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오승환,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까지 이제 두 걸음

올 시즌 초반 구위 저하로 은퇴설까지 돌았던 '끝판왕' 오승환(40·삼성 라이온즈)이 불굴의 의지로 다시 일어나 '불멸의 기록'을 향해 다시 뛰고 있습니다.

오승환은 지난달 3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BO리그 SSG 랜더스와 방문경기에서 3-2로 앞선 9회말 구원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올 시즌 6번째, KBO리그 개인 통산 376번째 세이브를 올렸습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2시즌 동안 80세이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4시즌 동안 42세이브를 올린 오승환은 한미일 통산 498세이브를 달성했습니다.

이제 오승환은 2세이브를 더 올리면 최초의 한미일 프로야구 통산 500세이브 금자탑을 쌓습니다.

오승환의 선수 이력은 곧 한국 야구 마무리 투수의 역사입니다.

2005년 단국대를 졸업하고 삼성에 입단한 대졸 신인 오승환은 그해 4월 27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LG 트윈스를 상대로 개인 첫 세이브를 거두며 역사의 첫 페이지를 넘겼습니다.

오승환은 입단 2년 차인 2006년 아시아 단일리그 최다 세이브 기록(47세이브)을 달성했고, 2007년 9월 18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KBO리그 역대 최단경기 100세이브(180경기) 기록을 세웠습니다.

200세이브 고지는 2011년 8월 12일 KIA전에서 밟았습니다.

2012년 7월 1일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전에선 개인 통산 228세이브를 올려 김용수 전 중앙대 감독이 갖고 있던 한국 기록(227세이브)을 깼습니다.

2014년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한 오승환은 한신 타이거스 유니폼을 입고 그해 7월 21일 요미우리 자이언츠 전에서 한일 300세이브째를 챙겼습니다.

이듬해엔 41세이브를 올리며 2년 연속 일본 프로야구 센트럴리그 구원왕에 올랐습니다.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계약한 뒤 빅리그에 진출했고, 첫해인 2016년 7월 3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빅리그 첫 세이브를 올리며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한미일 프로야구에서 세이브를 거둔 선수가 됐습니다.

2019년 9월 미국 생활을 마무리한 오승환은 다시 국내에서 한미일 세이브 기록을 늘렸습니다.

2020년 6월 16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400세이브를 달성했고, 2021년 9월 22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450세이브 고지에 올랐습니다.

오승환은 지난해에도 31세이브를 거두는 등 녹슬지 않은 실력을 과시했습니다.

그러나 오승환은 올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시달려 지난 4월 마무리 보직을 반납했고, 중간에서도 위력적인 공을 던지지 못했습니다.

천하의 오승환도 세월의 흐름을 거스르지 못하는 듯했고, 주변에선 오승환이 이대로 은퇴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왔습니다.

오승환은 데뷔 19년 만에 첫 선발 등판이라는 마지막 몸부림을 쳤고 지난달 3일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73개의 공을 던지며 다시 감각을 끌어올렸습니다.

3실점으로 비교적 호투한 오승환은 이후 회복 시간을 보낸 뒤 복귀했습니다.

496세이브에 멈춰있던 시계는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지난달 19일 NC 다이노스전에서 497번째 세이브를 거둔 오승환은 31일 498번째 계단에 올라섰습니다.

이제 두 번만 뒷문을 잘 잠그면 역대 최초의 한미일 500세이브를 달성합니다.

한미일 프로야구에서 500세이브를 거둔 투수는 단 두 명에 불과합니다.

MLB에서 652세이브를 올린 마리아노 리베라와 601세이브를 기록한 트레버 호프만이 주인공입니다.

일본 프로야구에선 407세이브를 거둔 이와세 히토키가 최다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오승환의 500세이브 기록은 조만간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오승환의 구위와 흐름, 기세는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최근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45, 피안타율 0.130의 성적을 거뒀습니다.

선발 등판 이전 10경기 성적(평균자책점 4.50, 피안타율 0.310)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삼성은 오늘(1일) SSG전을 치른 뒤 2일부터 대전에서 한화 이글스와 3연전에 나섭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연합뉴스)

전영민 기자ymin@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