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남성직원 출산휴가 의무화..육아휴직도 눈치 없이"

서울시 "남성직원 출산휴가 의무화..육아휴직도 눈치

[파이낸셜뉴스] 서울시가 배우자 출산 시 신청을 하지 않아도 사업주가 10일의 출산휴가를 의무적으로 부여하도록 하는 '배우자 출산휴가 의무사용제'를 도입한다.

서울시는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시 일·생활 균형 3종 세트'를 시행한다고 1일 밝혔다. 일과 생활균형을 어렵게 하는 기업문화와 직장 내 분위기를 개선해야 저출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서울시 일·생활 균형 3종 세트'는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시가 추진 중인 '엄마아빠 행복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직장 내 불이익 등에 대한 우려로 육아휴직 등 사용이 어려운 현실을 반영, 일하는 부모들이 법적으로 보장된 모·부성권 보호제도를 적극 사용하도록 사업주가 나서서 활성화한다는 목표다.

우선 시는 국내 최초로 '배우자 출산휴가 의무사용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배우자 출산 시 직원의 신청이 없어도 사업주가 10일의 출산휴가를 의무적으로 부여해야 한다.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르면 배우자가 출산한 경우 90일 내에 직원이 휴가를 청구하면 사업주는 10일의 휴가를 줘야 한다. 하지만 이런 정책적 확대에도 불구하고 눈치가 보여 10일을 모두 청구해 사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시는 직원의 청구가 없을 경우 사업주가 기한 내에 남은 휴가일수 만큼 휴가를 자동으로 부여하도록 했다.

인사상 불이익에 대한 걱정 없이 육아휴직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사업주가 정기적으로 육아휴직 사용을 서면으로 권고하고, 육아휴직으로 인한 인사상 불이익이 없는지 모니터링도 실시한다. 또한 복직 이후 빠른 업무 적응을 돕기 위해 교육프로그램도 마련해 추진한다.

만 8세 이하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둔 엄마아빠들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를 적극 사용하도록 사업주가 정기적으로 서면권고하게 된다. 육아를 하면서도 경력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시는 이번 '서울시 일·생활 균형 3종 세트'를 통해 우선 법적으로 보장된 제도부터 활성화한 후 일과 생활 균형 직장문화 조성을 위한 새로운 제도 발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맞벌이 부부의고충 해결을 위해 ‘서울시 일·생활 균형 3종 세트’를선도적으로 시행하게 됐다”며 “서울시와 투자·출연기관부터 선도적으로 도입하고, 민간기업으로 확산해 우리 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