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오염수, 수산물 영향 제한적"..."바다에 풀리면 비가 돼 내린다"
"우리는 지금처럼 수산물을 먹을 수 있습니까? 여러분들은 드실 수 있겠습니까?"(이충환 전국상인연합회 경기지회장)
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소병훈·이재정 민주당 의원 주최로 '후쿠시마 사고원전 오염수 방류 시도와 민생대책 방안 긴급간담회'가 열렸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 시도가 대한민국 경제와 국민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공유하고 선제적으로 대책을 모색하고자 마련된 자리다. 일본이 방류를 예고한 시점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10여명의 의원이 현장에 참석했다.
간담회에서 전문가들은 오염수가 과학적으로 안전한지 여부와 상관없이 국내 수산업의 피해는 불가피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심리적 이유로 해산물 소비가 줄어들 점에서다. 해양 오염에 대한 철저한 감시 시스템 구축과 더불어 어가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 소비촉진사업 등이 대책으로 제시됐다.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의 방류가 시작되면 우리 어민들의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하두식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 수산정책연구소장은 "과학적인 사실 여부와 별개로 사람들의 심리적인 문제가 있다"며 "안전한 수산물에 대해서도 기피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수산물 시장은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했다.
유제범 국회사무처 입법조사관은 "북태평양 해류 순환시스템을 고려하면 오염수 방류가 국내 수산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된다"면서도 "다만 일본산 수입 수산물의 원산지 둔갑 유통 우려, 국내산 수산물의 안전성에 대한 심리적 영향 등으로 국내 수산물 소비가 침체될 경우 국내 수산업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이 확실하게 검증되지 못한 상황에서 문제가 식수·생활용수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임정수 스마트수산어촌포럼 상임대표는 "오염수 해양방류는 단순히 수산업과 어업인에게만 한정되지 않는다"며 "바닷물은 증발해 비와 눈으로 바뀌어 내리기 때문"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방사능 오염에 대한 분석·관리 능력을 강화하는 한편, 발생할 수 있는 민생 피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 상임대표는 "국민이 안심할 수 있게 독자적으로 식품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정보분석 능력과 관리능력을 높이는 정책이 필요하고, 방사능 오염수 유출 정보와 시료 공동채취 등의 검증과 설득으로 국민 신뢰를 얻어야 한다"며 " 신뢰 확보를 위해 소비자와 업계 간 소통의 기회를 마련해주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아마도 앞으로는 일본의 오염수 해양투기가 현실화한다면 그 시점 전에 생산된 소금과 이후의 소금 가격이 다를 것"이라며 "수산업에 대한 피해도 예상되는데, 이미 횟집과 같은 자영업에는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문을 닫는 경우도 이미 상당히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정부의 자세가 안일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시찰단이라는 이름으로 해양투기를 합리화시키고 들러리만 세우고 있다"며 "일본의 해양 투기 환경파괴 행위에 대해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는 게 대한민국 정부라는 안타까운 현실이 눈앞에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시찰단이 과연 (일본에서) 무엇을 보고 왔는지, 제대로 검증했는지에 대해 국회 차원의 청문회를 추진하고, 국민의 뜻을 모아 국회 차원의 해양 투기 반대 결의안 (채택)도 다시 추진하겠다"며 "정부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다시 한번 촉구하고, 일본에게는 지구 생태계를 망가뜨리는 범죄적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소병훈 의원은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의 위험성에 대한 객관적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 의원은 "일본 측에서 제공하는 데이터의 신뢰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본인들이 채취해 조사하고 이상이 없다고 하면 누가 믿을 수 있겠나. 채취에서부터 모든 검사 과정과 결과까지 동의할 수 있는 투명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그전에는 절대로 (오염수를) 투기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재정 의원도 "(일본 정부가)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그 과정에서 검증기관의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한데, 어느 것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다각적인 모색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일본의 투기를 막아내고 (투기로 인해) 닥칠지 모르는 민생 위기에 대해서도 치밀하게 고민해서 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SM, 노예계약 강요"…엑소 백현·시우민·첸, 전속계약 해지 통보 - 머니투데이
- "임신 중 폭행한 남편, 군면제 위해 출산 요구"…고딩맘 사연 충격 - 머니투데이
- 탑 "빅뱅? 이미 탈퇴했다…작년부터 인생의 새로운 챕터" - 머니투데이
- 김연경 "中서 백지수표 연봉 제안"…금액 범위에 유재석 '깜짝' - 머니투데이
- 133만 유튜버 핏블리 "잔고 0원, 헬스장 모두 폐업…우울증 중증" - 머니투데이
- 'ADHD 의심' 김희철 "음주할까 봐 차도 팔아…사고 바란 적도" - 머니투데이
- 인천서 '묻지마 범죄', 외국인이 당했다…"화나서" 흉기 휘둘러 - 머니투데이
- 김호중 사고 당시 '알코올농도' 역산한다…'위드마크 공식' 활용 - 머니투데이
- 통일장관, '김정은 옹호' 文 회고록에…"히틀러 믿어 세계대전 발발" - 머니투데이
- 속 보이는 얄팍한 계산…김호중, 뺑소니 열흘만에 '음주운전 인정'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