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거치며 여성 경력단절 심화…10명중 4명 직장 떠나

계승현 2023. 6. 1. 12: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재취업 기간도 7.8년→8.9년으로 늘어…임금격차 유발
경단여성 10명 중 6명은 30대…"돌봄 대안 없어서"
경단녀 줄이려면…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계승현 기자 =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지난 3년간 우리나라 여성의 경력단절 현상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력단절 경험 비율은 35.0%에서 42.6%로 뛰었고, 재취업까지 걸리는 기간은 7.8년에서 8.9년으로 늘어났다.

여성가족부는 만 25∼54세 여성 8천5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 실태조사' 결과를 1일 발표했다. 경력단절여성법에 따라 3년마다 내는 국가승인통계다.

경단 겪으면 40만원 덜 번다…절반이 4인 이하 사업체 종사

만 25∼54세 여성 중 한 번이라도 경력단절을 겪은 사람은 10명 중 4명(42.6%)꼴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35.0%) 조사 때보다 7.6%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모든 세대에서 자녀가 있는 기혼여성은 자녀가 없는 기혼여성보다 경력단절 경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력단절 이후 다시 일자리를 얻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3년 전 7.8년에서 1년가량 늘어 8.9년이다. 경력단절을 처음 경험하는 나이는 평균 29.0세(2019년 28.4세)다.

코로나19 시기에 해당하는 2020년 3월부터 조사시점인 2022년 8∼10월까지 일을 그만둔 여성의 65.6%가 30대였다. 일을 그만둔 당시 53.9%는 대면업무가 많은 서비스 업종에 종사했다.

일터를 떠난 직접적 요인으로는 절반가량이 '긴급한 자녀돌봄 상황에서 대응방안의 부재'(49.8%)를 꼽았다.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온라인 수업으로 집에 머무는 자녀를 돌봐줄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경력단절 이후 새로 구한 일자리는 전 직장에 비해 임금과 고용 안정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력단절 이전 1∼4인 사업체 종사 비율은 20.9%였는데, 경력단절 이후 이 비율은 절반가량(45.7%)으로 뛰었다. 5인 이상 사업체 종사 비중은 모두 감소했다.

경력단절 이후 첫 일자리의 현황을 보면 사무직·전문가, 상용직, 전일제 일자리는 줄었고, 판매·서비스직, 임시직·자영업자, 시간제 일자리는 늘었다. 주 평균 근로시간도 4.3시간 줄어들었다.

경력단절 후 첫 일자리 월 임금(214만3천원)은 경력단절 이전(253만7천원)의 84.5% 수준이며,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의 현재 임금은 경력단절 경험이 없는 여성의 84.2% 수준이다. 경력단절이 임금 격차를 유발한다는 의미다.

[그래픽] 경력단절여성 실태조사 결과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여성가족부는 만 25∼54세 여성 8천5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 실태조사' 결과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지난 3년간 우리나라 여성의 경력단절 현상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경력단절 현상이 심화한 가운데 임신·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 등이 갖춰져 있는 회사에서는 그 이용률이 높아졌지만, 그렇지 않은 사업장 여성들은 고스란히 경력이 끊긴 셈이다. yoon2@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일·가정 양립제 활용도 양극화…인구 감소로 구직난은 일부 해소

경력단절 현상이 심화한 가운데 일·가정 양립제도의 활용도 늘었다.

임신·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 등이 갖춰져 있는 회사에서는 그 이용률이 높아졌지만, 그렇지 않은 사업장 여성들은 고스란히 경력이 끊긴 셈이다.

학교가 셧다운된 상황에서 돌봄 부담이 여성에게만 몰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일·가정 양립제도가 갖춰진 직장을 다닌 여성들에게 물은 결과 경력단절 당시 재택·원격근무를 한 여성은 22.5%(8.7%포인트↑), 임신 중 근로시간 단축제는 28.5%(2.8%포인트↑),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는 21.1%(2.0%↑), 육아휴직 사용 후 직장으로 복귀한 비중은 54.3%(11.1%포인트↑)로 2019년보다 늘었다.

육아휴직 사용 후 직장에 복귀하지 못한 사유로는 자녀양육과 일 병행의 어려움(39.9%), 믿고 돌봐줄 양육자 부재(29.7%), 믿고 맡길 시설 부재(10.7%) 순으로 응답했다.

연구 책임자인 오은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박사는 "일가정 양립제도를 남녀 모두 사용하지 않으면, 그 어떤 좋은 제도가 오더라도 여성의 경력단절을 예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노동자 일손 부족, 인구구조 변화 등으로 구인난이 오면서 구직난은 일정 정도 해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력단절 이후 첫 일자리를 찾기 위한 적극적 구직활동은 38.6%로 2019년도에 비해 6.0%포인트 증가했고, 구직활동 평균 기간은 11개월로 2019년도에 비해 5.5개월 단축됐다.

구직 목적은 생활비 보탬이 39.2%로 가장 많았고, 자녀 교육비 지원(24.2%), 자아실현 및 자기개발(15.8%), 생계책임(12.3%) 등 순으로 나타났다. 2019년에 비해 생활비 보탬은 7.0%포인트 감소했지만, 자녀교육비 지원은 7.0%포인트 증가함

경력단절 위기가 있었으나 경력을 이어갈 수 있었던 이유는 가족구성원의 양육지원(43.2%), 지금 힘들어도 미래발전 있는 일이어서(30.7%), 일·양육 병행 가능한 직장문화(11.6%) 순으로 나타났다.

재취업 시 고충사항으로는 일자리 정보부족(16.8%), 사회적응에 대한 자신감 부족(13.9%), 일자리 경험·경력 부족(13.5%) 순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보면 25~34세는 임금 외 원하는 근로조건의 일자리 부족, 35~44세는 자녀 양육으로 인한 구직활동 시간의 부족, 45~54세는 자신감 및 일자리 경험·경력부족을 애로사항으로 응답했다.

조사시점 당시 일하지 않고 있던 여성은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38.1%), 취업 여성의 경우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 확충(35.6%)' 요구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key@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