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 AI업계에 "자발적 행동 강령" 요구…"AI 위험성 완화해야"

제4차 미-EU 무역기술협의회(TTC) 개최…공동성명 발표
EU 집행위 "법안 마련까지 오래 걸려…수주 안으로 초안 발표"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유럽연합(EU)과 미국이 스웨덴 룰레오에서 제4차 미-EU 무역기술협의회(TTC)를 열고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에 관해 AI 업계가 자발적인 행동 강령을 작성하도록 요구하기로 합의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31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중국이 세력을 키우고 있는 기술 분야가 등장함에 따라 서방 파트너 국가들이 "매우 다급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EU는 현재 AI 이용에 관한 포괄적 규제법을 준비 중이다. 포괄적 규제법 안에는 생체 인식을 금지하고 인간의 통제를 보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EU 집행위원의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디지털·경쟁 담당은 회견에서 생성형 AI를 '게임 체인저'라고 표현하며 "상상이 불가능할 정도로 신속하게 기술 발전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베스타게르 담당은 AI 규제법 마련에는 "아무리 서둘러도 법안 발효까지 2년 반~3년은 걸린다. 그래서는 너무 늦는다"고 지적했다. EU가 실제 법률이 정비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대응을 강화하기로 한 이유다.

이어 새로운 법이 정비될 때까지의 안전 대책으로 EU와 미국이 AI 업계에 관여해 자발적인 행동강령을 작성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도 "경이로운 기술의 잠재적인 단점은 줄이고 장점은 증폭시키기 위해 자발적 행동강령을 마련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그는 이 자발적 강령은 "같은 생각을 가진 모든 국가에 개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EU 양측은 공동성명을 통해 AI 기술에 대해 "번영과 공정성을 확대할 기회를 제공하는 혁신적 기술"이라면서도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위험성을 완화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양측은 AI 위험 관리를 평가하는 3가지 부회를 설립하고 생성형 AI를 중점으로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디지털 환경에서 어린이의 건강을 해치는 요소를 막기 위한 대책이나 러시아 등의 허위 정보 대책에 대해 대형 IT기업 및 플랫폼 기업의 책임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양측 전문가들은 "신뢰할 수 있는 AI 기준 및 위험 관리 도구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EU와 미국은 앞으로 몇 주 안으로 초안을 작성하기로 하고 관계 기업 등에 서명 참여를 촉구할 방침이다.

이날 회의에는 챗GPT를 개발한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샘 알트먼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트먼을 비롯한 업계 관계자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규제가 없다면 AI가 세상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AI로 인한 멸종 위험 해소 역시 전염병·핵 전쟁과 동급의 사회적 위험으로 취급하고 전 세계 우선순위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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