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비 비싸 못먹겠다" 등돌리자…다급히 '할인' 나섰다

오정민 2023. 6. 1.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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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외식물가 상승에 온라인 음식배달 주문 내리막길
4월까지 10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
배달료 할인전 나선 배달앱…배달패스·15% 할인 카드
배달 오토바이.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호황기를 누렸던 배달음식 주문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4월 온라인 배달음식 주문액은 지난해 4월보다 1.4% 줄어 10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를 이어갔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야외활동 증가, 외식물가 상승 등 여파로 부담이 커진 탓으로 풀이된다. 소비자 이탈이 이어지자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은 배달비 부담 줄이기에 나섰다.

 4월도 배달음식 주문 전년보다 감소 이어져…10개월째 

사진=연합뉴스

4월 배달앱을 포함한 온라인 배달음식 주문액수는 3월과 유사한 수준으로 제자리걸음했다. 전년 동월 대비 감소폭은 축소됐으나 여전히 감소 기조를 이어갔다.

1일 통계청의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올해 4월 온라인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2조107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줄었다. 3월보다 0.1% 감소하면서 유사한 규모를 기록했다.

온라인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배달앱과 홈페이지 등 온라인 주문 후 배달되는 음식의 거래액을 통칭한다. 해당 거래액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10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를 지속했다.

다만 전년 동월 대비 감소폭은 다소 줄어든 추세다. 올해 2월(-11.5%)과 3월(-13%) 관련 통계가 개편된 2017년 이래 역대 최대 폭을 기록한 낙폭은 4월 한 자릿수로 돌아왔다.

사진=연합뉴스

배달 앱을 통한 음식 배달도 같은 흐름이었다. 4월 모바일쇼핑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2조687억원으로 전월보다 0.1%, 전년 동월보다 1.1% 감소했다.

배달앱 사용자 증가세도 꺾였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달앱 월간활성이용자수(MAU)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선두주자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4월 MAU는 각각 1354만명, 468만명으로 각사 최고치였던 2021년 8월(배민 1447만명)과 12월(요기요 628만명)보다 6.4%, 25.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선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과 함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된 점, 외식 물가 부담 가중 등을 배달음식 수요 감소 요인으로 꼽는다. 음식 가격이 올라 부담인 상황에서 배달료까지 내야 하자 소비자 지갑이 닫혔다는 진단이다.

외식 물가는 2020년 12월부터 전월 대비 매월 상승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4개월 만에 3%대로 내려앉았지만, 외식 물가는 두 배 수준인 7.6% 올라 전월(7.4%)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4월 외식 물가 지수는 117.15(2020년=100)를 기록해 3월(116.38)보다 0.7%포인트 상승했다. 29개월 동안 한 번도 쉬지 않고 전월 대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해당 기간 누적 상승률은 16.8%포인트에 달한다.

 배달비 내리기 경쟁 나선 배달앱 3사

2위 배달앱 요기요는 지난달 업계 최초로 월 9900원 정기 결제 고객에게 횟수 제한 없이 일정 음식점의 배달을 무료로 해주는 '요기패스X'를 선보였다. 사진=요기요

한때 마케팅 경쟁을 줄였던 배달앱 운영사들은 또 다시 배달비 부담 줄이기에 나섰다. 배달업계 1~3위 배달의민족(배민), 요기요, 쿠팡이츠 모두 배달비 할인 효과를 내세운 프로모션에 돌입한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1위 배민은 10% 무제한 할인, 매일 오후 3~5시 배민1(배민원) 15% 할인쿠폰을 뿌리고 나섰다. 앞서 지난달 인근 동선 소재 주문을 묶어 배달하는 '알뜰배달' 서비스 적용 지역 확대 역시 소비자 수요 확보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서울 관악구에서 시작한 알뜰배달은 현재 서울 10개구, 대구 전체, 인천 연수구 등에서 운영되고 있다.

사진=배달의민족 앱 캡쳐


요기요는 지난달 업계 최초로 월 9900원 정기 결제 고객에게 횟수 제한 없이 일정 음식점의 배달을 무료로 해주는 '요기패스X'를 선보였다. 정기 결제 소비자가 요기패스X 배지가 붙은 가게에서 최소 1만7000원 이상 주문 시 배달료를 면제받을 수 있는 방식이다. 이달 말까지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달 구독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프로모션도 운영 중이다. 

양사 모두 고객 배달료 부담을 낮춰 주문건수를 끌어올리고, 수요 확보에 나서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쿠팡이츠는 활성고객(분기에 제품을 한 번이라고 두입한 고객)이 1800만명(지난해 말 기준)에 달하는 쿠팡 앱 후광 효과 빌리기에 나섰다. 월 4990원을 낸 쿠팡 유료 멤버십(와우 멤버십) 고객에게는 쿠팡이츠에서 주문 시 제휴 식당 메뉴 가격을 할인해준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할인 혜택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지난달 주말 점심시간(정오~오후 3시) 배달앱 3사 내 음식점 배달비를 조사한 결과, 3월 조사 당시보다 7.4%의 업체가 배달비를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6.7%가 배달비를 올렸고, 84.4%는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협의회는 "최근에 배달앱 업체에서 소비자들의 배달비 부담을 낮추겠다며 여러 배달 서비스와 할인 이벤트를 제시하고 있으나 높아진 배달비로 인한 소비자 부담 완화 효과는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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