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종이달’ 이시우 “김서형과 불륜 연기, 마음은 사랑이었다”

지난달 종영한 10부작 지니TV 오리지널웹드라마 ‘종이달’(극본 노윤수, 연출 유종선)은 숨 막히는 일상을 살던 여자 유이화(김서형 분)가 은행 VIP 고객들의 돈을 횡령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되는 서스펜스 드라마다.
이시우는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촬영하고 5달 정도 기다리다 방영이 됐다. 오래 기다린 작품이라 기쁘고, 많이 사랑해줘서 감사하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이시우가 맡은 윤민재는 연극영화과를 휴학하고 영화 감독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영화학도다. 가난하더라도 양심과 신념을 지키는 인물이었으나 모든걸 다 받아주고 환경을 조성해주는 유이화에게 매달려 금전적 요구뿐 아니라 갑질까지 하는 인물이다.
‘윤민재’ 역에 출연을 결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시우는 “처음 오디션을 봤을 때, 대본을 4~5부까지 봤다”면서 “처음 봤을 때 인상은 비에 홀딱 젖은 유기견같더라. 보호와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변화하는 모습이 보이더라. 민재의 모습이 정당화될 순 없지만 배우로서 이런 역할을 또 언제 해볼 수 있을까 싶어서 욕심이 났다”고 밝혔다.
유이화와 윤민재는 불륜관계다. 최기현(공정환 분)과 가정을 꾸린 유이화가 외도를 한 것. 20대 초반의 윤민재와 중년의 유이화는 나이 차도 꽤 난다.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이시우는 “사랑을 시작하는 게 친절하게 그려지지 않아 더 위험한 관계로 비춰지는 것 같다”면서 “정확하게 정의를 내릴 순 없다. 민재가 어머니의 부재를 느끼는 가운데 유이화의 따뜻함을 보고 끌리지 않았겠나”라고 말했다.
이시우는 유이화가 자신의 외할아버지의 돈을 훔치는 장면을 보고, 동질감을 느꼈다고 했다. 다른 가족들의 이야기나 전사가 제대로 나와있진 않지만, 외할아버지가 사망할 경우 윤민재에게 상속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시우는 “민재의 성격상 할아버지의 돈을 상속받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영화 촬영 중 후배가 다친 뒤, 급하게 필요한 돈을 빌리러 가긴 했지만 그건 민재 기준에서 자존심을 다 버리고 갔던 것이다”라고 해석하며 “자세히는 나오지 않지만, 민재 역시 할아버지의 돈이 더러운 돈이라는 걸 알아서 상속을 받을 수 있는 순위여도 안받을 것 같다”고 봤다.
이시우의 말처럼 윤민재가 돈보다 자신의 생각이나 신념, 자존심을 우선하는 사람이라고 하기엔 유이화에게 경제적으로 지나치게 기댄다. 의존하다못해 사치를 일삼기까지 한다. 일부 시청자들은 ‘저건 꽃뱀이 아니냐’는 반응까지 보였다.
윤민재는 유이화가 잡아준 호텔 스위트룸에서 룸서비스로 삼시세끼를 해결하고, 체크아웃을 한 뒤엔 모범택시를 타고 간다. 이렇게까지 변한 이유는 뭘까.
이시우는 “이화가 잡아준 스위트룸에 2주 있었다. 거기에 들어간 것 부터가 아직 철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아직 성숙하지 못한 인가적인 모습이 아닐까”라며 “민재는 계속 받는 입장이다. 처음엔 미안해서 받을 수 없었지만, 고마움에 받게 되고 익숙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변화가 서서히 일어난다. 민재는 유이화에게 돈이 많다는 것을 알고 관계를 시작한 건 아니다. 그러나 관계 속에서 나를 생각해주는 마음이 고마웠고, 그게 지속되면서 그게 원래 자기것인 것마냥 생각하는 변화를 겪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시우는 또 “저는 민재를 이해하고 연기해야하는 입장이었다. 정당화될 수 없다는 걸 알지만, 촬영하는 동안엔 이해하려고 했다. 촬영 이후 잊고 지내다가 방영이 되면서 시청자분들이 민재를 질타하는 것을 보고 순간 ‘아! 이건 정당화될 수 없는 행동이었지?’ 하는 순간이 왔다. 연기할 때는 인식도 못했다”고 고백해 민재에 고스란히 녹아 들었음을 보여줬다.
