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혁신기업] 시공간 초월한 의료서비스… 20년 헬스케어 뚝심, U-헬스로 날다

안경애 2023. 6. 1.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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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제약회사·통신사 연계 분석 솔루션
당뇨·비만 등 휴대전화로 건강상태 체크
AI 기반 치매 조기예측 국책사업 참가도
원격의료 서비스·RPM 사업 글로벌 확대
원종윤 인성정보 대표 겸 하이케어넷 각자대표
김홍진 하이케어넷 각자대표
원종윤(왼쪽 다섯번째) 인성정보 대표 겸 하이케어넷 각자대표와 회사 관계자들이 2022년 ATA(미국 원격의료협회) 행사에 참가해 사진을 찍고 있다. 인성정보 제공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독일국제의료기기전시회(MEDICA) 2021'에서 인성정보 계열사인 하이케어넷이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인성정보 제공
하이케어넷의 디지털 헬스케어 기기 '하이케어허브'. 인성정보 제공
이탈리아의 한 퇴원 환자가 하이케어넷의 기술을 이용해 퇴원환자 모니터링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인성정보 제공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기업 '인성정보'

인성정보가 오랜 기간 공들여온 헬스케어 사업이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거듭나고 있다.

그동안 헬스케어는 투자가 더 많은 수익성 낮은 사업으로 아픈 손가락 취급을 받았다. 특히 국내에서는 제도적 여건이 갖춰지지 않아 기업들이 투자를 쏟아붓고도 번번히 좌절을 경험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원격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계열사인 하이케어넷의 미국 보훈부(VA) 사업 참여, AI(인공지능) 기반 치매 조기예측 국책과제 참여 등 헬스케어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인성정보는 앞으로도 재외국민을 위한 원격의료 서비스 출시, 원격환자관리(RPM) 사업 확대 등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U-헬스'부터 해외 진출까지… 디지털 헬스케어에 20년 넘게 투자

인성정보는 1992년 설립된 종합 IT서비스 기업이다. '헬스케어'라는 용어조차 생소하던 2000년대 초반부터 헬스케어 사업을 시작했다. 인구 고령화와 만성질환의 증가가 사회·문화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헬스케어에 IT 기술을 접목시키면 많은 사람들이 더 자유롭게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였다. 인성정보의 창업자이자 대표로서 디지털 헬스케어 계열사 하이케어넷 각자대표도 맡고 있는 원종윤 대표가 뚝심 투자를 이끌어 왔다.

초기에는 학계, 연구기관, 의료기기 제조업체, 제약회사, 통신사와 함께 제휴 네트워크를 구성해 헬스케어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그리고 U-헬스 시범사업을 통해 홈케어 전용 게이트웨이나 분석 솔루션 영역 등에서 노하우를 쌓았다. U-헬스는 '유비쿼터스 헬스케어'의 줄임말로, 당시 언제 어디서나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유비쿼터스 기술이 대두되면서 '시공간의 제약 없는 의료 서비스'라는 의미로 만들어진 표현이다. 최근엔 '디지털 헬스케어'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이후 인성정보는 당뇨, 고혈압, 비만, 치매 등 만성질환자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휴대폰이나 PC를 이용해 자신의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의사, 의료기관 등과 연계해 필요한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하이케어 건강관리 서비스'를 선보였다. 2006년에는 SK텔레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정보통신부 U-헬스 선도사업 과제'에 선정되며 시장에서 기반을 닦았다. 가톨릭의대와 함께 당뇨 관련 원격진단 솔루션을 개발하고, 경기도 지자체와 함께 'u방문간호 서비스' 사업을 펼치기도 했다.

이렇듯 다양한 시범사업에 참여했지만 국내의 규제가 발목을 잡았다. 제도가 열려있지 않다 보니 시범사업을 계속 도돌이표처럼 반복할 뿐 본사업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인성정보는 국내에서 좋은 사업모델을 만들어 성공한 다음에 해외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의 순서를 바꾸기로 했다.

