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미도 등대’ 점등 기념식... 120년 역사, 인천 앞바다 다시 밝히다
전직 등대원·참전용사 자리 빛내
“역사적 가치 보존되도록 힘쓸 것”
1903년 6월1일 인천 중구 팔미도에 밝은 등불이 자리 잡았다. 대한제국이 인천항을 오가는 선박들의 안전한 운항을 위해 이곳에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등대를 설치한 것이다. 이 등대는 1950년 9월 인천상륙작전 당시 연합군 함대가 암초를 피해 안전하게 진입할 수 있도록 바닷길을 밝히기도 했다. 이후에도 이 등대는 인천 앞 바다의 길잡이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지난 2012년 6월 이곳에 새 등대가 지어지면서 팔미도 등대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옛 팔미도 등대가 탄생한지 120년이 흐른 1일 오전 11시30분 등대 앞에 전직 등대원과 참전용사 등 100여명이 모여 팔미도 등대에 환한 불이 들어오는 모습을 지켜봤다. 이 불은 2일 오전까지 인천 앞바다를 비춘다.
13년 동안 옛 팔미도 등대를 지킨 등대원 허근씨(80)는 “지난 1978년 팔미도 등대의 불을 켜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수십년이 지났다”며 “그때나 지금이나 팔미도 등대에서 바라본 인천 앞 바다는 참 아름답다”고 했다. 이어 “등대원으로 일할 때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등대를 지킨다는 자부심이 컸다”며 “지금은 등대가 낡아서 균열도 생겼지만, 여전히 정겹다”며 등대를 쓰다듬기도 했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이날 팔미도 등대 앞에서 ‘팔미도등대 점등 120주년 기념식’을 했다.
옛 팔미도 등대의 마지막 등대장 김신철씨(70)는 “팔미도 등대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며“이곳에서 신혼생활도 하고 아이도 가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이제는 이곳에 관광객들도 많이 찾고 등대 주변도 예쁘게 꾸며져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성범 인천해수청장은 “팔미도 등대는 120년 동안 인천의 변화 과정을 지켜본 역사적인 가치가 있다”고 했다. 이어 “등대 인근에 둘레길 등 해양문화공간으로 조성해 시민들이 팔미도 등대를 기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옛 팔미도 등대는 인천시가 지난 2002년 유형문화재 제40호로 지정했으며, 2020년에는 문화재청으로부터 국가문화재 사적 제557호로 지정 받았다.
황남건 기자 southge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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