.
복층으로 만들어진 전망대에 오르면 대진항 일대의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화려한 조명이 켜지는 야간에는 더욱 환상적인 모습으로 바뀐다. 대진항 해상공원은 그 자체로도 멋지지만 인증샷 스폿은 따로 있다. 해상 데크에 올라 항구 쪽을 바라보면 한눈에 들어오는 알록달록한 테트라포트 무더기. 방파제에 사용되는 콘크리트 블록이 왜 그곳에 놓이게 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삭막한 회색 구조물을 컬러풀하게 바꾼 발상의 전환이 보석처럼 빛을 발하는 풍경이 됐다.
고성 여행을 계획할 때마다 으레 가보지 않고는 배기지 못하는 곳이 화진포다. 국내의 수많은 바다를 봤지만 그토록 깨끗한 바다가 또 있을까 싶을 만큼 맑고 푸른 바다. 화진포를 고성 여행의 꽃이라 부르는 까닭이다. 화진포는 바다도, 또 웅장한 크기의 호수도 좋지만, 호수 한 바퀴를 도는 둘레길도 환상적이다.
오늘의 화진포 여행은 응봉에 오르는 방법을 택했다. 산을 올라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지만 드넓게 펼쳐진 아름다운 화진포를 한눈에 내려다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해발 122m. 산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낮아 그냥 ‘응봉’으로 부르는 곳이지만 정상에 오르면 고성의 자랑인 산과 바다, 호수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고, 멀리 금강산 비로봉과 구선봉, 해금강까지 바라다 보이는 최고의 뷰 포인트이다.
오늘의 화진포 여행은 응봉에 오르는 방법을 택했다. 산을 올라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지만 드넓게 펼쳐진 아름다운 화진포를 한눈에 내려다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해발 122m. 산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낮아 그냥 ‘응봉’으로 부르는 곳이지만 정상에 오르면 고성의 자랑인 산과 바다, 호수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고, 멀리 금강산 비로봉과 구선봉, 해금강까지 바라다 보이는 최고의 뷰 포인트이다.
화진포의 성 옆으로 난 산길을 따라 1.5km 남짓 걸으면 응봉 정상에 닿는다. 산길은 누구나 부담 없이 쉽게 걸을 만하고 금강송 삼림욕장 안을 걷는 길이어서 상쾌한 기분이 든다. 응봉 정상에 오르면, 해발 122m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멋진 뷰가 펼쳐진다. 사방으로 툭 터진 정상에서 바라보는 화진포의 바다와 호수, 멀리 보이는 북녘 땅의 풍경도 절경 그 자체다. 응봉 정상에 올랐다 다시 화진포 바다로 내려오는 시간은 1시간 반 정도. 한참이 지나도 머릿속에 삼삼하게 남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화진포 풍경을 응봉에서 담았다.
빛나는 해변 거진, 점점 젊어지는 가진
화진포에서 해안 드라이브길을 따라 남쪽으로 달리다 보면 거진항(거진읍 거진리)이 나타난다. 거진항은 과거 명태잡이로 명성이 높았던 곳이다. 전국 명태 생산량의 70%가 거진항에서 출하됐다고 하니 당시의 영화를 짐작할 만하다. ‘큰나루’를 의미하는 이름처럼 거진항은 규모도 큰 상업항이자 동해북부 어업전진기지로 통한다. 거진항에 조금 못 미친 해안도로에 여행 명소가 하나 있다. 특이한 모양과 색깔을 한 바위섬을 해상 데크로 이어놓은 백섬해상전망대다. 모래가 없고 해안 전체가 바위로 이루어진 뒷장해변. 속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맑은 바다와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해변 부근에 백섬이 있다.
평소에는 그냥 평범한 모양을 하고 있지만 일출이나 일몰 때 바라보면 부처가 누워 있는 형상이라고 소문난 곳이다. 이것이 여행자들 사이에 회자가 됐고, 결국 해변과 백섬을 연결하는 해상전망대가 만들어졌다. 해수면으로부터 최고 25m의 높이, 길이 137m에 이르는 해상전망대는 인증샷 명소가 됐다. 전망대로 이어지는 데크에 올라 바다를 내려다보면 눈이 부시게 투명한 쪽빛 바다가 아름다운데 특히 반짝반짝 빛나는 윤슬이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거진항에서 남쪽으로 약 15km. 바닷길을 따라 20분 정도 내려오면 가진항(고성군 죽왕면 가진해변길)이 있다. 가진항은 동해안의 항포구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곳 중 하나로 꼽힌다. 보통 미항의 조건이 배후에 언덕이 있고 근처 해안절벽의 절경과 잘 어울려야 한다는데 가진항이 바로 그런 모양이다.
