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Cinema] 조던의 어머니가 농구화 모델료만 받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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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위대한 스포츠 선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기는 쉽지 않다. 어떤 기준에 비중을 두느냐에 따라 달라지게 마련이다. 프로 스포츠 세계라는 특성에 무게를 두고 보면 벌어들인 돈이 가장 많은 선수를 가장 위대하다고 해도 되지 않을까? 이렇게 보면 마이클 조던이 2등 타이거 우즈와 3등 아널드 파머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수입을 올렸다. 그가 번 돈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은 나이키 농구화 ‘에어 조던’에서 나왔다.
지금 상영 중인 영화 ‘에어’(감독 벤 애플렉)에는 농구 팬이라면 실망할 정도로 농구 장면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심지어 마이클 조던 역은 무명 배우가 맡았고 뒷모습만 스쳐 지나갈 뿐이다. 농구화 사업을 도약시키려는 나이키의 소니 바카로(배우 맷 데이먼)와 그의 뒤에 있는 나이키 회장 필 나이트(벤 애플렉), 이들을 상대로 돈 버는 수완을 보여준 조던의 어머니 들로리스(비올라 데이비스)가 주인공이다. 스포츠 영화가 아니라 비즈니스 영화다.
‘에어’는 경제활동에서 맞닥뜨리는 위험에 대해 흥미로운 시사점을 보여준다. 소니는 신인 조던을 잡으려 애쓴다. 하지만 조던 패밀리는 아디다스에 기울어 있고 나이키와는 만나려고도 하지 않는다. 길이 막힌 소니는 무작정 조던의 어머니 들로리스를 찾아간다.
소니의 훈수를 받아들인 들로리스는 아디다스와 미팅할 때 “최근에 회장님이 돌아가셨는데 앞으로 누가 회사를 이끄나요”라고 묻는다. 아디다스 사람들은 우왕좌왕하며 갈등을 드러낸다. 들로리스는 아디다스에 커다란 리스크가 있음을 깨닫는다.
나이키는 어렵사리 조던 패밀리와 성사된 미팅에서 조던 브랜드 농구화를 출시하겠다는 약속을 내놓는다. 그러자 들로리스는 거꾸로 조던 브랜드 신발 판매 이익의 일정 비율을 달라고 제안한다. 이것은 위험이 큰 선택이다. 확정된 금액으로 모델료를 충분히 올릴 수도 있는데, 미래 판매액 조건부로 수입을 달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조던 브랜드 농구화가 충분히 팔리지 않으면 잘못된 선택이 될 수 있다.
리스크에는 두가지 종류가 있다. 당신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과 그럴 수 없는 것. 아디다스와 계약했다면, 조던 패밀리는 아디다스를 제대로 된 경영자가 맡을지 분란에 휩싸일지 그저 바라만 봐야 한다. 나이키와 이윤을 나누는 방식은 그렇지 않다. 조던의 노력과 능력에 달려 있다. 들로리스는 소니에게 “스스로 탁월하다고 여기는 선수는 자신의 탁월함에 따라 보상받기를 원한다”며 미래의 이윤을 나누기를 원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소니는 “선수가 아니라 어머니의 판단이겠죠”라며 들로리스의 역할을 인정한다.
리스크는 그 자체로 경영에 바람직한 요소는 아니다. 하지만 모든 위험을 다 회피하고서는 당연히 큰 성공을 이룰 수 없다. 경우에 따라 리스크를 감수하고 뛰어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탁월한 사업가 들로리스의 영화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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