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영향력 무한···신물질·항체 발견 시간도 대폭 줄어들 것"
90분 걸리던 초음파 이미징, 지금은 10분 이내로
클라우드는 헬스케어 '데이터 민주화'에도 긍정적
산·관·학 유기적 협력땐 바이오 혁신 가속화 가능
“이제는 간단한 초음파검사만으로 숨어 있는 악성종양뿐 아니라 그동안 진단이 쉽지 않았던 심혈관 질환을 손쉽게 찾아낼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AI) 이미징 기술이 초음파검사의 화질을 계속해서 높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롤런드 일링 아마존웹서비스(AWS) 최고의료책임자 겸 국제공공부문 보건담당이사는 1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3’ 기조연설을 통해 “헬스케어 시장에서 생성적 AI가 갖는 영향력은 무한히 크다”고 말하며 이 같은 사례를 소개했다.
일링 이사는 생성적 AI가 헬스케어 시장에서 올바르게 작동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원동력으로 클라우드 시스템을 꼽았다. 그는 “생성적 AI는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사전에 학습했는지로 성능을 가늠할 수 있다”며 “특히 인간의 생명과 관련성이 높은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보다 정확한 추론이 가능한 생성적 AI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일링 이사가 특히 주목하는 분야는 AI와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한 바이오 데이터 수집·분석, 진단 기술 관련 이미징(시각화) 기술 분야들이다. 그는 “AI 기술이 새로운 약물이나 항체 등을 발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대폭 줄여준 것은 사실”이라며 “기존에는 AI를 활용한 초음파 이미징에 소요되는 시간이 90분이었다면 지금은 10분 이내 수준으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또 일링 이사는 클라우드 기술이 향후 헬스케어 시장의 데이터 민주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클라우드 기술은 AI 서비스를 원활히 작동하게 하는 것은 물론 데이터에 대한 접근성과 활용의 민첩성을 대폭 높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데이터 손실 가능성도 매우 적기 때문에 정부나 각종 의료기관에서 필수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일링 이사에 이어 연단에 오른 로넨 세갈 알파타우메디컬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스라엘의 첨단바이오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오늘날 의학이 직면한 도전에 대해 소개했다. 세갈 CTO는 특히 암 치료 수단 가운데 하나인 방사선 치료법의 진화된 내용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이스라엘 의료기기 기업인 알파타우메디컬은 지난해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세갈 CTO는 “우리 알파타우는 기존 감마 방사선이 아닌 알파 방사선을 활용한 혁신적 암 치료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감마는 우리가 원치 않은 부위도 파괴하는 단점이 있는 반면 알파는 그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기존 의학계에서 알파 방사선의 경우 도달 범위가 감마에 비해 극도록 짧았던 까닭에 치료 실효성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알파타우는 알파 방출제 기술을 접목해 알파 방사선의 도달 범위를 암 치료가 가능한 수준으로 늘렸다. 세갈 CTO는 “최근 임상시험을 통해 알파 방사선의 안정성과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몸의 일부 종양에만 치료를 가해도 다른 종양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앞서 오전에 열린 1세션에서 연단에 올랐던 게릿 스톰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트벤터대 교수 겸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도 암 치료 노력에 대한 자신의 연구 성과를 소개하며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산학은 물론이고 민관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톰 교수는 “오랜 연구에도 나노 기술을 적용해 시판되는 백신이 코로나19 백신을 포함해 13개밖에 없는 것은 ‘개념 세계’와 ‘제품 세계’가 연결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구실에서 논문을 내는 것과 기술을 사업화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지적이다.
스톰 교수는 “학계와 산업계가 규제 당국과 유기적으로 협력하면 바이오 분야에서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다”며 민관 파트너십을 재차 강조했다. 스톰 교수는 산학 협력을 통해 류머티즘 관절염, 눈 염증 등을 포함한 각종 만성 염증 치료용 나노 의약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또 항종양 효과를 가진 면역 치료 항암제를 개발하기 위해 스타트업 ‘아유반트’를 직접 설립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날 마크 코언 미국 칼 일리노이 의대 학장도 ‘조직 공학 및 약물 전달 플랫폼으로 암 및 고령층의 합병증 대응력 향상’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각종 사례를 들어 산학 협력을 강조했다. 대표적인 의사과학자로 꼽히는 코언 학장은 “갑상샘 이상은 뇌에서 나오는 호르몬이 적정 수준으로 유지되지 않아 생기는 문제로 평생 약물을 복용해야 할 수도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 연구소가 연골에 사용되는 시스템으로 지방세포를 3차원(3D) 프린팅한 뒤 병원에 제공한 결과 갑상샘호르몬을 정상화해 기능이 완전히 회복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에서 병원까지 이어지는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다양한 임상시험을 하려고 계획 중”이라고 덧붙였다.
류석 기자 ryupro@sedaily.com조지원 기자 jw@sedaily.com이승령 기자 yigija94@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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