최근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가진해변 인증샷 가운데, 알록달록 화려한 색감의 서프보드로 가득 채운 거대한 벽과 바다를 배경으로 설치한 루프톱의 서프보드가 찍힌 장소가 바로 ‘에이프레임’이다. 2층과 3층을 이어주는 공간에 테이블과 의자를 계단형으로 배치한 독특한 인테리어도 화제다. ‘극강의 오션뷰’, ‘힙한 포토존’으로 이름난 에이프레임은 소문처럼 커다란 통유리창을 통해 바라보는 바다 뷰가 환상적이다. 거기에 드넓은 공간 곳곳에 만들어놓은 특이한 포토존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최근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가진해변 인증샷 가운데, 알록달록 화려한 색감의 서프보드로 가득 채운 거대한 벽과 바다를 배경으로 설치한 루프톱의 서프보드가 찍힌 장소가 바로 ‘에이프레임’이다. 2층과 3층을 이어주는 공간에 테이블과 의자를 계단형으로 배치한 독특한 인테리어도 화제다. ‘극강의 오션뷰’, ‘힙한 포토존’으로 이름난 에이프레임은 소문처럼 커다란 통유리창을 통해 바라보는 바다 뷰가 환상적이다. 거기에 드넓은 공간 곳곳에 만들어놓은 특이한 포토존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가진해변은 하얀 모래사장이 이어진 해변가를 따라 감성 자극하는 유니크한 공간들이 들어서면서 유행에 민감한 젊은 여행자들을 가진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조용하고 한적했던 바닷가에는 ‘가진 롱비치’란 이름이 붙었다. 롱비치! 이름부터 낭만적인 가진해변을 젊은 감성으로 물들인 다른 곳은 카페이자 복합문화공간인 ‘스퀘어루트’. 가진 롱비치를 앞마당으로 두고 이웃한 두 카페는 매머드급 규모와 환상적인 오션뷰로 바다 풍경마저 프라이빗하게 만들었다는 평을 듣는다.
사람과 예술의 흥미로운 이야기가 담긴 공간 ‘스퀘어루트’는 카페와 베이커리, 스테이, 갤러리로 이루어진 복합문화공간이다. 거기에 루프톱과 프라이빗한 해변을 연계해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그램으로 여행자들을 불러 모은다.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서른, 아홉>의 촬영지로 소문이 나면서 드라마 속 환상적인 바다 뷰를 보기 위해 일부러 이곳을 찾는 여행자들도 늘어났다. 스퀘어루트에 천천히 머물다 보면 공간이 이야기하는 아름다움 너머의 가치와 진정성을 발견해낼 수 있다.
사람과 예술의 흥미로운 이야기가 담긴 공간 ‘스퀘어루트’는 카페와 베이커리, 스테이, 갤러리로 이루어진 복합문화공간이다. 거기에 루프톱과 프라이빗한 해변을 연계해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그램으로 여행자들을 불러 모은다.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서른, 아홉>의 촬영지로 소문이 나면서 드라마 속 환상적인 바다 뷰를 보기 위해 일부러 이곳을 찾는 여행자들도 늘어났다. 스퀘어루트에 천천히 머물다 보면 공간이 이야기하는 아름다움 너머의 가치와 진정성을 발견해낼 수 있다.
더 새롭고 더 핫하게, 젊어진 고성의 핫플
고성 여행 마무리는 속초와 접한 토성면이다. 울산바위 같은 설악산 절경을 속초와 공유하는 이곳은 이미 젊고 핫한 여행 콘텐츠들이 넘쳐난다.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 핫플이 된 것도 한참이다. 그곳에 ‘BTS 성지’가 있다. 바로 백도해변과 문암항 사이에 있는 능파대다. BTS ‘2021 윈터 패키지’의 화보와 영상을 찍어 이른바 ‘성지’가 되었던 능파대는 자연이 만든 예술품으로 기기묘묘한 형상이 된 돌섬이다. ‘능파’(凌波)란 ‘물결 위를 가볍게 걸어 다닌다’는 뜻으로, 미인의 가볍고 아름다운 걸음걸이를 이르기도 한다. 파도가 바위를 덮치는 모습을 마치 미인이 사뿐사뿐 걷는 듯한 모습에 비유했다.