윤민재는 모든 걸 다 베풀어준 유이화 덕에 호의호식했다. 민재의 마음에 이화를 향한 사랑은 과연 있기는 했을까. 이시우는 “사랑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단호히 말했다.
“본인이 느끼기엔 사랑이었을 거예요. 사람이 정말 힘든 상황에 처하면 지푸라기라도 잡고픈 심정이 생기잖아요. 그걸 사랑이라고 믿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부적절한 관계, 불륜이었지만 이화는 민재에게 있어서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곳이자, 처음으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에요. 그런 선물같은 시간, 관계를 사랑이라 착각했을 것 같아요. 적어도 민재에겐 사랑이었습니다.”
윤민재는 감독으로 성공하자 유이화와 관계를 정리하려 했다. 윤민재가 유이화를 이용만 하고 버렸다는 비판이 나온 이유다.
이시우는 “민재가 성공을 이뤘는데 불건강한 관계가 밝혀지면 힘들어질 것 같았을 거고, 성공했다고 해서 이화에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점에서 부채감도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 ‘당신의 피에로가 된 것 같다’는 말까지 한 거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민재는 이화가 자신 때문에 횡령했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라고 유이화의 범죄와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시우는 또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민재가 정신 차리고 이화를 찾아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유이화를 향한 윤민재의 마음이 적어도 민재 본인에겐 ‘사랑’이었을 거라 말한 이시우는 반대로 윤민재를 향한 유이화의 마음에 대해선 “사랑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다”고 말했다.
“민재가 부담감을 느낀 것은 이화가 민재에게 사랑 표현을 하지 않아서인 것 같아요. 이화는 민재를 사랑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를 통해 자신의 만능감을 느껴야 했을 거고, 그 대상이 꼭 민재가 아니어도 됐을 것 같아요. 태국으로 도망 가서도, 누굴 도울 상황이 아님에도 돕잖아요. 이화는 민재를 통해 자신의 만족감을 채운 것 같아요.”
윤민재의 변화에 따라 드라마 팬들의 반응은 응원에서 비난으로 바뀌었다. 이시우는 이를 언급하며 “‘종이달’은 이화의 이야기다. 욕을 하셔도, 배역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다”면서 “열린 결말로 끝나지 않나. 시청자의 입장에서 보기엔 힘들더라. 그래도 제 입장에선 만족스러웠다. 민재가 이화를 찾아 태국으로 가는 것과 한국에서 후회하는 것. 두 가지 상황을 혼자 그려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시우는 “편하게 대해주셔서 좋았다”며 “소녀같은 모습을 가지고 계시더라. 처음 봤을 때부터 긴장이 풀려서 마음 놓고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배가 너무 잘하시지 않나. 나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내가 욕심낸다고 선배보다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욕심내면 어긋날까봐 흘러가듯 연기하려고 했고, 그렇게 생각하니 부담감이 덜어지더라”고 돌아봤다.
데뷔 5년만에 주연이 된 소감은 어떨까. 이시우는 “작은 역할로 작품에 참여할 때도 책임감과 부담감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주연이 되니 더욱 커지더라”면서 “전엔 풀리지 않는 부분이 있어도 혼자서 어떻게든 해결해보려고 했는데 이제는 더 주변에 도움을 요청한다. 앞으로 더 많이 배워야겠더라. 선배들과 감독님께 어려운 것은 어렵다고, 긴장되면 긴장된다고 말씀드리니까 더욱 자유로워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시우는 “김서형 선배님이 ‘안풀리는 신이 있다면 생각이 많아지고 행동하기 두려워진다. 너무 생각에 갇히지 말고 움직여라’라고 해주셨다. 도움이 많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앞으로 하고픈 작품은 뭘까. 이시우는 “로코도 하고 싶고, 운동선수 이야기도 해보고 싶다. 누아르나 액션도 좋아한다. 모든 장르를 다 좋아한다. 악역에 대한 욕심도 크다. 영화 ‘범죄도시2’에서 손석구 선배님 연기를 좋아한다. 그런 역할을 할 나이는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런 악역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열정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이시우는 “‘종이달’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 현실 속 우리들의 모습과 닮아 있는 이야기다. 다양한 인물들이 나오니 나와 닮은 인물은 누구일지, 응원하고 싶은 인물은 누구일지 생각하면서 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아직 보지 않았다면 꼭 시청 부탁드린다. 민재도 보다보면 정이 간다”고 시청을 당부했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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