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값에 속 타는 농민들…도둑질에 두 번 울어
[KBS 제주] [앵커]
최근 제주산 마늘 수매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농가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는데요.
수확기를 맞아 마늘 절도까지 이어지면서 농민들이 두 번 울고 있습니다.
문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귀포시 대정읍의 한 도롯가.
전동스쿠터를 탄 남성이 길가에 멈춰 서더니 이내 무언가를 싣고 자리를 뜹니다.
자세히 보니 스쿠터에 담긴 건 마늘 꾸러미 농민들이 수확기를 맞아 도로에 내놓은 사이 몰래 훔쳐간 겁니다.
경찰이 사흘 동안 CCTV를 분석해 이 남성을 절도 혐의로 붙잡았습니다.
제주지역 마늘 재배 면적의 70%를 차지하는 대정읍과 안덕면에선 해마다 마늘 절도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수매가도 좋지 않은 마당에 절도 소식까지 들리면서 농민들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 갑니다.
[문성두/마늘농가 : "밤에 물 주고 거름 주고 자식같이 키워서 잃어버리면 기분 좋을 수가 있습니까. 인건비 비싸고 자재비 비싸고 모든 게 그렇게 힘든데 마늘까지 절도하면 이거 뭐."]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자율방범대가 매일 밤 마늘 지키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장웅필/대정파출소 자율방범대장 : "34명이 매일 밤 나와서 밤 10시부터 거의 새벽 1~2시까지 방범을 돌고 있습니다."]
경찰도 기동대까지 투입해 순찰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박종남/서귀포경찰서 형사과장 : "전 형사들이 도난 사건이 발생하면 긴급 출동 또는 부근의 CCTV 등을 집중 분석해서 신속하게 범인을 검거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제주에서 발생하는 농산물 절도 사건은 평균 30여 건.
경찰은 제주자치경찰단과 마늘 수매가 종료되는 이달 중순까지 특별 순찰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문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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