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막전막후] 아시아나, 합병 '난항' 속 비행기 문 열림 사고에 노조 파업까지

박채은 기자 2023. 6. 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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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착륙 직전인 아시아나 여객기에서 비상탈출문이 열렸던 사고 소식, 다들 깜짝 놀란 마음으로 보셨을 겁니다. 

당시 문을 열었던 승객이 아무런 제지 없이 공항을 벗어났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아시아나의 사고 대응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최근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 승인도 안갯속인 가운데, 조종사 노조는 파업을 예고하기까지 하면서 아시아나의 수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산업부 박채은 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우선 비상구 문은 어쩌다 열리게 된 겁니까? 

[기자] 

지난달 26일 제주에서 대구를 향하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서 비상구 좌석에 앉은 승객이 비상구 레버를 돌려 문이 열렸습니다. 

약 200미터 상공에서 비상문이 열리면서 여객기 안으로 강한 바람이 들어와, 승객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는데요.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일부 승객이 놀란 나머지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면서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앵커] 

사고 이후 과정에서 논란이 된 부분도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비상문을 열고 뛰어내리려던 승객이 승무원에게 제압됐고, 착륙 후 곧바로 경찰에 체포됐다는 게 당시 아시아나 설명이었는데, 해당 승객이 비행기에서 빠져나온 다음 신고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시아나 관계자에 따르면 비상구 출입문이 열리는 순간에 목격자가 없어서, 당초 기내에서는 해당 승객이 '보호 대상'인 피해자로만 여겨졌고, 착륙하고 나서 "정신적으로 돌봄이 필요하다"며 다른 직원에게 인계됐습니다. 

해당 승객은 동행한 직원에게 비상문 레버를 작동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되물었고,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직원이 뒤늦게 신고를 한 겁니다. 

다만 국토교통부가 아시아나 대응이 적절했는지 여부를 경찰과 함께 조사하고 있습니다. 

또, 재발 방지를 위해 해당 기종의 비상구 앞자리를 판매하지 않기로 한 아시아나 대책도,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황호원 / 한국항공대학교 교수(항공보안학회장): (비상시) 90초 룰이라고 하는 제도가 있기 때문에 빠른 시간 내에 항공기 안에 있는 승객들을 모두 밖으로 탈출시켜야 되는데 그 자리에 있는 분들이 객실 승무원을 도와서 그 역할을 감당해야 되기 때문에 비상구 앞 좌석을 판매하지 않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앵커] 

이런 와중에 파업 리스크도 커지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아시아나 조종사 노조가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게 되면서입니다. 

조종사 노조는 지난달 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했는데, 참여한 조합원 1천95명 중 92%가 찬성해 쟁의권을 확보했습니다. 

아시아나는 "기업결합심사가 진행되는 중요한 시점에서 노조가 책임을 회사에만 돌린 것이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앵커] 

실제로 파업까지 갈 가능성이 큰가요? 

[기자] 

조합원들은 임금 인상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한 상황입니다. 

아시아나 조종사 노조와 사측은 코로나 기간 중 3년 동안 임금을 동결했습니다. 

노조는 지난해 10월부터 2022년 임금을 두고 회사 측에 10%대 임금 인상률을 제안했지만, 사측은 2.5%의 임금 인상률을 제시해 합의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천완석 /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동조합 사무국장: 7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회사가 임금 협상장에서 보여준 단 0.1%도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지금 저희 조합원들이 많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준법 투쟁을 통해서도 회사의 입장 변화를 이끌어낼 수 없다면 조합은 파업을 고려하고 있고, 관련 절차를 준비 중에 있습니다.] 

조종사노조는 오는 7일 발대식을 열고 임금협상을 위한 투쟁이 시작됩니다. 

[앵커] 

아시아나항공은 기업의 존폐가 달린 대한항공과의 인수합병 문제도 남아 있는데, 돌아가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죠? 

[기자] 

최근 EU 집행위원회가 두 회사의 기업결합에 대한 2단계 심층 조사에 이어, 중간심사 보고서를 통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통보했습니다. 

또 미국 법무부가 양사 합병을 막기 위해 소송을 검토한다는 현지 언론 보도까지 나오면서, 합병 계획 자체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황용식 /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대한항공 측에서는 국내항공사 프레미아라든지 슬롯을 가져가는 걸로 제안을 했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소송 얘기가 나온다는 것은 결국 외국 항공사들에게 슬롯을 내줘야 되는 그런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만약 미국과 유럽 둘 중에 한쪽에서라도 승인을 받지 못하면 대한항공과의 합병은 없던 일이 되는 만큼, 아시아나도 가슴을 졸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박채은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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