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맹탕’ 보고서…오염수 처리 핵심 ALPS 성능은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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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분석 결과를 담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확증 모니터링 보고서가 31일 공개됐다.
정부는 오염수 문제에서 '객관적·과학적 조사'를 강조하며 이 분석 보고서에 큰 의미를 부여해왔지만, 정작 보고서에는 오염수 처리의 핵심인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의 신뢰성을 판단할 말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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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료분석 결론으로 “도쿄전력 측정 정확” 제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분석 결과를 담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확증 모니터링 보고서가 31일 공개됐다. 정부는 오염수 문제에서 ‘객관적·과학적 조사’를 강조하며 이 분석 보고서에 큰 의미를 부여해왔지만, 정작 보고서에는 오염수 처리의 핵심인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의 신뢰성을 판단할 말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원자력기구가 31일 공개한 보고서는 일본 도쿄전력과 원자력기구 산하 3개 연구소, 한국·미국·프랑스·스위스 등 4개국 분석기관이 참여한 실험실 간 비교(ILC) 분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분석한 시료는 일본이 알프스로 처리하고 오염도 분석을 한 뒤 방류 준비가 됐다고 판단한 오염수(알프스 처리수) 저장탱크(K4-B)에서 채취한 것이다.
이 분석 결과를 보면 시료 속 삼중수소 농도의 참조값(분석기관들 측정값의 평균 개념)은 리터당 약 15만2300Bq(베크렐)로, 일본 방류기준치 6만Bq/L의 약 2.5배로 나타났다. 하지만 나머지 27개 주요핵종의 참조값은 탄소14 14.01Bq/L, 코발트60 0.3764Bq/L, 스트론튬90 0.405Bq/L, 세슘137 0.4705Bq/L 등으로 모두 규제기준치의 1%를 넘지 않는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시료 채취 위치를 고려할 때 당연한 분석 결과다.
보고서는 시료에서 주요 핵종에 포함되지 않은 58개 핵종도 검출됐으나, 이들 모두 유의미한 수준이 아니라고 결론지었다. 이 부분도 예상했던 대로다. 원자력기구 전문가 특별팀은 지난해 말 3차 중간보고서에서 “분석 시료에 추가 방사성핵종이 상당한(또는 검출가능한) 양으로 존재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원자력기구가 일본이 이미 방류 기준을 충족한다고 판단한 시료를 분석 대상으로 한 것은 오염도 확인이 분석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원자력기구 특별팀은 3차 중간보고서에서 “도쿄전력과 일본 당국이 제공하는 자료의 정확성에 신뢰를 주려는 것”이 시료 채취·분석을 포함한 ‘확증 활동’의 목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원자력기구는 “도쿄전력은 측정 및 기술 역량에서 높은 수준의 정확도를 보여줬다”는 것을 이번 보고서의 첫 번째 결론으로 제시했다.
지난 24일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알프스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원 질의에 “원자력기구 분석 보고서가 나오니, 그걸 보고 판단하면 될 것”이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하지만 이번 원자력기구 오염수 분석 결과로 알프스의 신뢰성을 판단할 수 있다는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은 성립되기 어렵다.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는 “일본이 방류를 시작한 이후 지속해서 알프스가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있을지 판단할 수 있으려면 알프스 처리 단계별로 시료를 교차 분석해 검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임승철 원자력안전위원회 사무처장은 “알프스 성능 검증은 현장 시찰단이 일본에서 가져온 자료까지 다 검토해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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