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불공정행위 근절에 ‘배수의 진’…시장 신뢰 회복”

김유진 기자 2023. 6. 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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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세’ 대출 규제 합리화 검토
DSR 규제 원칙은 유지
공매도 재개 시기 단언 어려워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금융감독원 제공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일 불공정 거래를 엄단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 원장은 “공정과 신뢰가 뒷받침되지 않는 금융시장은 모래성과 같다”라며 “배수의 진을 치고 최후의 보루로서 금융시장 안정과 자본시장 불공정행위 근절에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인근 식당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금감원은 이날부터 불공정거래 특별 단속반을 운영하고 자본시장에서 벌어지는 불공정거래, 불법 공매도, 악성 루머 유포 행위 등 시장 교란 행위를 엄격하게 단속한다.

이 원장은 “불법사금융을 하는 사람들이 자금을 모아서 (불공정거래 행위를) 했던 게 80~90년대 버전이라면, 지금은 번듯한 직장을 갖고 있고 번듯한 행태를 하는 분들이 많은 이익을 취할 목적으로 (불공정거래에) 가담하는 경우가 많아서 전문적, 조직적, 장기간으로 하는 불공정거래를 우선적으로 (단속)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원장은 “시장 내에 있거나 일반 투자자 대비 이점이 있는 이들이 지위를 이용해 부당한 이익을 얻는 것을 엄단하는 주된 이유는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며 “불법 이익까지 돌려받을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라며 “금융위원회・한국거래소・검찰・금감원 모두가 좋은 역할을 하면서 윈윈(Win-Win)할 수 있는 것을 잘 설계해 금융 당국 수장이 새로 오더라도 잘 굴러갈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운영하도록 박차를 가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역(逆)전세난 해소를 위한 대출 규제 완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역전세로 인해 임대인의 전세보증금 반환을 위한 대출 규제를 완화할 수 있는 부분을 살펴보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 원장은 소득 대비 과도한 부채를 지지 못하도록 막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의 원칙은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역전세 내지는 전세금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 금융감독원 차원에서 보고 있다”라며 “(규제를 완화할 경우) 부채 증가나 차주의 부담이 어떻게 될지, 어떤 안을 도입한다면 도덕적 해이와 관련된 이슈가 어떻게 될지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원장은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서 왜곡된 금융 규제를 좀 더 합리화시키겠다”라며 “(DSR 규제 관련) 일부 미세조정들이 좀 있는 건 맞지만, 큰 틀에서 지급 여력 대비 대출의 양을 관리하자는 대원칙으로서의 DSR 규제는 지금 완화될 것이라고 기대하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금융감독원 제공

이 원장은 가상자산 감독 체계 구축에 관해서는 “금융시장이라든가 운영 차원에서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서는 금융위와 같이 논의하고 있다”라며 “다만 감독, 검사의 대상이 되는 기관을 어떻게 할지는 시행령에서 금융위에서 정하고 금감원도 의견을 내야 할 문제라 지금은 그 부분을 딱 말씀드리기는 좀 모호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지난달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가 발생한 당시 감독기관 수장이 싱가포르·인도네시아에서 진행된 국내 금융사의 기업설명회(IR)에 참석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이 원장은 “사건이 터진 지 불과 한 3일 만에 합동수사팀이 만들어지고 주범들을 체포하는 절차가 벌어졌는데 이런 일이 그냥 생길 수는 없다”라며 “나름대로는 되게 물밑에서 여러 가지 역할을 했고 앞단에서 챙겼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원장은 “원격으로 (사안을) 챙기고 했지만, 중요한 시점에 자리를 비우면 안 된다는 점에 대해 사과 말씀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공매도 전면 재개에 대해선 “불법 공매도와 관련해 현재 제재 절차가 진행 중인 것도 있고 내부적으로 추가 조사 건도 있다”라며 “고금리로 인한 시장 불안이 상존해 있어 공매도 재개 시기를 이 시점에 단언하기 어려우며 시장이 안정되면 금융위를 중심으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금융회사 이사회와의 소통을 기반으로 지배구조 개선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지배구조를 어떤 방식으로 틀을 규정화시키고 공통된 부분을 추출할 수 있는지를 점검 중이다”라며 “이사회나 지주 회장, 행장 등을 만나 (CEO 선임) 기준과 선정 과정에서의 평가의 방식을 명확히 하고, 다양한 우수 인재들이 CEO 프로세스에 들어올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는 것에 대해 말씀을 드리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이 원장은 “이를 기초로 금융위를 중심으로 해서 제도로서 틀이 있을 거고 각 금융회사들은 그 원칙에 맞게 자기들에 맞는 프로세스를 좀 더 구체화하시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이 원장은 “남은 임기 동안 금감원 본연의 임무인 ‘워치독’ 역할 뿐만 아니라, 금융시장과 시장 참여자에게 따뜻하고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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