특히 글로벌 최대 시장인 미국을 겨냥했다. 그러나 해외사업도 순탄치 않았다. 국내 시장의 실적만으로는 해외 시장에서 인정해 주지 않기 때문에 시장진입 자체에 난항을 겪었다.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규모가 가장 큰 미국은 더 까다로운 편이라 8년 동안 지속적으로 전시회와 학회 등을 쫓아다닌 끝에 2017년 미국 보훈부의 퇴역군인 대상 원격 홈케어 1차 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기술과 서비스 경험을 가진 다수의 기업들이 포진해 있는 시장에서 이뤄낸 성과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찾아온다

그러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요원할 것으로 보이던 국내 시장의 분위기도 바꿔놓았다. 팬데믹을 겪으며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원격의료 산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의사와 환자가 만나는 게 힘들어지자 세계 각국의 병원과 정부가 비대면 의료 서비스에 주목했다.

지난 20여년간 450억원을 투자하며 계열사 하이케어넷을 통해 미국, 이탈리아, 프랑스, 남미, 중동, 동남아 등 전 세계 20여개국에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넓혀온 인성정보에게는 힘껏 노를 저을 타이밍이 온 것이다.

인성정보는 지난해 하이케어넷 미국 법인을 설립하고 미국 원격의료 시장 공략을 강하게 드라이브하고 있다. 그 결과 하이케어넷은 미국 보훈부가 진행하는 퇴역군인 대상 원격 홈케어 2차 사업에도 참여하게 됐다. 2차 사업은 1차보다 더 큰 규모로 퇴역 군인들을 위한 원격 모니터링 제품과 서비스들이 적용된다.

이번 사업에서 하이케어넷은 '하이케어 허브' 제품을 소형화·경량화하고 기능성을 높인 신제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2차 사업을 위한 '하이케어 허브' 신제품의 현지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향상된 기능과 공간 활용도로 현지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만성질환자를 원격에서 관리하는 플랫폼 서비스를 구축해서 미국 현지 병원과 협력해 미국 메디케어(Medicare) 보험의 월정액 수가를 받는 원격환자관리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이를 새로운 성장모델로 삼아 글로벌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유럽에서는 입원 치료한 환자를 조기에 퇴원시키고 집에서 24시간 모니터링하는 재택환자관리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제공해온 '퇴원 후 환자관리 서비스'의 사용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북부지역까지 서비스 범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곧 1만명 이상의 환자를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년 헬스케어 '뚝심'에 탄탄한 IT 기술력 더해 비상 노린다

인성정보는 올 하반기 재외국민들을 위한 원격의료 서비스를 규제샌드박스 적용을 받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거주 국가의 언어로 본인의 증상을 정확하게 얘기하기 어렵거나 높은 의료비와 긴 대기시간으로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재외국민들이 국내 전문의들의 수준 높은 원격진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에는 하이케어넷의 플랫폼 및 서비스와 연계해 시너지를 키워간다는 전략이다.

하이케어넷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2023년도 바이오·의료기술 개발사업'의 치매 고위험군 추적 빅데이터 구축 및 실용화 분야 연구에도 공동 참여한다. 하이케어넷은 치매 관련 개방형 통합 DB(데이터베이스) 구축과 플랫폼 개발을 담당한다. 또 뇌영상, 신경심리행동, 유전체, 혈액, 보행, 안구운동 등 코호트의 다중 생체의료 데이터를 통합 및 표준화해 DB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추후에는 개방형 DB 플랫폼을 활용한 데이터 분양 서비스 개발과 AI 기반 치매 조기 예측 서비스의 글로벌 사업화도 담당할 계획이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물이 축적됨으로써 인성정보의 헬스케어 사업이 미운 오리 새끼에서 효자사업으로 날갯짓을 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인성정보 관계자는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한 데 이어 헬스케어를 비롯한 신성장동력 투자가 결실로 이어지면서 올해부터 수익에 반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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