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인내 강요하면 혁신의 장애물 된다"…바이오 혁신기업에 규제완화 약속

김미경 2023. 6. 1.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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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강서구 서울창업허브 엠플러스에서 열린 제5차 수출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강서구 서울창업허브 엠플러스에서 열린 제5차 수출전략회의에 앞서 KAIST 김찬혁 교수로부터 알츠하이머 단백질 치료제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현미경을 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1일 바이오 혁신 기업에 "인내를 강요하면 혁신의 장애물이 된다"며 "'확실이 있어야 된다'는 신념이 없는 규제는 모두 없애겠다"고 규제완화를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마곡 바이오 클러스터인 서울창업허브 M+에서 제5차 수출전략회의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바이오 클러스트 육성을 주제로 열린 첨단산업 글로벌 클러스터 전략회의를 주재했다. 회의에는 지난 4월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서 함께 보스턴을 방문했던 기관을 포함해 기업, 연구소, 지원기관, 정부 부처 및 지자체 등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지난 방미 때 합의대로 서울대병원과 MIT가 서로 협력해서 바이오 동맹이 구체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정부도 국제 연구기관 간 협력체계에 관심을 갖고 거기에 많은 투자를 해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자유시장 원리에 기반한 공정한 보상체계를 잘 법제화하고, 설계를 해주고, 불합리한 규제는 과감히 풀고, 시장에 활력을 주는 그런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은 "외국 대학교가 카이스트에 공동연구를 제안해오는 경우가 많다"며 "해외 유수의 대학교와의 공동연구 예산이 부족해 어려움이 있다"고 관심을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 순방에서 귀국하는 길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30조원의 R&D 예산 중 국제협력 부분을 크게 늘리라고 지시했다"며 "이 예산을 활용해 국제 공동연구를 적극적으로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는 "바이오 파운드리는 균주 확보가 제일 중요한데 LMO(유전자 변형 생물체) 규제로 인해 균주 확보에 9개월에서 3년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면서 "관련 부처에서 규제를 개선해 준다면 바이오 파운드리가 획기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건의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 등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적극적으로 규제를 개선하여 글로벌 협력 강화의 기반도 마련하고 선제적인 시장 구축도 지원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LMO 규제에 대해 과기부 등 관계 부처와 신속히 협의하여 소량의 상업용 생산 등의 경우 검사를 면제하는 방안 등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의료·헬스케어 분야 데이터 기업인 테서의 이수현 대표는 "의료 AI 분야에서는 데이터가 매우 중요한데 병원 데이터는 밖으로 나오기 어려워 데이터 공유가 힘들고, 의료 분야 오픈 데이터를 만들고 있는데 한 달에 한 번만 사용할 수 있는 등 접근에 제약이 많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윤 대통령은 "데이터 활용에 대해 민간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만큼, 악용할 소지가 없고 비식별화만 정확히 된다면 우리 첨단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의료 데이터도 산업 자원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쓸 수 있도록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광장의 박환성 변호사는 "최근 우리 기업들이 지식재산권 관련 소송을 손해배상액과 처벌 수위가 우리보다 높은 미국에 제기하는 사례가 많다"며 지적재산권 보호제도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윤 대통령은 토론을 마친 후 "우리 축구도 국제화되니까 월드컵 예선 탈락은 생각도 안 하는 수준으로 올라간 것처럼, 우리가 첨단과학기술을 육성할 때에도 '국가주의'보다 '국제주의'로 접근해서 세계 최고의 과학자, 연구자, 기술자들과 함께 서로 동료처럼 연구해 나가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 "영국은 투자금융 제도가 잘 되어 있고 국민들이 축구를 좋아하기 때문에 프리미어 리그가 세계 최고의 리그로 발전했고, 미국은 마찬가지로 투자금융 제도가 잘 갖추어진 상황에서 국민들이 야구, 농구를 좋아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시장이 형성됐다"고 했다.

이어서 윤 대통령은 "여러분들이 혁신을 만들어 내는 데에 장애가 되는 제도가 있는 경우, 관계 장관에게 건의를 해 준다면 신속하게 검토를 하겠다"고 불필요한 규제를 해소하겠다고 공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 앞서 바이오 의약품 기술, 디지털 의료기기에 대한 시연을 관람하고 제품 설명을 들었다. 카이스트는 자체 개발한 알츠하이머 단백질 치료제에 대해 영상 등을 통해 기술 설명을 했으며, 전자약 개발업체 뉴라이브는 퇴행성 뇌질환 중 하나인 이명을 치료하는 디지털 치료제를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전기·소리로 뇌신경을 자극하여 뇌혈류와 신경전달 물질을 증가시키는 디지털 치료기기를 직접 착용해 소리를 들어봤다. 마지막으로 삼성서울병원은 병원 내 의사의 회진을 보조하는 로봇을 소개하고 현장에서 의료진 연결을 통해 회진 로봇 기능을 시연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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