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 살해범 “범죄 수사물 본 뒤 살인 충동”...계획 범행이었다

박주영 기자 2023. 6. 1.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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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과외 아르바이트 앱 또래살인 사건' 20대 피의자 A씨가 '5월 29일 오후 부산지법에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뉴스1

부산 ‘과외 아르바이트 앱 또래살인 사건’은 20대 여성 피의자 A씨가 범죄 수사물 방송 등에 몰입하다 느낀 ‘살인충동’에 의한 계획적 범행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1일 이 사건에 대한 브리핑을 갖고 “평소 살인 범죄 관련 소설이나 방송 프로그램을 많이 봐온 A(23)씨가 ‘살인을 해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껴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8일 경찰에 붙잡힌 후 계속 “말다툼을 하다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진술했으나 경찰이 제시한 관련 증거와 가족 등의 설득으로 심경 변화를 일으켜 이같은 자백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죽은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미안하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범행 3개월여 전부터 ‘시신 없는 살인’, ‘살인 사건’, ‘범죄수사 전문 프로그램’ 등의 내용을 검색해 읽거나 도서관에서 범죄 관련 소설 등을 빌려 봤다. 이는 경찰의 A씨 휴대전화 등의 디지털포렌식에서 드러났다. 이후 A씨는 “범죄 수사 프로그램 등에서 본 것처럼 살인을 해보자”는 충동을 느껴 대상을 물색했다.

그러던 중 한 과외 아르바이트 앱을 발견한 A씨는 학부모 회원으로 이 앱에 가입한 뒤 지난 5월24일 영어를 가르치는 20대 여성인 피해자 B씨에게 접근했다.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엄마인데 영어 과외를 받게 해주고 싶다”는 문자를 보내는 등 앱을 통해 B씨와 대화를 했다.

20대 피의자 A씨가 지난 5월 26일 오후 빈 여행용 캐리어를 끌고 자신의 집을 나서고 있다./부산경찰청

여러 차례 문자 대화를 통해 “아이를 선생님 댁으로 보내겠으니 상담을 해달라”하고 B씨 집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A씨는 지난 5월26일 오후 4시쯤 자신이 중3 자녀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 중고마켓에서 구매한 교복을 입고 흉기를 챙겨 자신의 집을 나섰다. 경찰은 “A씨의 체구가 작아 중학생 위장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A씨는 그 전 문자대화를 통해 그 시간대에 B씨가 홀로 집에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B씨 집에 도착한 A씨는 몇마디 대화를 나누다 무방비 상태로 있는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이어 인근 마트로 가 시신을 담을 큰 비닐 봉투, 표백제 등을 사온 뒤 B씨 시신을 훼손했다. 그 뒤 자신의 집으로 가 여행용 캐리어를 갖고 다시 B씨 집으로 돌아왔다. 시신 중 일부를 캐리어에 담아 택시를 타고 평소 산책을 다녔던 경남 양산 낙동강변 풀숲에 유기했다.

A씨는 당시 B씨의 휴대전화와 신분증, 지갑 등을 따로 챙겼다. 경찰은 “B씨가 실종된 것처럼 꾸미기 위해 신분증 등을 따로 챙기는 등 나름 완전범죄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씨는 B씨 시신을 캐리어에 꺼내 풀숲에 유기하던 중 그를 태워준 택시 기사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검거됐고 지난 29일 구속됐다.

경찰은 “A씨는 평소 사회적 교우 관계가 전혀 없었고 폐쇄적인 성격에 5년 전 고교 졸업 후 특별한 직업도 없었다”며 “사이코패스 여부를 검사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1일 오후 A씨에 대한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경찰은 “2일쯤 A씨를 검찰에 구속송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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