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폭로하고 체포된 인도 레슬러, 웃으며 셀카…'가짜 미투'라고?

전혼잎 입력 2023. 6. 1.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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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레슬링계 거물의 성범죄 의혹에 대해 항의 시위를 벌이다 체포된 레슬러들이 호송차 안에서 '활짝'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근거로 시위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불거졌지만 이는 조작된 가짜 사진으로 드러났다.

인도 레슬러들은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인도 여성 레슬러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인 삭시 말리크는 미국 타임지에 "이 싸움은 더 이상 인도의 여성 레슬러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지 못한 인도의 딸들을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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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링계 거물 성추행 항의하며
시위 벌이다 체포된 레슬러들
‘조작 사진’에 “진정성 없어” 비판
인도 레슬링계의 거물에 대한 성추행 혐의에 대해 항의 시위를 벌이다 체포된 여성 레슬러 비네시 포가트(왼쪽)와 상기타 포가트(오른쪽)가 호송 차량 안에서 찍은 셀카를 이들이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수정한 '조작 사진'이 온라인에 퍼졌다. 이들과 함께 체포된 남성 레슬링 선수 바지랑 푸니아는 지난달 28일 트위터에 관련 사진을 올리고 가짜라고 밝혔다. 바지랑 푸니아 트위터 캡처

인도 레슬링계 거물의 성범죄 의혹에 대해 항의 시위를 벌이다 체포된 레슬러들이 호송차 안에서 ‘활짝’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근거로 시위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불거졌지만 이는 조작된 가짜 사진으로 드러났다.

31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인도의 간판 여자 레슬링 선수인 2018년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비네시 포가트와 상기타 포가트는 같은 달 28일 다른 선수들과 함께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10여 명의 여성 선수를 성추행한 것으로 지목된 인도레슬링협회장이자 여당인 인도국민당(BJP) 의원 브리즈부샨 샤란 싱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며 4월부터 집회를 이어왔다. 비네시 등은 이날 수도 뉴델리에 새로 문을 연 연방의회 의사당으로 행진하다가 경찰에 연행됐고, 밤늦게 풀려났다.

문제는 이후에 벌어졌다. 비네시와 상기타가 체포된 채 치아를 드러낸 채 웃으며 찍은 ‘셀카’가 온라인에서 공유되기 시작했다. 호송차로 보이는 곳에 두 사람과 경찰이 앉아 있고, 다른 남성 레슬러들도 미소를 짓는 장면이 담겼다. BJP 소속 정치인 등은 이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며 “진지한 시위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BBC는 이 사진이 페이스앱이라는 사진 수정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보정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과 함께 체포됐던 남성 레슬링 선수 바지랑 푸니아도 트위터에 원본과 조작된 사진을 올리고 “여당의 SNS 담당 부서에서 이 가짜 사진을 퍼트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상기타는 호송 차량에서 셀카를 찍은 이유를 “그들이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고 있는지 불확실해서 무서웠고 누가 함께 구금됐는지 알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9일 인도 콜카타에서 레슬링계 거물의 성추행 혐의에 항의하는 인도 레슬러와 시위대가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콜카타=AFP 연합뉴스

싱 협회장은 올해 1월 성폭력 폭로 직후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가 기소는커녕 체포조차 되지 않자 인도 레슬러들은 싱의 체포를 요구하며 인도의 ‘성스러운 강’ 갠지스에 메달을 던지겠다고 예고했다. 또 무기한 단식투쟁도 벌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도 정부는 이들이 ‘정치적 목적’을 갖고 있다며 시위대를 강제로 해산하는 등 무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짜 사진을 동원한 여론몰이까지 시도된 셈이다.

인도 레슬러들은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인도 여성 레슬러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인 삭시 말리크는 미국 타임지에 “이 싸움은 더 이상 인도의 여성 레슬러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지 못한 인도의 딸들을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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