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김선미]헤리티지 가치 일깨운 ‘포니’ 자동차의 재탄생
김선미 산업1부 차장 2023. 6. 1.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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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호반 도시 코모에서 지난달 열린 럭셔리 모터쇼 '콩코르소 델레간차 빌라 데스테'.
저택들이 둘러싼 모터쇼 현장의 레드카펫 위에 '포니 쿠페 콘셉트'가 들어섰다.
그는 정 창업주의 손자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요청을 받고 포니 쿠페를 49년 만에 부활시켰다.
'포니'는 한국 자동차 산업의 자존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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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호반 도시 코모에서 지난달 열린 럭셔리 모터쇼 ‘콩코르소 델레간차 빌라 데스테’. 저택들이 둘러싼 모터쇼 현장의 레드카펫 위에 ‘포니 쿠페 콘셉트’가 들어섰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가 그룹을 이끌던 1974년에 이 차를 디자인했던 ‘20세기 최고의 자동차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자로 씨도 백발의 모습으로 등장했다. 그는 정 창업주의 손자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요청을 받고 포니 쿠페를 49년 만에 부활시켰다.
‘포니’는 한국 자동차 산업의 자존심이다. 제3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 2년 차이던 1973년, 김재관 초대 상공부 중공업 차관보는 당시 정세영 현대차 사장을 만나 완전한 국산 자동차 생산을 부탁했다. 1967년 설립돼 차를 조립해 팔기만 하던 현대차에는 불가능해 보이는 일이었다. 하지만 정 창업주는 “자동차는 ‘달리는 국기(國旗)’라서 국산화가 절실하다”는 생각이었다. 동생인 정 사장이 이탈리아로 날아가 만났던 인물이 주자로 씨, 그렇게 탄생한 차가 ‘포니 쿠페 콘셉트’다. 그로부터 2년 뒤인 1976년 대한민국 고유 모델 제1호 ‘포니’가 나왔다.
그런데 포니는 현대차 내부에서 껄끄러운 과거이기도 했다. 32년간 현대차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포니정’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정세영 회장이 1999년 물러나며 리더가 교체됐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2020년 ‘3세 경영’의 막을 올린 정의선 회장이 포니 쿠페 복원식에서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님, 고 정세영 HDC그룹 명예회장님,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님, 그리고 우리 모두의 노력으로 이뤄낸 성과입니다”라며 골고루 공을 돌리는 장면은 보기 좋았다.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은 ‘현대차가 어떻게 이토록 멋있어졌나(How Did Hyundai Get So Cool)’란 제호의 기사에서 후발주자인 현대차가 세계 3위의 자동차 그룹이 된 비결로 정의선 회장의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력, 디자인 경영, 해외 인재 영입 등을 꼽았다. 1986년 미국 시장 진출 초기 ‘싸구려 차’로 통했던 현대차는 누구에게나 미지의 영역인 미래 모빌리티에 과감하게 투자해 이제는 한국 경제의 희망이 되고 있다.
정주영 창업주와 정의선 회장은 ‘과거를 바탕으로 미래를 준비한다’는 점이 닮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포니 복원도 정 회장의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MZ세대들은 “대한민국 기업들이 그토록 갖고 싶었던 헤리티지를 현대차가 만들어 간다”, “현대차에 스토리가 생겨나기 시작했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이들은 140년 역사의 메르세데스벤츠가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지은 벤츠 박물관, 일본 나고야의 도요타 산업기술 기념관을 해외 여행하며 둘러본 세대다.
현대차는 이번에 옛 포니를 복원하면서 과거의 자료가 부족해 애를 먹었다고 한다. 앞만 보고 달려오느라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유산’을 챙길 경황이 없었던 것은 국내 기업 중 현대차만의 상황은 아닐 것이다. 헤리티지를 소중히 여겨야 품격을 얻고 그 위에서 혁신을 꾀할 수 있다. 다시 태어난 포니가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로 성장해 온 한국 사회에 초심과 뿌리를 돌아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포니’는 한국 자동차 산업의 자존심이다. 제3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 2년 차이던 1973년, 김재관 초대 상공부 중공업 차관보는 당시 정세영 현대차 사장을 만나 완전한 국산 자동차 생산을 부탁했다. 1967년 설립돼 차를 조립해 팔기만 하던 현대차에는 불가능해 보이는 일이었다. 하지만 정 창업주는 “자동차는 ‘달리는 국기(國旗)’라서 국산화가 절실하다”는 생각이었다. 동생인 정 사장이 이탈리아로 날아가 만났던 인물이 주자로 씨, 그렇게 탄생한 차가 ‘포니 쿠페 콘셉트’다. 그로부터 2년 뒤인 1976년 대한민국 고유 모델 제1호 ‘포니’가 나왔다.
그런데 포니는 현대차 내부에서 껄끄러운 과거이기도 했다. 32년간 현대차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포니정’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정세영 회장이 1999년 물러나며 리더가 교체됐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2020년 ‘3세 경영’의 막을 올린 정의선 회장이 포니 쿠페 복원식에서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님, 고 정세영 HDC그룹 명예회장님,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님, 그리고 우리 모두의 노력으로 이뤄낸 성과입니다”라며 골고루 공을 돌리는 장면은 보기 좋았다.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은 ‘현대차가 어떻게 이토록 멋있어졌나(How Did Hyundai Get So Cool)’란 제호의 기사에서 후발주자인 현대차가 세계 3위의 자동차 그룹이 된 비결로 정의선 회장의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력, 디자인 경영, 해외 인재 영입 등을 꼽았다. 1986년 미국 시장 진출 초기 ‘싸구려 차’로 통했던 현대차는 누구에게나 미지의 영역인 미래 모빌리티에 과감하게 투자해 이제는 한국 경제의 희망이 되고 있다.
정주영 창업주와 정의선 회장은 ‘과거를 바탕으로 미래를 준비한다’는 점이 닮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포니 복원도 정 회장의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MZ세대들은 “대한민국 기업들이 그토록 갖고 싶었던 헤리티지를 현대차가 만들어 간다”, “현대차에 스토리가 생겨나기 시작했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이들은 140년 역사의 메르세데스벤츠가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지은 벤츠 박물관, 일본 나고야의 도요타 산업기술 기념관을 해외 여행하며 둘러본 세대다.
현대차는 이번에 옛 포니를 복원하면서 과거의 자료가 부족해 애를 먹었다고 한다. 앞만 보고 달려오느라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유산’을 챙길 경황이 없었던 것은 국내 기업 중 현대차만의 상황은 아닐 것이다. 헤리티지를 소중히 여겨야 품격을 얻고 그 위에서 혁신을 꾀할 수 있다. 다시 태어난 포니가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로 성장해 온 한국 사회에 초심과 뿌리를 돌아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김선미 산업1부 차장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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