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내렸는데 다시 오른다고?”…슬금슬금 다시 오르는 대출 금리, 왜[머니뭐니]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지난해 10월 한 시중은행서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받은 직장인 김모(28)씨는 최근 대출금리 부담으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지난해 7%를 넘어섰던 금리가 올 4월 6.35%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6.63%로 반등하며 이자 부담이 다시 커진 탓이다. 김씨는 “전세 잔금일을 앞두고 추가 대출을 받을 예정이라 고민이 크다”며 “대출금리가 떨어질 일만 남은 줄 알았는데 당혹감이 든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감소세가 이어지던 은행권 대출금리가 이달 들어 다시금 슬금슬금 오르고 있다. 대출금리 및 조달비용과 직접 연관되는 은행채 금리가 돌연 치솟은 영향이다. 시장에서는 은행채 발행분 증가 등 요인으로 당분간 대출금리 상승 압박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정점에 달한 가계부채 부담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날 기준 3.92~5.79%로 약 보름 전인 12일(3.68~5.48%)과 비교해 상·하단 각각 0.31%포인트, 0.24%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변동형 주담대 금리 상단 또한 5.90%에서 6.15%로 0.25%포인트 올랐다. 신용대출 금리 상단은 6.16%에서 6.40%로 0.24%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금리 상단이 8%를 넘어섰던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는 올해 꾸준히 하락했다. 금융당국의 금리 인하 압박과 동시에 은행채 등 자금조달 비용이 줄면서다. 이달 들어서는 4대 은행 중 3곳의 고정형 주담대 하단이 3%대로 내려오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국민은행(3.92%)을 제외하고는 모두 하단 금리가 4%대로 반등했다. 이달 15일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하락이 결정되며 잠시 나타났던 3%대 변동형 금리도 최근 시중은행서 자취를 감췄다.
갑작스런 대출금리 변동은 은행채 금리 상승에 따른 것이다. 은행채는 은행들이 자금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채권으로, 대출금리 산정의 기준이 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AAA, 5년물) 금리는 5월 말 기준 4.204%로 같은달 12일(3.843%)과 비교해 0.36%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변동금리 대출의 준거금리로 사용되는 6개월물 은행채 또한 3.627%에서 3.858%로 0.23%포인트 증가했다.
은행채 금리 변동 원인은 중앙은행의 매파적 발언과 은행채 발행 증가 등이 꼽힌다. 이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최종금리를 3.75%로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적 발언도 계속되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선반영했던 채권시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기준금리(3.5%)를 하회하던 단기물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며, CD금리 등을 활용하는 은행의 대출금리 인상을 압박했다.
무엇보다 은행채 발행량이 증가하며 금리 상승(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채 순발행액(발행액-상환액)은 9595억원으로, 약 7개월 만에 순발행으로 전환했다. 지난해 하반기 채권시장 변동성이 커진 후 제한됐던 발행한도 규제가 올 4월부터 만기물량 100%에서 125%로 확대된 영향이다. 여기다 올 7월부터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가 상향되는 등 건전성 확충 요구가 더해지며, 은행채 발행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 9월까지 매달 약 20조원의 대규모 만기도래 물량이 대기 중이라는 점도 이같은 분석에 힘을 보탠다.
문제는 가계부채다. 이제 막 차주들이 금리 인하를 체감하는 시기에 다시금 대출금리가 오르며 가계의 이자 부담 역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국제금융협회 세계부채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2.2%로 주요 34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 잔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4월 기준 5.04%로 2013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가계의 부채 수준 및 이자 부담이 점차 극심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다만 지금의 은행채 및 대출금리 상승이 일시적이며, 제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은행 자금 수요의 주 요인은 대출 증가인데, 중소기업 대출 수요가 지속되더라도, 대기기업과 가계 양측의 대출 수요는 감소세를 보일 것”이라며 “현재 5대 은행 LCR 비율 또한 98~109% 수준으로, 당장 규제 충족을 위한 은행채 발행 수요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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