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오염수 안전” 원안위는 “유보”
도쿄전력 측정 능력·기술
“수준 높고 방법 적절” 평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오염수에서 방사성 물질과 관련한 별다른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내용의 1차 보고서를 발표했다. 일본 정부가 추진 중인 오염수 해양 방류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IAEA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발표한 오염수 1차 시료 분석결과 보고서를 통해 “(오염수를 관리하는) 도쿄전력의 측정 능력과 기술 수준이 높다”고 평가했다.
또 오염수 시료를 채취하는 도쿄전력의 절차가 적절한 방법론을 따르고 있으며, 다양한 방사성 핵종을 대상으로 한 분석 방법도 적합했다고 적었다.
특히 IAEA는 보고서를 통해 후쿠시마 원전 내 해양 방류 직전의 오염수가 모이는 ‘K4-B’ 탱크에서 채취한 오염수를 한국과 미국, 프랑스, 스위스 등 4개국에서 교차 분석한 결과를 언급하며 “유의미한 수준의 추가 방사성 핵종을 검출하지 못했다”고 적시했다. 한국에서는 원자력안전위원회 산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오염수 분석을 담당했다.
이 보고서는 IAEA가 후쿠시마 원전을 대상으로 작성한 6번째 보고서다. 동시에 오염수 시료를 분석해 결과를 내놓은 1차 보고서여서 더 주목된다. 특히 이번 발표로 일본 정부가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할 근거가 늘게 된 셈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국내 과학계에서는 IAEA의 측정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 등 오염수를 정화하는 장비의 성능을 알아보려면 정화되기 전과 후의 방사성 오염수를 각각 뽑아내 비교 분석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보고서는 깨끗하게 정화된 오염수만을 떠서 방사능 측정을 한 뒤 ‘안전’ 도장을 찍어줬다는 것이다.
학계 “처리 전후 비교 없어”
방사성 핵종 측정에 ‘의문’
2·3차 시료, 분석 진행 중
최종 보고서 내달 나올 듯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는 “정화되기 전의 오염수와 정화된 오염수를 따로 채취해 비교해야만 필터 성능을 알 수 있다”며 “이번 보고서는 ‘각국 전문기관이 방사성 물질 분석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정보밖에 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원안위는 보고서에 대해 지금은 판단을 내릴 수 없다는 입장을 냈다. 임승철 원안위 사무처장은 “아직은 1차 시료 분석 결과”라며 “향후 2·3차 시료 분석도 있는 만큼 오염수와 관련한 어떤 평가를 내리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2차와 3차 보고서의 바탕이 될 시료는 지난해 말 IAEA 주관으로 채취돼 현재 분석 중이다. 분석에 참여한 원자력안전기술원은 IAEA에서 이달 30일까지 분석 결과를 제출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IAEA의 최종 보고서는 다음달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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