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 거물` 함영주·최현만 손잡은 이유
함 "미래에셋, 최고 인프라·경쟁력 갖춰"… 최 "하나와 금융 혁신 속도낼것"
지난 5월31일 서울 명동 하나금융그룹 사옥. 서울 을지로 사이에 본사를 둔 국내 금융계 거물 두 명이 자리를 같이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과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이다.
이들은 이날 토큰증권 및 웹3.0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했다.
토큰증권은 실물자산이나 금융자산의 지분을 작게 나눈 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특정 플랫폼에서 사용되는 가상자산 형태로 발행한 증권이다.
하나금융은 이번 협약을 통해 미래에셋증권과 함께 토큰증권 컨소시엄인 '넥스트 파이낸스 이니셔티브(Next Finance Initiative, 이하 NFI)'에 참여하게 됐다. NFI는 토큰증권 사업을 시작으로 금융 혁신과 웹3 사업 확장을 염두에 둔 연합체다.
역시 을지로에 터를 잡고 있는 SK텔레콤도 지난 3월부터 참여하고 있다. 금융지주가 이러한 연합체에 참여한 것은 하나금융이 처음이다. 이번 하나금융의 참여로 국내 각 산업을 대표하는 그룹들이 토큰증권 및 블록체인 인프라를 구축하고, 웹3.0 사업 등 미래 디지털 금융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협력 체계를 구축하게 됐다.
하나금융은 계열사로 하나증권을 두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업역이 겹친다. 경쟁자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함 회장이 최 회장의 손을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하나금융 관계자는 "'글로벌 토큰시장 선점'이라는 미래 비전 실현을 위해서"라고 간명하게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자기자본 기준 국내 1위 증권사다. 미래에셋증권은 해외 현지 법인 10개, 사무소 3개 등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미국, 일본, 유럽, 싱가포르 등 글로벌 금융사와 토큰증권발행(STO) 시장 공조 체제 구축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금융은 이를 활용해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함 회장과 최 회장의 두터운 친분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자칭타칭 '영업맨' 최 회장은 과거에 직접 영업 현장을 누비면서 함 회장 등 하나금융 관계자들과도 잦은 만남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은 미래에셋증권과 함께 NFI를 통해 △양질의 토큰증권 발행 △블록체인의 올바른 활용을 통한 혁신 서비스 발굴 △투자자 보호 체계 마련 및 제도 수립에 관한 제언 등 전방위적인 협력을 할 예정이다.
특히 하나금융의 주요 관계사인 하나은행은 규제 변화와 시장 환경 변화에 대한 공동 대응 및 생태계 조성 등을 위해 미래에셋증권과 적극 협업할 예정이다. 하나증권은 토큰증권의 발행, 유통, 조달, 인프라 구축 등 미래에셋증권과 직접적인 사업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토큰증권을 활용하면 해외 유망 자산에 대한 투자 기회를 국내 투자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국내 발행자들은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투자 자금을 손쉽게 조달할 수 있어 국경 없는 금융 투자 생태계 구축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토큰증권 사업에 필요한 메인넷(블록체인네트워크)은 복수의 금융기관이 노드(네트워크 연결점)로 참여해야 하기 때문에 하나금융과 미래에셋증권의 협력은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토큰증권 인프라 구축에서도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 그만큼 새로운 시장과 고객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이제 막 태동하는 토큰증권 시장에서 업계 최고의 경쟁력과 인프라 그리고 경험을 갖춘 미래에셋증권과 협업하게 돼 기쁘다"며 "견고한 파트너십을 통해 변화의 기회를 적극 활용하고 미래 디지털 금융 혁신을 주도함으로써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와 참신한 경험을 제공해 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은 "NFI에 하나금융이 가세하면서 미래에셋이 오랫동안 꿈꿔온 금융업 혁신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고 생각한다"며 "토큰증권 사업을 시작으로 혁신 금융 서비스 출시에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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