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이란 농축 우라늄 비축량, 허용 최대치의 23배”
‘미신고 장소 핵물질’ 의혹은 해소
이란핵합의 복원은 여전히 요원
이란이 최근 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크게 늘렸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제사회가 허용한 최대치의 무려 23배에 달하는 규모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추진하는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IAEA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13일 기준 이란의 농축 우라늄 비축량이 4744.5㎏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2015년 미국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이 함께 서명한 이란핵합의에서 최대치로 규정하고 있는 202.8㎏의 23배가 넘는 양이다.
우라늄 농축 농도도 심각한 수준이다. 이란핵합의는 우라늄 농축 농도를 3.67%로 제한하고 있지만, 이 역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20%까지 농축된 우라늄은 지난 2월 조사 이후 36.2㎏ 증가한 470.9㎏으로 측정됐고, 60%까지 농축된 우라늄은 26.6㎏ 증가한 114.1㎏으로 추정됐다.
보통 핵무기에 사용되는 우라늄은 90% 수준까지 농축하는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적어도 두 개의 핵무기에 연료를 공급할 능력을 갖췄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외신들은 현 상황에선 이란핵합의 복원이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이란핵합의는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는 대신 미국 등 서방이 이란에 부과했던 각종 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합의를 파기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를 다시 시행하면서 갈등을 빚었다. 이후 바이든 행정부는 이란핵합의 복원을 시도했지만, 좀처럼 활로를 뚫지 못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합의를 되살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IAEA는 다만 논란이 됐던 ‘미신고 장소 핵물질’ 의혹에 대해선 “(이란 측의) 타당한 설명을 들었다”며 조사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IAEA는 지난 3월부터 투르쿠자바드, 마리반, 바라민 등 미신고 지역에서 핵물질 흔적이 나왔다는 일각의 주장을 검증해왔다. 이 지역들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비밀 핵 활동 장소로 지목한 곳이기도 했다.
IAEA는 또 지난해 이란이 핵시설 감시용 카메라를 철거한 행위와 관련해선 “신고된 우라늄 농축 시설 두 곳과 이스파한 지역 내 원심분리기 부품 생산 시설을 감시할 장비가 새로 설치됐다”면서도 “더 많은 장비가 마련돼야 한다. 이란 당국의 협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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