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매에서 이우환·박서보 날았다

김슬기 기자(sblake@mk.co.kr) 2023. 6. 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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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8~29일 크리스티 홍콩 경매
2095억 판매했으나 전년보다 주춤
이우환 19억, 박서보 13억 낙찰돼
바스키아 ‘블랙’ 105억 최고가 기록
약 19억원에 팔린 이우환 ‘다이얼로그’ [CHRISTIE‘S IMAGES LTD. 2023]
미술시장이 침체의 터널을 통과하고 있는 가운데, 상반기 아시아 최대 규모로 열린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이우환과 박서보가 10억원대의 높은 가격에 낙찰되며, K아트의 저력을 알렸다.

5월 28일과 29일 크리스티 홍콩은 20/21세기 미술 부분 총 4개의 경매를 진행했다. 28일에는 20/21세기 미술 이브닝 경매, 포스트-밀레니엄 이브닝 경매, 다음날인 29일에는 20세기 미술 데이 경매, 그리고 21세기 미술 데이 경매를 통해 판매 총액(이하 수수료 포함) 12억4462만홍콩달러(약 2095억원)를 달성했다. 이는 활황을 보이며 홍콩 경매 사상 두번째로 높은 낙찰총액을 기록했던 작년 5월(약 18억 홍콩달러)에 비해 감소한 성적표였다.

경매장에서는 열띤 경합이 벌어졌고 총 29개국에서 응찰에 참여했으며 출품작 중 약 50%가 높은 추정가를 웃돈 금액에 판매됐다. 신규 구매자 중 약 50%가 밀레니얼 세대 고객이었다. 생중계된 플랫폼을 통해 약 760만 명이 실시간으로 시청했다.

중국 구매자의 기여도는 2022년 상반기 대비 두배 증가했고, 총 14명의 작가 경매 최고가 기록(7명이 밀레니얼 세대 작가)했다. 시장의 유동성이 줄어드는 가운데, 중국의 큰 손들이 상대적으로 견조한 구매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브닝 경매에서 진행된 한국 미술의 경우, 부동산과 호텔 비즈니스로 잘 알려진 미국의 사업가이자 열렬한 미술 컬렉터였던 제럴드 파인버그(Gerald Fineberg)가 소장했던 이우환의 청색과 적색점이 찍힌 227.5x182㎝ 초대형 작품이 경합 끝에 약 19억 원에 판매됐다. ‘다이얼로그’ 중 경매 최고가를 경신했고 이우환의 경매최고가 기록인 2021년 11월 서울옥션에서 ‘선으로부터’의 22억원에 근접한 가격에 도달했다.

약 13억원에 팔린 박서보의 ‘묘법 No. 15-76’ [CHRISTIE‘S IMAGES LTD. 2023]
박서보도 연필로 그린 ‘묘법 No. 15-76’(130.6x161.5㎝)이 약 13억원에 낙찰됐다. 안전자산인 이우환, 박서보 등 블루칩의 선호도가 더 높아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창열의 ‘물방울 No.16’이 약 8억5000만원에 팔리는 등 한국 작가의 작품 11점은 완판됐다.

20/21세기 이브닝 경매 최고가는 저명한 학자이자 컬렉터인 엔리코 나바라(Enrico Navarra)가 소장했던 작품인, 장 미쉘 바스키아의 ‘블랙’(1986)이 약 105억원에 팔리며 기록했다. 작가 카탈로그 레조네 슬립의 커버 이미지로도 잘 알려진 작품이다. 제프 쿤스의 ‘성스러운 하트’는 약 102억원에 판매됐다. 구사마 야요이의 2015년작 ‘꽃’도 약 98억원에 팔렸다. 포스트-밀레니엄 이브닝 경매에서는 니콜라스 파티의 대작 파스텔화 ‘정물’이 약 66억원에 팔려 최고가를 기록했다.

105억원에 팔린 장 미쉘 바스키아 ‘블랙(Black)’ [CHRISTIE‘S IMAGES LTD. 2023]
크리스티 20/21세기 미술 공동대표 아시아 태평양 지역 부회장 에블린 린은 “이번 20세기 및 21세기 미술 경매에서 달성한 결과는 해당 카테고리에 대한 아시아 수집가의 지속적인 수요를 보여준다. 이브닝 경매에서 중국 동시대 작가는 100% 낙찰되었고 싱가포르 작가인 조제트 첸의 작품은 새로운 경매 최고가를 경신했다. 출품된 쿠사마 야요이 작품 또한 100% 판매됐다”라고 전했다.
약 66억원에 팔린 니콜라스 파티 ‘정물(Still Life)’ [CHRISTIE‘S IMAGES LTD.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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