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시각] 김포골드라인과 신분당선 연장선의 미래

2023. 6. 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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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서울지하철 건설에 관여했던 인사로부터 "지하철은 일단 개통하면 그 주변으로 사람이 모여든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LH공사 부담분은 김포 한강신도시 입주민이 낸 교통분담금 2조원으로 충당한 것이어서 김포골드라인은 국내 지하철 사상 최초의 수익자 원천 부담 지하철이자 기초자치단체 예산만으로 건설한 지하철로 기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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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서울지하철 건설에 관여했던 인사로부터 “지하철은 일단 개통하면 그 주변으로 사람이 모여든다”는 말을 들었다. 예로 들자면 애초 허허벌판이던 서울 강남권의 지하철이 대부분 그런 논리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일단 만들어 놓으면 그 주변으로 사람이 모여들 것이기에 요즘 따지는 온갖 복잡한 논리는 사실상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말로 해석됐다.

오늘날에도 이 같은 논리가 통할까. 일단 분위기는 그때와 많이 다르다. 지하철 노선 신설은 곧 인근 지역에 어마어마한 경제가치를 불러오기에 노선 확정을 놓고 지역 간 첨예한 갈등과 분쟁이 뒤따른다. 이런 연유로 정부 당국은 수많은 지역의 지하철 신설 요구를 적절히 분별하기 위해 타당성 조사를 벌인다. 조사 결과, 타당성이 입증되면 다행이지만 타당성 부족(B/C값 1.0 미만) 판정을 받으면 그야말로 난리가 난다. 동네 수만가구의 운명이 여기에 걸려 있다. 문제는 이러한 시스템하에서 김포골드라인이 태동됐다는 점이다. 김포 경전철사업의 결과물인 김포골드라인은 애초 일반지하철로 추진되다가 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해 한동안 표류했다. 어려운 상황에서 지역정치권과 행정당국이 적극적인 의지로 추진해 찾은 대안이 김포골드라인이다.

도시철도법에 따른 지하철 건설비 분담률은 국비 60%, 지방자치단체 예산 40%인데 국비 지원을 포기하면 타당성 조사에서 탈락해도 지하철 건설을 추진할 수 있다. 김포시는 국비 지원을 포기하고 김포 경전철 총 사업비 1조5000여억원 중 80%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가, 20%를 김포시가 부담하는 방안을 택했다. 그런데 LH공사 부담분은 김포 한강신도시 입주민이 낸 교통분담금 2조원으로 충당한 것이어서 김포골드라인은 국내 지하철 사상 최초의 수익자 원천 부담 지하철이자 기초자치단체 예산만으로 건설한 지하철로 기록되고 있다.

홀로 사업을 끌고 가던 김포시는 결국 예산 부족으로 추후 확장이 불가능한 2량 규모 경전철을 선택한다. 추진 당시 검토하던 4량 규모 열차를 2량 규모로 줄이면서 1500여억원을 절감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2019년 9월 개통 후 4년 만인 올해 초 혼잡도가 너무 심해 승객이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혼절하는 사태마저 벌어졌다.

김포 한강신도시 외에도 풍무지구, 사우지구 등 인근의 많은 택지지구에서 지하철 역사 개통 호재를 등에 업고 아파트가 대량으로 건설됐는데 이로 인한 교통 수요가 김포골드라인의 용량을 훌쩍 넘은 것으로 보인다. 당국자들이 머리를 맞대도 이 문제를 해결할 뾰족한 방법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 듯하다. 서울시가 지난달 26일 서둘러 개통한 개화~김포공항 버스전용차로가 그나마 즉효성 처방으로 거론될 정도다. 돌고 돌아 “일단 개통하면 사람이 모인다”는 그 발언을 확인했을 뿐이다.

김포골드라인 다음 차례로 ‘광교~수지~판교~강남’ 구간이 개통된 신분당선이 용산역 등 서울 도심부를 지나 은평뉴타운, 고양시 일부까지 연결될지가 우려 속 시선을 모으고 있다. 이 노선 역시 타당성 조사에선 낮은 점수를 받았지만 주변엔 이미 삼송지구·원흥지구·향동지구·창릉지구 등의 대규모 택지개발이 이뤄졌거나 이뤄지고 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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