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아파트 이름, 길어야 있어 보인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개포 블레스티지?" "아니 개포 프레지던스 몇 번을 말하냐." 얼마 전 30대인 친구들과 나눈 대화다.
혹여나 타지에서 온 어르신들은 택시 안에서 아파트 이름을 두고 스무고개할 것만 같다.
아파트 이름이 길어지고 있다.
가장 긴 아파트 이름은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빛가람 대방엘리움로얄카운티'로 25자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파트 이름이 길어지고 있다. 동시에 어려워지고 있다. 아파트 기사 쓰는 기자도 헛갈린다. 신도시 및 재건축 아파트는 단지명이 길고 외래어가 들어가 기억이 쉽지 않아서다. 가장 긴 아파트 이름은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빛가람 대방엘리움로얄카운티'로 25자이다. 1990년대 아파트명은 평균 4.2자였는데 2019년 9.8자까지 늘었단다. 서울시 조사에선 시민 약 70%가 '공동주택 명칭이 길고 어렵다'고 답했다.
최근 아파트 이름이 어려운 이유는 펫네임(별칭) 때문이다. 아파트명은 '지역명+건설사명+브랜드명+펫네임'으로 지어진다. 펫네임에 외래어가 붙은 이유는 '있어 보여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재건축 사업을 주도하는 50대 이상 주민들이 의사결정을 주도하다 보면 어느새 외래어가 붙는다. 영어 안 들어가면 아파트 값 떨어지는 줄 안다"며 "나이 든 감각에는 외국어가 들어가야 고급스러운 느낌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젊은 세대는 브랜드명까지 범벅된 아파트 이름을 두고 촌스럽게 느낀다는 점이다. 뉴트로를 찾는 2030이 느끼기에 써밋, 힐 같은 명칭은 특색이 아니라 틀에 박힌 말이다. 낡은 공장 단지에서 숨은 카페를 찾는 감각을 가진 세대에게 외래어는 새롭지 않기 때문이다. 리버뷰보단 윤슬(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이 더 멋진 느낌이다.
물론 주민 의견인 아파트명을 강제할 순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아름답고 부르기 쉬운 이름'이 외래어보다 의미가 있다는 논의는 필요해 보인다. 4월 토론회에선 서울시가 아름다운 아파트명 모범 사례를 뽑는 게 어떻겠느냐는 의견도 있었다. 동시에 외래어 대체 단어를 찾는 작업도 필요해 보인다. 지명과 적절히 조화되는 버들, 보라매 등 예쁜 초등학교 이름을 참고하면 어떨까.
junjun@fnnews.com 최용준 건설부동산부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박지윤, 이성과 美여행" 주장도…진흙탕 싸움된 이혼 소송(종합)
- 청첩장 돌렸는데 후배와 동침한 여친, 결혼 거부…사 준 명품백은 모르쇠
- 여성 BJ 성관계 중 질식사 시킨 남성, 오늘 선고…징역 30년 구형
- '이혼' 함소원, 前남편과 동거→시어머니와 쇼핑까지
- 조혜련 "다이어트 비디오 95만장…지석진 말 듣고 부동산 투자 실패"
- 77일만에 밝혀진 '봉화 농약 사건' 범인 ..마지막에 숨진 '사망자' 였다
- 김정민, 전남친과 10억 소송 후 근황 "6년 넘게 쉬었는데…"
- '키스하면 죽는 희귀병' 걸린 25세女..남친 위해 3가지 해결책 마련했다 [헬스톡]
- "아내 차에서 男 삼각팬티가" 격분한 남편, 블박 뺐다가 "고소당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 "휴무없이 한달 1000만원 벌어요"…'태사자' 김형준이 밝힌 수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