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둔화 뚜렷, 글로벌 금리 동결 릴레이 펼쳐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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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요국의 금리 인상이 정점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해 1월까지 금리를 인상한 뒤 세번 연속 동결했는데도 소비자 물가가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에서는 앞으로 일주일 안에 호주·캐나다·인도가 잇따라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인데, 모두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미 연방준비제도도 이달 13~14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현재 수준에서 동결할 것으로 점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2일 통계청은 5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3.3%라고 발표했다. 최근 19개월 사이 최저치다. 작년 12월 5%에서 올해 1월 5.2%로 소폭 상승한 이후 4.8%(2월), 4.2%(3월), 3.7%(4월) 순으로 4개월 연속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물가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은은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3.5% 잡았는데, 이미 5월 물가가 이보다 0.2%포인트 낮게 나왔다. 다만 여전히 한은이 물가상승률 중기 목표치로 잡은 2%보다는 높고,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달 25일 기자간담회에서 “물가가 확실히 목표 수준인 2%에 수렴한다는 증거가 있기 전까지는 인하 시기를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언급한 점을 고려하면 금리 인상 중단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 시각으로 이날 밤 미국은 5월 실업률을 발표한다.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 4월 1969년 이후 54년 만에 가장 낮은 3.4%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부터 기준 금리가 계속 올라 고용에 나쁜 영향을 끼쳤지만, 비농업 일자리가 25만3000개 늘어나는 등 신규 일자리 증가 폭이 시장의 전망보다 크게 웃도는 상황이다. 5월 실업률도 지난달과 비슷한 3.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7일 중국은 지난달 무역수지를 공개한다. 중국의 4월 무역수지는 전달보다 82% 증가한 902억1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액이 2954억2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5% 증가했지만, 수입액은 2052억1000만 달러로 작년보다 7.9% 감소한 데 따른 결과다.
지역별로 보면 최대 교역 상대인 아세안과의 무역액은 7억6919만 달러(약 1조200억원)로 5.6% 증가했다. 또 정치적으로 가까워진 러시아와의 무역액은 1억9228만 달러(약 254억원)로 작년보다 41% 급등했다. 반면 미국과의 무역 규모는 11% 줄어든 5억6363만 달러(약 7462억원)를 기록했고, 일본과 우리나라와의 무역 규모도 각각 9.6%, 14.1% 감소했다.
오는 6~8일 사이 호주(3.85%), 캐나다(4.5%), 인도(6.5%)가 순서대로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인데, 모두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의 경우 기준금리를 여섯 차례 연속 인상되고 난 뒤 지난달 동결했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수출이 크게 감소하고, 물가 상승이 완화됨에 따라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을 종료한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10월이면 인도가 금리를 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캐나다도 물가 상승 추이가 둔화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최근 두 차례 연속으로 금리(4.5%)를 유지했다. 캐나다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6월 39년 만의 최고치인 8.1%를 기록했지만, 이후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3월에는 4.3%까지 떨어졌고, 4월에도 4.4%를 기록한 바 있다. 티프 매컬럼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 4월 기자회견에서 “물가가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올해 여름이면 3%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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