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美소송에 ‘연방검사 출신’ 초호화 변호인단 꾸렸다

문지연 기자 2023. 6. 1.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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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 /EPA 연합뉴스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가 미국 소송에 대비해 미 연방검사 출신의 대형로펌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고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권 대표는 지난달 2일 자신이 피소된 사기 혐의 집단 손해배상소송 사건과 관련해, 원고들이 제출한 제2차 청구원인 변경서(SAC)를 각하해달라는 취지의 요청서를 캘리포니아주 북부 샌프란시스코 연방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이 요청서에는 미국계 로펌 덴튼스(Dentons) 소속 조엘 D. 시걸, 앤드류 M. 펜덱스터, 더글러스 W. 헨킨과 고문급 스티븐 J. 센더로위츠 등 4명이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를 대리하는 변호사로 이름을 올렸다. 덴튼스의 정식 명칭은 ‘다청(大成) 덴튼스’로 2015년 영미계 덴튼스와 중국 다청이 합병해 만들어진 초대형 로펌이다. 지난해 12월 경제법 전문매체 ‘GCR’이 평가한 글로벌 100 순위에서 16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시걸은 덴튼스 로스앤젤레스(LA) 사무소 총괄파트너이자 미 헌법기본권재단(CRF) 이사를 맡고 있는 인물이다. 파트너 헨킨은 뉴욕 증권거래소(NYSE) 관련 사건을 다수 수임한 경제사건 소송 전문가다. 고문인 센더로위츠 역시 일리노이주 북부지방 연방검사로 활동한 바 있는 저명한 법조인이다.

권 대표는 지난해 8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소환 명령에 불복하는 상고 허가 신청서 제출 기한을 연장해달라고 미 대법원에 요청할 때도 덴튼슨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고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는 권 대표가 이미 4개월째 해외 도피 생활을 이어오던 시점이다. 또 그보다 앞선 2021년 SEC의 비공개 조사가 부당하다며 낸 서류 역시 덴튼스가 담당했다.

권 대표가 장기간 해외 도피를 해온 것뿐만 아니라 법정 다툼에 초호화 변호인단을 내세웠기 때문에 상당한 액수를 지출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그가 거액의 은닉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SEC는 지난 2월 고발장이 해당 내용을 적시하며 권 대표가 비트코인 1만개를 ‘콜드월렛’(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은 실물 암호화폐 저장소)에 보관해 왔고, 작년 5월부터 이 자금을 스위스 은행에 이체해 현금화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 대표는 지난해 4월 말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11개월가량 도피 생활을 이어 왔다. 그러다 지난 3월 23일 측근 한모씨와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위조 여권으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행 비행기 탑승을 시도했고 공문서위조 혐의로 검거됐다. 그는 최근 몬테네그로 법원이 보석 결정을 취소함에 따라, 구금 상태에서 오는 16일 재판을 받는다.

몬테네그로는 한국과 미국 검찰로부터 범죄인 인도 요청을 받은 상태다. 현지에서는 진행 중인 재판이 끝나야 권 대표가 양국 중 한 곳으로 송환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 검찰은 권 대표를 투자자기만·인터넷뱅킹을 이용한 금융사기·시세조작·상품사기·증권사기 등 8가지 혐의로 기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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