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의료데이터가 제3자에 전송?···“국민건강 증진”vs“개인정보 노출”

민서영 기자 2023. 6. 1. 16: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러스트

정부가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육성을 위해 대규모의 공공 보건의료데이터를 개방하고 개인의 의료데이터를 제3자에 전송하는 등 방안을 마련했다. 적재적소에 유용한 의료데이터를 활용해 국민 건강을 증진한다는 목적이지만, 개인 건강정보의 노출과 상업적 이용 등 우려의 목소리도 함께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1일 첨단산업 글로벌 클러스터 전략회의(제5차 수출전략회의)에서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고도화’ 방안을 보고했다.

정부는 공공 보건의료데이터 개방을 위해 100만명 규모의 바이오 빅데이터를 수집하는 ‘국가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 사업을 추진한다. 바이오 빅데이터는 임상·유전체 정보 개인 건강정보 등이다. 시범사업을 통해 2만5000명 데이터를 올해 하반기에 우선 개방한 뒤 3년 단위로 구축한 데이터를 순차적으로 개방해 2030~2032년에는 100만명 통합 데이터 전체를 개방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인에 특화한 암 데이터 자료집합(데이터셋)을 만들고, 데이터셋 구축 대상 질병 범위를 암 이외 심혈관계 질환 등까지 확대하는 ‘케이-큐어(K-CURE)’를 추진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공공기관이 보유한 전체 암 환자 정보를 수집·결합해 암 정책·연구를 위해 개방하고, 한국인 특화 10대 암 임상 정보를 표준화해 데이터 중심 병원들에 단계적으로 개방한다.

민간 영역에서도 자발적인 데이터 개방을 유도하기 위해 의료기관의 전자의무기록(EMR) 표준화 인증제도를 활성화하고, 맞춤형 인센티브를 신설한다. 소비자 대상 직접 시행 유전자 검사 허용범위를 계속 확대하고 가명처리가 가능한 유전체 정보 범위를 늘려 관련 연구와 제품·서비스 개발을 돕는다.

보건의료데이터를 중개하는 공공 플랫폼을 만들어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한다. 민간 기업이 연구 목적 등으로 의료데이터를 요청하면 데이터심의위원회를 거쳐 병원이 가명정보로 기업에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보건의료데이터 활용 가이드라인’에 관련 내용을 명시하기로 했다.

당사자가 개인정보를 관리하고 공유하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의료 분야까지 확대하기 위해 규제를 낮춘다. 공공이 보유한 의료데이터 중 민감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건강검진정보, 예방접종이력 등을 대상으로 올해 7월부터 제3자 전송요구권을 우선 도입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해 내년부터 개인 의료데이터에 대한 제3자 전송요구권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실손보험 간편청구 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해 올해 중 보험업법 개정도 추진한다. 가입자가 요청하면 병원에서 보험사에 실손보험 청구 서류를 전산으로 보내도록 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은 그간 여러 차례 시도됐지만, 개인정보 유출 등 우려로 매번 무산됐다. 정부는 이번 법 개정을 통해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를 조속히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강서구 서울창업허브 엠플러스에서 열린 제5차 수출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의료데이터를 공공과 민간에 개방하기로 하면서 개인정보 유출과 상업적 이용 등 우려도 나온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는 지난달 31일 성명을 내고 ‘보험업법 개정안’에 대해 “개정안의 본질은 민간보험사가 환자의 진료 정보를 전자적 형태로 받아 축적하고 이를 이용해 개인을 특정하는 것”이라며 “민간보험사는 질환 가능성이 큰 환자의 가입을 막고 기존 가입자에게는 보험료 차등 인상, 지급 거절을 통해 이윤을 대폭 늘리고자 하는 목적”이라고 비판했다.

심은혜 복지부 보건의료데이터진흥과장은 “제기되는 우려를 고려해 데이터 활용 범위를 제한하고 개별 사업마다 충분한 논의·소통을 거치겠다”며 “건강보험 데이터의 민간 보험사 제공도 사회적 우려와 안전성을 함께 검토해 (보험가입 거절, 보험료 인상 등) 국민에게 불이익이 되는 활용은 금지하도록 지침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