구멍이 숭숭 뚫려 마치 벌집 같아 보이는 능파대는 대규모 타포니 군락이다. 바닷물의 소금 결정이 바위틈을 비집고 들어가 점점 커지면서 바위에 홈이나 작은 구멍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홈과 구멍은 또 다른 것과 합쳐지기도 하고 떨어져 나가기도 한다. 염풍화 작용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바위는 천태만상의 기묘한 모양을 하고 있지만 어떤 예술 작품과도 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능파대를 지나 남쪽으로 내려가면 켄싱턴 비치가 있다. 속초와 가장 가까운 해변이다. 그곳이 요즘 뜨는, 이른바 핫플이다. 특정 리조트의 프라이빗한 해변처럼 보이는 그곳에 빨간색 2층 버스 ‘더블데커’가 서 있다. 버스의 정식 명칭은 ‘루트마스터’. 반세기 이상 런던 도심을 누비며 영국을 상징한 빨간색 2층 버스가 왜 그곳에 서있을까.
능파대를 지나 남쪽으로 내려가면 켄싱턴 비치가 있다. 속초와 가장 가까운 해변이다. 그곳이 요즘 뜨는, 이른바 핫플이다. 특정 리조트의 프라이빗한 해변처럼 보이는 그곳에 빨간색 2층 버스 ‘더블데커’가 서 있다. 버스의 정식 명칭은 ‘루트마스터’. 반세기 이상 런던 도심을 누비며 영국을 상징한 빨간색 2층 버스가 왜 그곳에 서있을까.
지난 2005년 12월9일 마지막 운행을 마친 런던의 명물, 오리지널 더블데커를 리조트 측에서 들여온 것이라고 한다. 해변의 빨간색 버스는 파란 하늘, 흰모래 그리고 푸른 바다와 어울려 최고의 포토존을 선물한다. 해변 데크 앞에 나란히 서 있는, 서핑을 하는 여덟 마리의 북극곰 조형물도 여행자들 사이에 뜨거운 인기를 누린다.
켄싱턴 비치 건너편에도 명소가 있다. 켄싱턴 비치에서 7번국도를 건너 왼편 언덕에 위치한 ‘이스트사이드 바이브클럽’이다. 막상 가보기 전까지는 그 정체가 궁금할 수밖에 없는 이스트사이드 바이브클럽은 2019년 발생했던 고성 산불로 폐허가 돼 방치됐던 건물을 리뉴얼해 이국적 느낌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곳으로 카페, 레스토랑, 전시장, 공연장 등으로 쓰이고 있다.
노출 콘크리트 3동의 건물이 있고, 화재 당시 불에 탄 나무와 폐자재를 재생해 내부 인테리어를 꾸몄다. 버려지고 낡은 것들이 때로는 새로운 것보다 더 멋스럽다고 생각하는 이스트사이드 바이브클럽 스토리도 전시되어 있다.
노출 콘크리트 3동의 건물이 있고, 화재 당시 불에 탄 나무와 폐자재를 재생해 내부 인테리어를 꾸몄다. 버려지고 낡은 것들이 때로는 새로운 것보다 더 멋스럽다고 생각하는 이스트사이드 바이브클럽 스토리도 전시되어 있다.
[6월에 강추하는 고성 여행지-하늬라벤더팜]
고성의 6월은 온통 보랏빛이다. 강수지의 노래 ‘보랏빛 향기’가 마구 떠오르는 라벤더 농장 ‘하늬라벤더팜’이 있기 때문이다. 하늬라벤더팜은 ‘라벤더 전도사’로 불리는 하덕호 대표가 2006년부터 3만3,000여㎡의 땅에 라벤더를 심어 가꾼 곳이다. 이곳에는 라벤더뿐만 아니라 메리골드, 페추니아 등 다양한 종류의 꽃들과 그림같이 예쁜 정원이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특히 해마다 6월이면 드넓은 농장에 보라색 라벤더가 만개해 천상의 풍경을 연출한다. 라벤더와 관련된 다양한 볼거리가 있고, 곳곳에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라벤더 꽃밭을 거닐며 보라색 라벤더 아이스크림을 맛보는 건 여행자들의 필수템이다.
고성의 6월은 온통 보랏빛이다. 강수지의 노래 ‘보랏빛 향기’가 마구 떠오르는 라벤더 농장 ‘하늬라벤더팜’이 있기 때문이다. 하늬라벤더팜은 ‘라벤더 전도사’로 불리는 하덕호 대표가 2006년부터 3만3,000여㎡의 땅에 라벤더를 심어 가꾼 곳이다. 이곳에는 라벤더뿐만 아니라 메리골드, 페추니아 등 다양한 종류의 꽃들과 그림같이 예쁜 정원이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특히 해마다 6월이면 드넓은 농장에 보라색 라벤더가 만개해 천상의 풍경을 연출한다. 라벤더와 관련된 다양한 볼거리가 있고, 곳곳에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라벤더 꽃밭을 거닐며 보라색 라벤더 아이스크림을 맛보는 건 여행자들의 필수템이다.
[글과 사진 이상호(여행작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8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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