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잘 모르는 블리자드 코리아 사장… 에픽게임즈·라이엇게임즈 韓 수장과 경력 대조적

이소연 기자 2023. 6. 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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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오는 6일 출시되는 디아블로4의 한국 서비스를 총괄하는 로버트 리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코리아 사장은 게임업계 경력이 전무한 인물이다.

지난해 11월 선임된 리 지사장은 블리자드의 한국 사업을 총괄한다.

그는 2009년 에픽게임즈 한국 지사 설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10년 넘게 지사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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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리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코리아 사장./연합뉴스

블리자드가 11년 만에 디아블로 시리즈 후속작 ‘디아블로4′ 출시를 앞둔 가운데 국내 서비스를 이끌 한국 지사장이 게임 문외한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블리자드가 지난해 출시한 ‘블리자드 이모탈’은 확률형 아이템 등 아시아식 과금 모델에 빠졌다는 거센 비난에 직면하면서 흥행에 실패했다.

◇ 게임업계 경력 전무한 로버트 리 블리자드 지사장

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오는 6일 출시되는 디아블로4의 한국 서비스를 총괄하는 로버트 리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코리아 사장은 게임업계 경력이 전무한 인물이다. 지난해 11월 선임된 리 지사장은 블리자드의 한국 사업을 총괄한다. 그는 웰스파고에서 10년간 기업거래와 영업 등을 담당했으며, 삼성전자에서 3년간 글로벌 사업 내 전략적 파트너십과 사업 개발 등을 맡았다. 블리자드코리아에 합류하기 전까진 아마존코리아에서 전략과 사업 개발 총괄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자로 약 4년간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코리아를 이끌었던 전동진 전 사장(현 원스토어 대표)이 게임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였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례적이다. 전 대표는 엔씨소프트에 1997년 입사, 엔씨소프트 대만·태국지사 최고경영자(CEO)를 지냈고 스마일게이트 웨스트 CEO까지 거쳤다. 2015년에는 블리자드코리아 디렉터로 합류해 2018년에는 블리자드의 한국 사업을 총괄하는 블리자드코리아 CEO로 취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클래식’ ‘디아블로2 리저렉션’ 등의 서비스를 이끌었다.

글로벌 게임사는 주로 한국 지사에 게임에 정통한 인력을 대표로 선임한다. 예컨대 박성철 에픽게임즈 코리아 대표는 2001년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 설립 당시 창립 멤버로 커리어를 시작,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아시아 및 호주 시장을 관리하면서 엑스박스360 출시 등을 이끌었다. 그는 2009년 에픽게임즈 한국 지사 설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10년 넘게 지사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 조혁진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대표 역시 리그오브레전드 한국 서비스 이전인 2011년부터 라이엇게임즈에 합류해 인사, 총무, 게임운영서비스, 홍보 등 게임 관련 각종 업무를 모두 경험한 후 2020년에야 대표 자리를 맡았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6월 6일 정식 출시할 디아블로 4 플레이 화면. 강령술사(네크로맨서)가 PvP(유저 간 싸움)을 진행하는 모습이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제공

◇ 본사에 韓 이용자 목소리 잘 전달할 수 있을까

디아블로4 출시를 앞둔 가운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는 회사가 “확률형 아이템 등 비즈니스모델(BM)이 아닌, PC 게임 명가로서 게임의 본질인 작품성에 집중하라”라는 이용자의 목소리를 반영하기가 어렵다는 평가 때문이다. 확률형 아이템은확률에 따라 종류·효과·성능이 결정되는 아이템으로 과금을 유도하기에 용이하다. 확률형 아이템은 넥슨, 엔씨소프트 등 게임사가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해 이용해 온 이른바 ‘한국식 BM’이지만 이용자 반발이 커지자 이를 점차 축소하는 추세다.

글로벌 게임사의 한국 지사장은 통상 마케팅·홍보 등 게임의 부가적인 업무뿐 아니라 업데이트 등 게임 운영과 관련된 다양한 의견을 본사에 전달하고 오류 등에 대응하기도 한다. BM을 포함해 한국 이용자의 불만사항 등을 본사에 전달하는 역할을 지사장이 수행해야 한다. 때문에 게임업체나 이용자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인물이 이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블리자드가 게임 전문가 대신 대기업에서 리스크를 많이 경험한 인물을 뽑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블리자드가 과거 팬층이 열광했던 게임 중심의 색채를 버리고 돈 벌기에 급급한 조직이 됐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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