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 과시하려고”…전국학력평가 성적 유출 대학생 구속

이정하 2023. 6. 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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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 학력평가시스템에 무단으로 접속해 지난해 4월과 11월 치러진 전국연합학력평가 성적 자료 등을 빼낸 대학생이 경찰에 붙잡혔다.

ㄱ군은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 2차례 경기도교육청 학력평가시스템에 불법 침입해 지난해 4월 치러진 전국연합학력평가 고교 3학년 성적 자료와 같은 해 11월 치러진 고교 2학년 성적자료, 성적 분석 자료 등 27만여건을 탈취해 텔레그램 운영자 ㄴ군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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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전국연합학력평가를 하는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공동취재단

경기도교육청 학력평가시스템에 무단으로 접속해 지난해 4월과 11월 치러진 전국연합학력평가 성적 자료 등을 빼낸 대학생이 경찰에 붙잡혔다. 국내 대학의 컴퓨터 관련 전공학과에 재학 중인 그는 범행 당시 고3 수험생이었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무단침입 행위 등) 혐의로 해커 ㄱ(대학생)군을 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앞서 입건한 텔레그램 채널 운영자 ㄴ(대학생·구속)군 등 5명 외에 추가로 학력평가시스템에 무단으로 접근하거나 유출된 성적 자료를 유포·재가공한 3명도 함께 불구속 입건했다.

ㄱ군은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 2차례 경기도교육청 학력평가시스템에 불법 침입해 지난해 4월 치러진 전국연합학력평가 고교 3학년 성적 자료와 같은 해 11월 치러진 고교 2학년 성적자료, 성적 분석 자료 등 27만여건을 탈취해 텔레그램 운영자 ㄴ군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ㄱ군은 경찰 수사를 피하기 위해 국외 IP주소(인터넷에 연결된 기기를 식별하는 번호) 3개를 사용하고, 탈취한 정보를 ㄴ군에게 전달한 뒤 즉시 텔레그램을 탈퇴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탈취한 파일의 유출경로를 역추적하고, 평가시스템 및 보안장비 로그기록 등을 분석해 용의자를 ㄱ군으로 특정했다.

ㄱ군은 수도권 대학의 컴퓨터 관련 전공 학과에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ㄱ군은 경찰 조사에서 “개인 성적을 확인하려고 호기심에 접근했다가 전체 성적 자료를 빼내게 됐다. 실력을 과시하려고 ㄴ씨에게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은 “학력평가시스템에서 정당한 관리자 권한이 없어도 접근할 수 있는 경로를 우연히 발견하고, 불법 침입해 정보를 탈취한 것으로 해킹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ㄱ군 외에도 추가로 3명이 지난해 ㄱ군과 같은 방법으로 학력평가시스템에 접근한 사실을 파악해 검거했다. 검거된 피의자들은 지난해 모두 고2~3 재학생이었고, 이들 간 범죄를 공모하거나 특별한 연결관계는 없었다고 한다.

한편, 경기도교육청은 지난달 4일 교육부의 조사 결과, 2019년, 2021년, 2022년 3개년의 4월(고3), 11월(고1, 2) 학생 성적자료가 유출됐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통신사에서 아이피 IP보존 기간이 3개월, 길게는 1년인데 수사에 한계가 있다”면서 “경기도교육청에서 이와 관련해 수사의뢰 등이 있으면 추가로 확인 가능한 부분이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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