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김광현·정철원·이용찬 “WBC 기간 음주, 깊이 반성”

배재흥 기자 2023. 6. 1.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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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사흘 만에 공식 사과…김 “조사 충실히 받고, 결과 겸허히 수용”
지난 3월 WBC 대회 기간 동안 음주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빚은 SSG 김광현, 두산 정철원, NC 이용찬(왼쪽부터)이 1일 고개 숙여 팬들에게 사과하고 있다. NC·SSG 제공·연합뉴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음주 파문’ 당사자들이 모두 사흘 만에 공식 사과했다. 이들은 음주를 인정하면서도 일부 매체가 밝힌 것처럼 여종업원이 술자리에 동석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SSG 베테랑 투수 김광현은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삼성전을 앞두고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더그아웃에 모인 취재진 앞에 섰다.

김광현은 이번 논란에 연루된 선수가 자신임을 먼저 밝힌 뒤 “대회 기간 불미스러운 행동으로 인해 사과의 말씀을 전달하고 싶어 이런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운을 떼며 “생각 없이 행동했다는 점에서 야구를 사랑하시는 모든 팬분들과 야구계 선후배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앞서 지난달 30일 한 유튜브 채널은 올해 3월 열린 WBC 기간 중 야구대표팀으로 소집된 선수 중 일부가 일본 도쿄에 있는 유흥업소에 드나들며 술을 마셨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대회 본선에 진출하기 위해 반드시 이겨야 했던 호주전(9일)과 많은 야구 팬들이 뜨거운 응원을 보낸 일본전(10일) 전날 음주를 했다는 폭로였다. 야구대표팀은 이 두 경기를 내리 지고 대회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중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광현, 정철원(두산), 이용찬(NC) 등 투수 3명은 대회 기간 술집에 출입한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다만, 선수들은 오사카에서 도쿄로 이동한 7일과 휴식일 전날인 10일 오후에 각각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 최초 나온 폭로와 선수들의 주장이 엇갈리는 대목이다.

선수들의 말이 대부분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팬들이 패전의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을 때, 경기를 뛴 선수들이 음주를 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특히, 팬들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등 한국야구 영광의 순간 늘 함께했던 베테랑 김광현이 이런 논란에 휘말렸다는 점에서 더 큰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김광현은 당초 이날 삼성전 선발 등판 예정이었으나 음주 의혹이 불거지자 등판이 최소됐으며 이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김광현은 “베테랑으로서 생각이 너무 짧았고, 스스로 컨트롤(통제)할 수 없었다는 것에 대해 정말 후회를 많이 하고 있다”며 끝으로 그는 “지금 진행 중인 KBO 조사를 충실히 잘 받고, 그에 대한 결과는 겸허히 받아들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광현과 함께 술자리에 간 정철원도 이날 NC전이 우천 취소된 후 창원NC파크 인터뷰실에서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는 “3월10일 일본전을 마치고 밤 12시경 (김)광현 형과 술자리를 했고 새벽 2시30분쯤에 일어났다. 두 명 이외엔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장소에 여종업원이 있었나’라는 질문에 “결코 술자리엔 여자가 없었다”며 “김밥, 수제비, 떡볶이 등으로 식사하면서 음주한 것인데, 음식만 먹었어야 했다.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용찬도 사과 회견을 열고 “대회 기간 중 휴식일 전날 지인과 함께 도쿄 소재 한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했고, 인근 주점으로 이동해 2시간가량 머무른 후 곧바로 숙소에 귀가했다”며 “이유를 불문하고 국제대회 기간 중 음주를 한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공식 사과했다.

의혹의 당사자들이 모두 사과한 가운데, KBO는 최종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해당 선수들이 국가대표 운영규정에 어긋난 행동을 했을 경우 상벌위원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인천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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