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강국 집념 이종호···"학부생부터 칩 만들며 인재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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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석학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반도체 산업 육성에 시동을 걸었다.
이번 사업을 통해 반도체 설계를 전공하는 학부생이나 대학원생은 올해부터 자신이 설계한 칩을 제작해 검증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반도체 설계를 공부하는 학부생들은 칩 제작을 하지 못하고, 가상(시뮬레이션)으로 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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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육과정과 연계도 추진···출연연 연구실 등 활용
중앙대 학생들 "비싸서 못했던 설계·제작 경험 도움"
이종호 "차별화된 반도체 인력 양성으로 경쟁우위"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반도체 석학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반도체 산업 육성에 시동을 걸었다. 이번에는 ‘인재’다. 그동안 학부생이 하기에는 가격이 비싸 하지 못했던 반도체 설계와 제작을 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실 등을 활용해 직접 해보도록 제공해 우수한 반도체 전문가를 조기에 양성하겠다는 취지다.
1일 과기정통부는 ETRI에서 ‘반도체 설계 검증 인프라 활성화 사업’ 추진을 위한 협약식과 현판식을 개최했다. 이번 사업을 통해 반도체 설계를 전공하는 학부생이나 대학원생은 올해부터 자신이 설계한 칩을 제작해 검증할 수 있게 됐다.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삼성전자, 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차세대 반도체인 시스템 반도체는 메모리반도체 대비 시장규모가 2배인데도 우리나라 점유율이 3%에 불과한 상황에서 차별화된 인재를 키워내 경쟁국 대비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동안 반도체 설계를 공부하는 학부생들은 칩 제작을 하지 못하고, 가상(시뮬레이션)으로 해야했다. 석·박사 과정 대학원생도 주로 상용 파운드리(반도체 생산 회사)에서 칩 제작을 의뢰하고 있다. 유성욱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여러번의 공정이 들어가기 때문에 칩을 제작하려면 2000만원이 넘는 가격과 오랜 대기시간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학부생들은 칩을 만들어보기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반도체 전문가를 꿈꾸는 학생들에 따르면 실제 제작과 가상 제작은 차이가 있다. 성기호씨(중앙대 박사과정 4년)는 “반도체 제작에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들어가고, 상용 파운드리를 이용하더라도 비밀유지서약서를 쓰는 등 복잡한 절차가 부담이 됐다”고 했다. 장충희씨(중앙대 박사과정 1년)도 “석사이후부터 반도체 제작을 해보았는데 학부생때부터 했었으면 설계 품질이 높아졌을 것”이라며 “반도체 설계부터 제작까지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프로그램이 필요했다”고 했다.
이번 사업에 따라 학생들이 설계한 반도체 칩의 제작을 신청하면,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서울대, 대구경북과학기술원이 운영하는 반도체 실험실에서 500나노미터 크기 CMOS(상보형 금속 산화막 반도체) 기술을 이용한 반도체 칩을 만들 수 있다. 이후 칩은 패키징되어 설계한 학생에게 제공된다. 학생들은 자신의 칩(Chip)이 설계한 대로 동작하는지 직접 측정하고, 분석해볼 수 있다.
사업은 올해 하반기에 처음 시범 서비스를 할 예정이다. 내년부터 2027년까지 4년 동안 매년 6~12회 이상 설계검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 과기정통부는 매년 최소 500명에서 최대 1000명의 설계 전공 학생들이 칩을 제작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앞으로 대학 교육과정(졸업작품, 캡스톤 디자인)과의 연계도 추진된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교수를 지내면서 경험했던 것들을 녹여내 작년부터 프로그램을 준비해 경쟁국가와 차별화되는 인재양성 방안을 마련했다”며 “학부생부터 제대로 된 실습을 하게 해 시스템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반도체에 우리가 차별화된 경쟁력을 쌓아갔으면 한다”고 했다.
강민구 (science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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