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 교육’이라는 빙산의 수면 아래를 찾아서

류석우 기자 2023. 6. 1.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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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 교육, 취준생의 등불일까?' 국비 지원 코딩 교육의 현실을 다룬 제1464호 표지이야기는 이 간단한 물음에서 시작했습니다.

2023년 1월 <한겨레21> 교육연수생에 지원한 스물여섯 살 청년이 낸 취재계획서의 첫머리입니다.

국비가 지원되는 코딩 교육을 받은 청년들을 만나며 처음 느꼈던 점은 '애매함'이었습니다.

그러나 취재할수록 코딩 교육을 받는 청년들이 문제를 겪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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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토크]

‘코딩 교육, 취준생의 등불일까?’ 국비 지원 코딩 교육의 현실을 다룬 제1464호 표지이야기는 이 간단한 물음에서 시작했습니다. 2023년 1월 <한겨레21> 교육연수생에 지원한 스물여섯 살 청년이 낸 취재계획서의 첫머리입니다. 그도 컴퓨터공학을 복수전공한 취업준비생이었습니다. 고백하자면 연수생이 이 문제를 들고 왔을 때까지만 해도 코딩이 무엇인지, 부트캠프가 무엇인지도 잘 알지 못했습니다. 연수생은 한 달 동안 취재해 ‘23만 코딩 수강생은 어디로 갔나’ 기사를 썼고, 그것으로 끝난 줄 알았습니다.

교육에 초점을 맞춘 과정 탓에 연수생의 기사는 많은 내용을 담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기사에 대한 청년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조금 더 취재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국비가 지원되는 코딩 교육을 받은 청년들을 만나며 처음 느꼈던 점은 ‘애매함’이었습니다. 교육의 질을 문제 삼는 청년들의 주장으론 명확히 어디에 잘못이 있다고 보기도, 법적으로 책임을 묻기도 어려워 보였습니다.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기사가 거의 없었기에 기사를 어떻게 써야 할지도 막막했습니다.

그러나 취재할수록 코딩 교육을 받는 청년들이 문제를 겪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졌습니다. 모호하고 우연한 잘못이 반복해 나타났습니다. 인당 1천만~2천만원의 국비를 전액 지원받으며 학원을 다닌 이들이 인터뷰에서 가장 많이 한 말은 “세금이 너무 아깝다”는 것이었습니다. 정보기술(IT) 업계에 있는 이들도 지금의 교육 방식에 의문을 나타냈습니다. 개발자를 꿈꾸는 사람이 많아진 것을 반가워하면서도 그들이 키워지는 구조에는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현직 개발자와 전문가가 문제점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IT 업계가 건실한 방향으로 성장하길 원해서일 겁니다.

지난호 기사엔 개발자가 되기 위해 국비 지원을 받고 부트캠프에 다닌 청년들이 겪은 현실을 담았습니다. 정부가 왜 국비 지원 사업을 도입하고 어떻게 관리해왔는지, 부트캠프 성장의 근본적 배경엔 무엇이 있는지도 들여다봤습니다. 그러나 기사에 담지 못한 내용이 더 많습니다. 제대로 된 점검 없이 대규모 국가 예산을 지원받으며 성장한 코딩학원엔 분명한 문제가 있습니다.저희가 다룬 건 빙산의 일각입니다. 아직 치명적인 허점은 드러내지 못했고, IT 업계 내 인력구조 문제도 피상적으로만 다뤘습니다. 역량 부족입니다.

저희는 그래서 더 취재해보려고 합니다. 최근 한 제보를 받았습니다. 기사에 언급된 ㅋ사의 강사 운영에 관한 것입니다. 고용노동부가 현재 조사하는 사안이기도 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었고, 노동부는 어떻게 조사했는지 조만간 기사로 알려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참, 청년들의 연락도 받았습니다. 한 청년은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기사 나간다고 바뀌는 게 있을까요?” 글쎄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계속 쓰겠습니다.

류석우 기자 raint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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