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부동산대출 연체액 석달새 2배로
저축은행 연체율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연체 규모가 대출 부실에 대비해 쌓고 있는 충당금보다 빠르게 늘면서다. 부동산 관련 대출 연체액만 올해 1분기에만 2배가량 증가했다.
1일 매일경제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분기 경영공시를 전수조사한 결과, 부동산 관련 대출 연체액이 1조768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9197억원에서 3개월 만에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부동산 관련 대출 총액은 6000억원 줄어 35조1897억원으로 집계됐다. 총 대출액이 줄어드는 데 비해 연체액 증가폭이 두드러진다.
부동산 관련 대출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부동산업·건설업에 내준 대출을 의미한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부동산 관련 대출 총액은 1년 사이에 7.73% 증가했지만 연체액은 약 3배 늘었다. 연체액 증가 속도가 최근 들어 급격히 상승한 것이다.
저축은행업권은 대출 부실화에 대비해 충당금을 충분히 쌓아왔다. 하지만 충당금 적립액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여신 악화 속도가 빨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79개 저축은행의 1분기 경영공시를 전수조사한 결과, 순고정이하분류여신 규모는 2조8128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동기(1조4393억원)에 비해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
순고정이하분류여신이란 통상 3개월 이상 연체 채권을 의미하는 고정이하여신 액수에서 준비한 충당금을 뺀 금액이다. 즉 이 액수가 증가했다는 것은 저축은행이 쌓은 충당금에 비해 고정이하여신이 더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정이하여신은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대출을 합친 것인데, 저축은행은 고정 여신의 50%, 회수의문의 75%, 추정손실의 100%를 충당금으로 쌓게 돼 있다.
저축은행들은 그간 충당금을 적립 기준보다 많이 쌓아왔지만,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돼 충당금으로도 상쇄되지 못하는 연체 여신이 늘어난 셈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출 금리 상승과 물가 상승으로 인해 중저신용자 차주들의 상환 여력이 급격히 나빠지며 저축은행들도 연체율 관리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1분기 저축은행업권의 연체율은 5.1%로 전년 동기(2.6%)에 비해 두 배 수준으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업권의 순이익은 4563억원에서 -523억원으로 곤두박질쳤다. 저축은행중앙회 고위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를 지나 유동성을 축소하는 과정에서 대출 총액도 줄어들며 분모가 작아져 연체율이 일시적으로 급상승한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부터 연체율, 고정이하여신비율 등 각종 건전성 지표가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체율이 악화되자 당국과 저축은행중앙회는 취약·연체차주에 대한 채무 조정 활성화에 나서기로 했다. 이날 금융감독원은 저축은행중앙회에 금융재기지원 종합상담센터, 개별 저축은행에 상담반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채무 조정 실적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해 저축은행의 채무 조정 활성화를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이 개인 연체 채권을 매각하는 경로도 더 넓어진다. 지난달 31일 금융위원회는 개인 무담보 연체 채권을 자산관리공사의 개인 연체 채권 매입 펀드 외에도 유동화 전문회사에 매각할 수 있도록 관련 협약을 개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명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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