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공삼’이 아니다, ‘홈런’을 쳤다...돌아온 거포, 무엇이 달라졌나 [SS시선집중]

김동영 2023. 6. 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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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김동엽이 3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리그 SSG전에서 7회초 좌월 솔로을 때린 후 강명구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 | 문학=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문학=김동영기자] 떨어지는 공에 여지 없이 삼진을 당했다. 이른바 ‘떨공삼’이다. 최대 약점이라 했고, 고칠 수 없을 것이라 했다. 그런데 이 공을 때려 홈런을 만들었다. ‘돌아온 거포’ 김동엽(33)이 변했다.

김동엽은 3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SSG와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2-2로 맞선 7회초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1회초 강민호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냈고, 4회초 이재현의 우월 솔로포가 터지며 2-0으로 앞섰다. 4회말 2실점하며 2-2 동점 허용. 그리고 7회초 선두타자로 김동엽이 섰다. 마운드에는 SSG 선발 로에니스 엘리아스.

스트라이크-헛스윙으로 카운트 0-2로 몰렸다. 이후 계속 파울을 치면서 풀카운트 승부를 만들었다. 10구째 떨어지는 체인지업이 들어왔다. 김동엽이 자세를 낮추면서 배트를 돌렸다.

살짝 자세가 무너진 감은 있었지만, 정타가 됐다. 타구는 훨훨 날아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스코어 3-2가 되는 순간이었다. 이것이 최종 스코어가 됐다.

상징적인 장면이다. 김동엽은 거포다. 그러나 홈런에는 세금이 붙는다. 삼진이다. 김동엽도 변화구에 약점을 보였다. 특히 떨어지는 공에 삼진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삼성 김동엽이 3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리그 SSG와 경기에서 7회초 좌월 솔로 홈런을 때린 후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제공 | 삼성 라이온즈


체인지업은 속구와 같은 궤적으로 오다가 떨어지거나 흘러나가는 공이다. 좌투수가 우타자를 상대할 때 반드시 필요한 구종이기도 하다. 그러나 김동엽이 극복했다. 예전이라면 허무한 삼진으로 물러났을지도 모른다.

김동엽은 “내가 타이밍이 좀 빠른 것 같았다. 조금 공을 뒤로 끌어들인 상태에서 치겠다는 생각을 했다. 끝까지 체인지업을 쫓아가면서 정타가 나온 것 같다. 공이 떴을 때, 내 몸이 벌어지지 않은 상태였다. 페어가 될 것 같았다. 그래서 뛰었다”고 설명했다.

부상 복귀 후 첫 안타가 홈런이 됐다. “복귀 후 첫 장타가 빨리 나왔다. 그것도 팀 승리를 만드는 홈런이어서 굉장히 기분이 좋다. 내일 다시 잘 치겠다”며 웃었다.

사실 시즌 초반 페이스가 너무 좋았다. 개막 후 11경기에서 타율 0.333, 3홈런 9타점, 출루율 0.405, 장타율 0.636, OPS 1.041을 찍었다. 그러나 4월15일 경기 도중 대퇴부 부상을 입었다. 날벼락이 떨어지고 말았다.

김동엽은 “처음에 다쳤을 때는 상심이 컸다. 한 며칠 힘들었다. 마음고생이 심했다. 다행히 회복 속도가 굉장히 빨랐다. 위안을 삼으면서 복귀 준비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단 결과를 듣고 굉장히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래도 희망을 가졌다. 일본에 가서 치료를 받고 왔다. 주변에서 조언을 해줬고, 도와줬다. 덕분에 빨리 돌아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강조했다.

삼성 김동엽이 3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리그 SSG전 승리 후 인터뷰에 나섰다. 사진 | 문학=김동영기자 raining99@sportsseoul.com


지난 28일 복귀했다. 첫 경기는 4타수 무안타. 30일에는 대타로 1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그래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만큼 열심히 준비한 시즌이다.

김동엽은 “오랜만에 경기에 나섰다. 첫 경기 무안타에 그치면서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하시더라. 크게 개의치 않았다. 겨울에 준비한 것도 있고, 속으로 자신 있었다. 타석에 서면 다시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덕분에 홈런이 나온 것 같다”고 짚었다.

이어 “비시즌부터 지금까지 진짜 열심히 준비했고, 준비하고 있다. 못 치더라도 흔들리지 않고자 한다. 꾸준히 유지하려고 한다. 그러면서 내 것이 생긴 것 같다.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평정심’이라 했다. 결국 체력적, 기술적으로 대비가 됐다는 의미다. 특히 타격폼이 그렇다. 지난 몇 년간 수차례 타격폼을 바꿨다. 잘하고 싶어서 그랬지만, 혼란만 가중되고 말았다. 지금은 정립이 됐다.

김동엽은 “내가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다. 내가 하루 못 치더라도, 이제는 타격폼 때문은 아니다. 꾸준하게 지금 타격폼을 유지하면서 경기에 임하다 보면, 결과가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스스로 그렇고 다짐하고 있다. 결과도 조금씩 나오는 것 같다”며 힘줘 말했다.

김동엽은 삼성에 꼭 필요한 자원이다. 리그 전체로 봐도 우타 거포가 귀해지고 있는 상황. 김동엽이 완전히 자기 몫을 해준다면 다른 팀이 부워러하기 충분하다. 타선이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기에 김동엽의 활약이 반드시 나와야 한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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