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포럼] 바다이야기 그리고 남국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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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디 정권교체로 권력의 변화는 용이하지만 재력의 변화는 쉽사리 이뤄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고려 광종은 노비안검법을 통해 귀족의 세력을 약화시켜 왕권 강화를 도모했고, 조선은 과전법을 통해 고려 귀족의 권한을 약화시키려 했다.
바다이야기나 코인처럼 편법이나 불법으로 이뤄진다면 비판받아 마땅하다.
특히 2004년 국내에서 출시한 파친코 바다이야기는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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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관광업계가 상품권의 경품화 허용을 강력하게 요구했고, 진통 끝에 월드컵이란 국민적 축제를 앞두고 문화상품권의 경품화가 허용됐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상품권으로 인해 도박형 게임장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특히 2004년 국내에서 출시한 파친코 바다이야기는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실상 바다이야기는 무늬만 게임이었고 도박이었다.
즉 파친코는 승률을 조작할 수 있기에 이를 활용한 게임은 절대 플레이어가 이길 수 없는 데다 그 중독성으로 사회적 문제를 야기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법망을 회피한 비결은 다름 아닌 상품권이었다. 이것은 최근 디즈니 플러스의 '카지노'에서도 볼 수 있었듯 베팅 보상으로 현금이 아닌 상품권을 지급하는 것으로, 환전소에서 상품권을 현금으로 몰래 교환해주는 방식으로 사실상 도박이었다. 결국 수많은 피해자들이 도박에 빠져 빚을 지고 가정파탄에 이르게 되었고 사회적 병폐를 낳았다.
이와 유사한 것이 바로 지금의 코인이다. 필자는 오래전부터 코인은 기초자산도 없고 실체도 없는 사기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코인은 사설도박장이라 할 수 있는 가상자산거래소를 통해 그 가치가 한껏 부풀었다. 이때의 필살기는 바로 블록체인이다. 블록체인으로 만들어진 분산원장에 대한 규제는 현재까지도 비법의 상태에 놓여 있다. 죄형법정주의에 따라 처벌할 수 있는 형법의 개정 없이는 처벌하기 어려운 것이 또한 사실이다.
이런 취약한 고리를 활용해 많은 업체들은 불나방처럼 코인을 만들어 가상자산거래소에 상장, 유통했다. 지난 3월 19일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23조원, 하반기 19조원에 이르렀다. 바다이야기 때와 비교하자면 2006년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1년간 발행된 경품 상품권의 유통액은 약 30조원으로 추정된다.
지난 대선을 전후해 가상자산을 규제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600만명 이상이 가상화폐에 투자한다는 이유와 함께 MZ세대의 희망사다리로 여기는 경향도 있어 그 병폐는 독버섯처럼 번져 나갔다. 결과적으로 가상화폐의 무가치성과 변동성은 바다이야기 때와 마찬가지로 많은 젊은이들을 자살이나 신용불량자로 내몰았고, 블록체인을 활용한 NFT나 STO 같은 건전한 디지털자산마저도 부정한 이미지를 덧씌웠다.
하지만 최근 어느 공인이 내부자정보를 이용했는지 에어드롭이라는 형태의 뇌물을 받았는지 알 수 없지만 수십억원의 투자수익을 올린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경우다. 특히 공인이 근무시간에 코인거래를 반복적으로 하거나,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현금화를 했다는 것은 일반 시민으로서 이해하기 어렵다. 옛말에 개같이 벌어 정승처럼 쓰라지만 그래도 공인이라면 적어도 자신의 재력에 부정한 꼬리표는 달지 말자.
이상근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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