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다양성을 포용하는 힘, 형평(Equity)

2023. 6. 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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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은 성소수자 인권의 달인 프라이드먼스(Pride month)다. 많은 글로벌 기업들은 6월이 되면 각자의 방식으로 프라이드먼스를 기념한다.

필자가 몸담은 바이엘 역시 6월이면 로고에 무지개를 걸어 우리 사회의 '다양성'에 대한 지지를 표현한다. 다양성에는 세대, 국가, 인종 등의 이슈가 있지만 한국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젠더 다양성'이 가장 일반적이면서도 오랜 숙제가 아닐까 싶다.

지난해 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성별 간 임금격차(Gender Wage Gap)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의 성별 임금격차가 31.1%로 조사국들 중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26년째 성별 임금격차 1위를 기록하고 있다니 놀라운 일이다. 유럽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본사가 있는 독일도 출산 후 복직한 여성은 남성에 비해 60%에 달하는 임금격차를 경험한다고 한다. 성별 임금격차는 대부분 여성이 출산을 하고 복귀하는 시점, 아이를 양육하는 시점에서 가장 크게 나타난다.

물론 여성이라는 이유로 여성 채용 자체에 불이익이 있다거나 동일한 시간, 동일한 직급, 동일한 직무를 수행하고도 임금격차가 발생한다면 명백한 차별이고 평등의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여성이 출산과 육아를 위해 조금 더 유연한 근무 환경을 선택한다거나 아예 경력이 단절돼 임금격차가 발생하는 경우는 어떨까? 여성의 선택으로 인해 발생한 격차니 감수하라면 그만일까?

이럴 때 등장하는 개념이 바로 형평(Equity)이다. 형평이란 사람들 간의 차이를 인정하고 이 차이가 기회에 접근하는 데 장벽으로 작용한다면 장벽을 뛰어넘어 기회에 접근할 수 있도록 공정한 정책과 제도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평등(Equality)이 개인이 처한 상황이나 환경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에게 균등한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라면, 형평은 각기 다른 요구 사항을 충족함으로써 공정한 기회를 얻고 결과의 평등까지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임금격차가 특히 큰 연령층인 30대부터 40대 중후반까지의 여성 취업자들은 가정에서는 워킹맘이고, 기업 입장에서는 10년 이상 매니저급 경력을 갖춘 숙련된 집단인 경우가 많다. 최근 발표된 무디스애널리틱스(Moody's Analytics) 보고서에 따르면 OECD 국가들이 업무 현장에서 성별 격차를 해소하면 전 세계 총생산(GDP)이 7조달러 늘어날 것으로 평가됐다. 여성이 핵심 인력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이니셔티브가 반드시 필요하다. 바이엘은 전 세계적으로 2030년까지 관리자급 성별 균형을 50대50으로 맞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바이엘코리아는 관리자급 성비가 이미 50대50을 달성했고, 임원급에서는 여성이 70%에 달한다. 출산 후 복귀해도 업무 배치나 승진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는 기업 문화를 만들었다.

최근 본사로부터 바이엘이 성별 임금 동등성, 포용적 문화, 성희롱 방지 정책 수립 등의 평가 요소를 바탕으로 하는 블룸버그 성형평지수(Gender Equity Index)에 4년 연속 선정됐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우리의 다양성, 형평 그리고 포용 전략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인정받은 것 같아 이 소식이 꽤 기쁘게 들렸다. 바이엘의 이런 선도적인 움직임과 성과가 다른 기업들과 사회에 훌륭한 동기부여가 되길 바란다.

[프레다 린 바이엘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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