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한민국 우주(Space) G7 시대 개막

2023. 6. 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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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충북도지사
김영환 충북지사

(청주=뉴스1) = 지난달 25일 성공한 누리호 3차 발사의 희열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오로지 우리 기술로 발사체를 쏘아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켰다는 점에서다.

누리호에 앞서 진행한 나로호 계획을 생각해보자. 러시아 기술로 만든 1단 발사체에 의지하고도 실패하지 않았던가. 충분히 시간을 갖고 차분히 실력을 키우지 않고 '조급함'으로 달려든 무모함의 대가였다.

하지만 얻은 것도 많다. '기술 자립만이 성공 열쇠'라는 값진 교훈이다. 그리고 그게 이번 누리호 3차 발사를 성공으로 이끌었고 그 보답으로는 '대한민국 우주 독립'을 달성할 수 있었다.

또 하나를 더 한다면 이로써 '대포동 충격'(1998년 북한 2단 우주발사체)을 극복했다는 사실이다.

성공발사 직후 윤석열 대통령의 축하 메시지는 대한민국의 지도자다웠다. 주요 선진국 모임 'G7'에 견주어 대한민국이 '우주 G7'으로 자리매김했다는 공식 선언이었다.

우주 G7이란 자체 제작한 1톤 이상의 위성을 역시 자체 제작한 발사체에 탑재, 우주 궤도에 올린 오직 7개뿐인 우주산업 선진국을 지칭한다. 아무리 뒤져봐도 '우주(Space) G6'가 보이지 않는 것으로 미뤄 우주 G7은 윤 대통령의 이 선언을 통해 정립된 듯하다.

그 배경은 확실하다. 자력으로 발사체와 위성을 개발해 쏘아 올린게 10개국인데 윤대통령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위성의 무게 기준(1톤)을 적용, G7을 추린 것이다.

주요 선진국회의 G7 참가국은 국제통화기금이 경제 규모를 기준으로 선정하는데 이 7개국의 국부를 모두 더하면 전 세계 순 국부의 58%를 훌쩍 넘어선다.

최근 윤 대통령도 초청받아 참석한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의 잔영 덕분일까, 누리호 3차 발사 성공의 쾌거를 우주 G7 진입으로 규정한 것은 적확하고 또 시의적절했다.

특히 6·25전쟁(1950~1953년)과 고도성장기(1960~70년대)를 겪은 노년에게는 더더욱 감동으로 다가설 것이다.

불과 62년 만에 1인당 GDP를 400배 끌어올린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파노라마 비전으로 한 방에 포섭해 보여준 극적인 사건이어서다.

그건 주요 선진 경제국 G7과 우주 G7 국가를 비교하는 데서 확연해진다. 선진 경제국 G7과 우주 G7 구성국은 일치하지 않는다.

히로시마 정상회의 참가국 중 우주 G7에 든 나라는 미국, 프랑스, 일본과 우리나라 오직 4개국뿐이다. G7중 영국,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는 아직 우주 G7에 들지 못했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우주 G7 진입 선언은 최근 글로벌 정치에 등장한 어떤 수사보다도 신선하고 통찰력 있는 선택이 아닐까 생각한다.

필자가 누리호 3차 발사 성공을 '대한민국 우주독립'으로 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누리호 3차 발사 성공을 통해 향후 달 착륙선을 탑재할 차세대 발사체 계획(2032년)이 본궤도에 올라서게 돼서다.

달 개발에 우리도 나선다니 대한민국과 한민족의 우주 독립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필자가 우주개발에 특별히 관심을 갖는 것은 김대중 정부에서 과학기술부 장관(21대 2001년 3월~2002년 2월)으로 일한 경험 덕분이다. 그래서 우주개발 사업이 얼마나 힘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왜 도전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인지를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이다.

우주개발은 부품 수만 비교해도 그 규모를 알 수 있다. 자동차가 2만 개, 항공기가 20만 개인데 비해 우주발사체는 37만 개에 이른다. 이번 3차 발사에 관여한 기업만 해도 300개 너머에 그 인력은 500명을 헤아린다.

개발비는 또 어떤가. 지난 12년간 2조 원이 들었고 향후 10년도 그만큼 든다. 투입되는 긴 시간은 또 어떻고. 그 지난한 과정을 모두 극복하고 우주개발에 나서자면 대한민국 전체가 달려들지 않으면 안 된다.

늑대가 무리를 지어 사냥하듯 한마음 한뜻으로 일시에 달려들지 않으면 절대로 이룰 수 없는 종합격투기 같은 창의적이며 저돌적인 도전이다.

주요 경제국 G7 중 오로지 네 나라만이 우주 G7에 든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주개발에는 다양한 산업과 첨단기술이 요구되는데 우리 대한민국에 세상을 리드해온 첨단 반도체 개발 및 생산능력과 고성능의 전투기와 전차를 개발해 수출하는 첨단방위산업체가 없었다면 어제의 성공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21세기 산업의 꽃이라 할 막강 역량의 2차전지 같은 신기술 제조업이 기초과학을 기반으로 쌓아 올린 창의적인 융합기술로 뒷받침돼 단시간에 이런 위업을 이룰 수 있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도 그 성과를 이렇게 밝혔다. '누리호 발사를 통해 국내 우주산업 생태계가 자생적으로 조성됐다.' 그리고 이런 역량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은 이제 과학 선진국과 어깨를 맞대고 나란히 우주로 발돋움을 할 수 있게 됐다.

이제 대한민국은 K-컬처와 K-푸드에 이어 K-스페이스의 신세계를 열 것이고 우리의 미래는 이제 우주로 향할 것이다. 우주산업의 발전을 통해 대한민국 산업은 한층 더 그 역량을 키워나갈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그게 곧 우리의 미래다. 누리호의 발사 성공이 대한민국 성공의 지표가 될 것임을 확인하니 오늘 보는 우리 하늘은 그 어떤 날보다도 아름답게 다가온다. 우주 독립 대한민국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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