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서 처음 열린 의병의 날 기념식 “나라를 위해 희생한 무명의 민초 잊지 않을 것"

김진형 2023. 6. 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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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헌신한 의병들이 있었습니다”

호국보훈의 달과 의병의날(6월 1일)을 맞아 강원도 의병 정신과 순국선열의 뜻을 잇기 위한 기념행사가 춘천에서 개최됐다.

의암학회가 주최한 제13회 의병의날 기념식이 1일 춘천 공지천 의암공원 특설무대에서 열렸다. 강원도에서 민간단체 주최로는 처음 열린 의병의날 기념식이다. 엄찬호 의암학회 이사장, 이대근 춘천의병마을 이사장, 허영·노용호 국회의원, 권혁열 도의장, 김중석 의암류인석기념사업회 이사장(강원도민일보 회장), 이희정 강원서부보훈지청장, 이종호 광복회 도지부장, 류진규 고흥류씨 부학공파 종친회장, 김금분 김유정기념사업회 이사장, 이건숙 애국지사윤희순기념사업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기념식은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자발적으로 일어나 항거했던 강원의병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기념식 현장에는 춘천의병마을이 주최한 의병축제의 일환으로 100년전 간토 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을 다룬 사진과 주민들이 독립운동가 어록을 직접 필사해 담은 깃발 200여점도 전시됐다.

춘천의병아리랑보존회(이사장 기연옥)의 식전공연을 시작으로 강원의병 약사 소개, 추념사 등이 진행됐다. 김금분 김유정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추모헌시 ‘의병께 대하여 경례!’를 낭독했다. 강원대 사학과에 재학 중인 박상현·김채연 학생은 ‘미래세대의 다짐’을 통해 “오늘을 만들어준 과거의 수많은 기억들을 돌아보며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국악창작그룹 자락의 추모 공연도 진행됐다.

이날 참석자들은 의병 정신을 기억해야 한다는 다짐과 함께, 강원의병기념탑과 강원도독립기념관을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냈다.

엄찬호 의암학회 이사장은 기념사에서 “우리 민족은 과거부터 나라가 어려울 때 희생을 아끼지 않았다. 불의에 저항하며 국가와 민족이 나아갈 길을 함께 고민했다”며 “이번 기념식이 춘천의병을 기리는 기념탑을 조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종호 광복회 도지부장은 “의병은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며 구국의 최전선에 뛰어들었다. 의병들이 보여준 나라사랑 정신을 바탕으로 세계평화를 선도하는 국가로 우뚝서야 한다”고 했다.

이대근 의병마을 이사장은 “의병들은 신분과 생각의 차이를 뛰어넘어 구국전쟁에 뛰어들었다”며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갈등이 선열들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 지혜롭게 풀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중석 강원도민일보 회장은 “지역의 향토사를 포함해 우리 역사를 선양하는 일에 앞장서겠다”며 “강원도 의병들의 애국정신을 기리는 사업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관심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허영 국회의원은 “미래정신은 역사에서 나온다. 항몽·항일 의병 등 의병의 역사를 조명하고 국가적으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어 나가겠다”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 또한 의병 정신의 맥락 속에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의 생존권을 위한 투쟁으로 최대한의 방어막을 만들겠다”고 했다.

노용호 국회의원은 “춘천은 독립운동의 성지라고 생각한다. 나라를 위해 신명을 바친 그들에 대한 대우가 소홀한 것에 대해 마음이 편치 않았다”며 “강원도독립기념관 건립 등 의병정신을 계승하는 일에 관심을 갖고 뛰어보겠다”고 말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영상을 통해 “강원특별자치도는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의병의 정신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메시지를 남겼다.

‘다시, 팔도에 고하노라!’를 주제로 춘천의병마을이 주최한 ‘의병축제-역사 콘서트’도 이날 같은 장소에서 열렸다. 퓨전그룹 아르쿠도, 기타리스트 양태환, 소지영 명창, 국악밴드 이상 등이 참여해 시민들과 공감을 나눴다. ‘간토 대진재 100년 사진전’은 오는 7일까지 춘천 지하상가 중앙홀에서 진행되며 3일 오후 6시에는 김진규 시낭송가 등이 참여하는 역사 시낭송 콘서트가 열린다. 29일 춘천 커먼즈필드에서는 ‘강원지역 항일운동 관련 전시, 교육 공간의 필요성’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가 진행된다.

한편 의병의날은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자발적으로 일어났던 의병들의 애국정신을 기리기 위해 2010년 제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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