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충전에 14시간 작업 트랙터, 농기계도 전기화 바람

안중현 기자 입력 2023. 6. 1. 15:31 수정 2023. 6. 2.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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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글로벌 전기 트랙터 시장 2026년이면 2억달러 넘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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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중부 해안에서 대규모 와인용 포도밭을 관리하는 코스탈빈야드라는 회사는 최근 전기 배터리로 움직이는 소형 트랙터를 사들였다. ‘모나크 트랙터’라는 업체가 개발한 ‘MK-V’ 모델이다. 100% 전기로 작동하고, 최장 14시간 운행이 가능하다.

전기 트랙터 생산회사 모나크가 만든 전기 트랙터 'MK-V'/모나크

코스탈빈야드의 도메닉 벅 이사는 지역 언론 인터뷰에서 “전기 트랙터를 사용해 연료비를 줄이고 온실가스 배출을 저감할 수 있어 기대가 크다”며 “큰 힘이 필요한 작업에는 기존 디젤 트랙터를 이용하고 있지만, 농약을 뿌리거나 포도를 수확해 와이너리로 운반할 때는 전기 트랙터가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커다란 바퀴를 달고 굉음을 내며 세계 각지의 농촌에서 억척스러운 일꾼 노릇을 하는 내연기관 트랙터가 사라질 수 있을까. 세계 각국이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을 같도록 해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넷 제로’(Net Zero)를 선언하면서 농기계 분야에서도 전동화(電動化) 바람이 불고 있다.

전기 농기계는 배출가스와 소음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전기자동차가 급격히 늘어난 것과는 달리 전동화가 상대적으로 더뎠다. 농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농기계는 큰 힘을 필요로 하는 데다 긴 작업 시간을 버텨야 하기 때문에 대용량 배터리가 필요하다. 대용량 배터리가 가격이 비싼 것은 물론이고 충전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약점이 있어 농기계 전동화 속도가 더뎠다.

하지만 최근 세계적인 농기계 회사들이 잇따라 ‘친환경화’를 선언하고 기술 경쟁을 벌이면서 전동화가 빠른 속도로 진전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0년 1억1600만달러(약 1540억원) 규모였던 전기 트랙터 시장 규모는 2026년 2억1900만달러(약 29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는 배터리 기술의 한계로 100마력 언저리의 중소형 트랙터를 중심으로 전기화가 진행되고 있다. 소형 전기 트랙터로 지난해 일본의 구보타는 ‘LXe-261′ 모델을, 영국의 CNH는 ‘T4′ 모델을 각각 공개했다. 두 회사는 조만간 대량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미국의 애그코(AGCO) 역시 2017년 시제품을 선보인 전기 트랙터 ‘e100′을 내년에는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존 디어’라는 브랜드로 친숙한 세계 1위 농기계 기업 디어앤드컴퍼니는 2016년에 이미 전기 트랙터를 선보인 바 있다. 한 시간 동안 작업이 가능했지만, 충전하는 데 3시간이 걸리는 약점 때문에 큰 반향을 얻지는 못했다. 요즘 디어앤드컴퍼니는 전선으로 전기를 공급하는 전기 트랙터 ‘그리드콘(GridCON)’을 개발, 현재 테스트 중이다. 그리드콘은 배터리로 작동하는 전기 트랙터와 달리 최대 400마력가량의 힘을 낼 수 있다고 한다.

물론 디어앤드컴퍼니가 배터리로 구동되는 전기 트랙터 개발을 포기한 건 아니다. 2021년 오스트리아 배터리 스타트업 크라이젤일렉트릭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밀도가 높고 내구성이 좋은 배터리 모듈 개발에 뛰어들었다. 디어앤드컴퍼니는 2026년 배터리 구동 방식의 전기 트랙터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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