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콘서트장 같은 교육청… ‘人人和樂’ 마지막 한 획 완성[로컬인사이드]

박성훈 기자 2023. 6. 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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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컬인사이드 - 경기도교육청 54년만에 새 보금자리… 영통구 신청사 입주
도청·도의회와 함께‘人’자 설계
로비 한쪽 벽면 5000권 책 비치
입구 앞 정면엔 ‘미디어 파사드’
436석 대강당·아레나홀 갖춰
컨퍼런스룸은 학예회 안성맞춤
스타트업처럼 ‘스마트 오피스’
업무따라 원하는 자리서 근무
지난 5월 26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경기도교육청 신청사 1층 로비에서 최근 발목 부상으로 휠체어를 탄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직원들과 함께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제공

수원 = 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

‘敎學相長(교학상장·서로 가르치고 배우며 성장함).’ 경기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경기도교육청 신청사 지하 1층 입구에는 이 같은 문구가 쓰인 액자가 내걸려 있다. 예서체로 쓰인 이 사자성어는 스승에게서 제자로, 제자에게서 스승으로 이어지는 교육의 요체를 담고 있다. 지난 3월 21일 준공된 도교육청 신청사는 광교신도시 한복판에 자리한 행정기관 집약단지인 ‘경기융합타운’의 핵심 기관이다. 상공에서 보면 경기도청과 경기도의회 청사와 함께 ‘사람 인(人)’ 자를 이루도록 설계됐는데, 경기지역 3대 광역행정기관이 모여 ‘인인화락(人人和樂·사람과 사람이 화합해 행복하다)’을 이루자는 다짐이 담겼다. 지난해 도청과 도의회에 이어 이번 도교육청 입주로 인(人) 자의 마지막 한 획이 완성됐다.

도교육청은 스승의 날이었던 지난달 15일을 시작으로 신청사로 보금자리를 옮기고 있다. 지난 1969년 서울에서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으로 이전한 지 54년 만이다. 현재 운영지원과와 지방공무원인사과 등 일부 부서와 함께 민원실(지하 1층)이 민원인 불편 최소화를 위해 이전을 마친 상태다. 오는 12일이면 모든 부서가 이전을 마친다. 지난달 31일 방문한 도교육청 신청사에서는 직원들이 분주히 짐 정리를 하며 민원인과 교육공동체 가족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신청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대민문화공간(1∼5층)이다. 1층 로비에는 독서 공간이 마련됐다. 방문객 안내와 출입관리가 이뤄지는 공공청사 로비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누구나 편히 휴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설명이다. 벽면을 채운 나무 서가에는 5000여 권의 책이 비치돼 자유롭게 독서를 즐길 수 있다. 안내데스크 옆에는 도교육청 산하 경기중앙교육도서관의 ‘e북서비스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전자책을 볼 수 있는 태블릿PC 6대와 오디오북 청취용 헤드폰이 놓였다. 입구 앞 정면에는 벽면 전체에서 영상이 송출되는 미디어 파사드가 설치돼 경기지역 초·중·고 학생이나 교직원이 제작한 영상이나 교육청 홍보기획관실에서 제작한 콘텐츠가 상영된다.

크고 작은 공연과 행사를 열 수 있는 공간이 설치된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학생이나 교직원의 다양한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공간으로, 우수 학생 동아리나 교직원 동호회의 공연이나 전문가 초청 기획공연 및 강연이 열릴 예정이다. 프로시니엄(proscenium·객석에서 액자처럼 보이는 무대)과 총 436석의 객석을 갖춘 대강당(4∼6층)에서는 200명 이상의 학생이나 교직원이 교향악·국악·합창 공연이나 연극 등을 상연할 수 있다. 3층 아레나홀은 수십 개의 조명과 빔프로젝터가 설치된 중앙의 타원형 공간을 243석의 계단형 객석이 둘러싸고 있다. 토크 콘서트나 명사 초청강연을 열기에 안성맞춤이다. 콘서트홀(3층·151석)과 컨퍼런스룸(2층·객석 없음)은 학예회나 교육지원청 및 소속 기관의 행사 용도로도 쓰기에 알맞은 규모다. 도교육청은 관객 규모와 공연 장르에 따라 대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지침을 마련하고 음향·조명·무대 기계 등의 안정화를 위한 시범가동을 거쳐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시설을 운영할 계획이다.

직원들의 근무 방식도 크게 달라진다. 구성원들이 정해진 자리가 아닌, 원하는 자리를 선택해 날마다 과업에 따라 일할 수 있는 첨단 근무 환경이다. 각 층에 설치된 키오스크의 터치스크린에 뜬 지시문에 따라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그날 근무할 자리나 회의실 등을 예약할 수 있다. 한 교육청 관계자는 “10∼18층에 배치된 실·국별 사무공간마다 직원들이 원하는 자리를 골라 근무할 수 있어 일의 효율이 높아질 것 같다”며 “지하철역 연결과 융합타운 입지 등 이전 청사보다 위치 면에서 매력이 있는 것도 시너지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교육청은 언제 어디서나 근무가 가능한 스마트오피스를 구축해 행정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고, 청사 이전 홍보를 강화해 방문객의 불편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신청사 접근 편의성 강화를 위해 광교중앙역에서부터 남부신청사 출입구까지 현수막과 배너를 게시하고, 지하 주차장과 건물 안에도 유도선과 안내 표지판을 설치한다. 김향희 도교육청 남부청사신축추진단장은 “청사 이전으로 인한 민원인 등 방문객과 경기교육 가족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행정업무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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