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만끽… 약국·병원선 ‘노마스크’ 아직 어색 [현장, 그곳&]

김은진 기자 2023. 6. 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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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4개월 터널 끝, 방역 규제 해제... 확진자 7일 의무→5일 격리 권고 전환
환자들 불안 여전, 마스크 벗기 ‘머뭇’... 도내 6개 임시선별검사소 운영 중단
코로나 확산 3년4개월 만에 사실상 엔데믹을 맞았다. 1일 오후 수원특례시 장안구 한 약국에서 약사가 ‘마스크 미착용 과태료 부과 안내문’을 떼어 내고 있다. 조주현기자

 

3년 4개월 12일. 길었던 코로나19 시대가 막을 내리고 일상생활에서의 방역 규제가 모두 해제됐다. 일상회복 첫 날인 1일 경기도민들은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등 바뀐 방역 지침을 어색해 하면서도 엔데믹을 만끽하고 있었다. 

이날 오전 8시30분께 수원특례시 권선구 고색동의 한 초등학교 앞. 삼삼오오 모인 학생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활짝 웃으며 학교에 들어서고 있었다. 마스크를 쓰고 등교하는 학생들은 맨 얼굴의 다른 친구들을 보자 마스크를 벗고 주머니나 가방에 집어넣었으며 ‘이제 마스크를 안써도 된다’고 대화를 하는 등 완연한 일상회복을 체감했다.

반면 같은 날 오전 11시께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의 한 이비인후과 의원과 약국은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의원 입구엔 ‘마스크 착용 후 출입 가능’이라는 마스크 의무 착용 문구가 그대로 붙어있었으며 안내 데스크엔 손소독제도 비치돼 있었다. 진료를 기다리던 환자들은 마스크로 코와 입을 가린 채 거리를 두고 있었다. 마스크를 쓴 최창진씨(71)는 “오늘부터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고 하는데 어색하다. 외출할 때 마스크를 챙기는 것이 습관이 됐다”며 “기관지가 좋지 않아 코로나19에 걸릴까 불안한 마음도 있다. 아직은 병원에선 마스크를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약국을 찾은 환자들 역시 바뀐 지침이 어색한 듯 마스크를 벗기 꺼려 하는 모습이었다. 약국을 찾은 12명의 환자는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으며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약국 문을 연 한 손님은 머뭇거리며 “마스크를 착용하고 들어가야 하냐”고 멋쩍어 하기도 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0시를 기해 코로나19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시켰다. 이에 따라 의원(동네 병원), 약국에서도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다만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과 입소형 감염취약시설에서는 당분간 마스크를 계속 써야 한다.

또 공원, 주차장 등에 마련됐던 임시선별검사소는 이날부터 운영이 중단됐다. 도내 남아있던 6개의 임시선별검사소 역시 이날을 기점으로 폐쇄됐다. 다만 보건소와 병원 등의 선별진료소 105곳은 운영을 이어간다.

확진자 7일 격리 의무는 5일 격리 권고로 전환됐다. 학생은 5일간 등교 중지를 권고받고 결석 기간을 출석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방역당국은 ‘아프면 쉬는 문화’ 정착을 위해 각 사업장과 학교 등 기관에 격리 권고 기간을 준수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은 “이제 일반 국민은 과도하게 코로나19에 잡혀있지 않아도 된다”며 “고위험군을 철저히 보호하고 이번 겨울까지 잘 지나면 코로나19도 관리 가능한 병원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은진 기자 kimej@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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