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탄 택시 세우고 "남친"…성추행 집유 기간 중 잔혹 살인[뉴스속오늘]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그는 새벽에 주점을 나선 여성을 쫓아 택시를 함께 타고는 피해자를 데리고 갔다. 택시기사에게는 애인이라고 거짓말했다.
그런데 남씨는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휴대전화도 꺼져 있었다. 지인들은 "택시에 태워 보냈다"고 할 뿐이었다. 딸의 연락을 기다리던 어머니는 25일 오후 7시쯤 대구 중부경찰서에 실종 신고를 했다.
실종 다음날 오전 경북 경주 건천읍 한 저수지에서 낚시꾼이 시신을 발견했다. 죽은 남씨였다. 하의는 벗겨진 채로 속옷 상의만 입고 있었고 윗니 4개가 부러진 상태였다. 목에는 졸린 흔적, 얼굴에는 심한 타박상이 있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성폭행당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처도 발견됐다.
남씨를 태운 택시 운전자가 곧바로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다. 경찰은 고속도로 톨게이트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실종 6일째인 31일 저녁 8시쯤 달서구 아파트에서 택시기사를 긴급체포했다. 그러나 기사의 혐의를 찾기 어려웠다. 남씨 살해 과정에서 과격한 몸싸움을 벌였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택시기사의 손에는 아무런 상처가 없었다. 전과 기록도, 택시 내부 살해 흔적도 전무했다.
그는 당일 같은 주점 다른 테이블에서 술을 마셨다. 이때 일면식도 없던 피해자 일행에게 접근했고, 이곳 직원들이 그를 쫓아냈다. 그렇게 클럽을 나온 조명훈은 피해자가 혼자 택시 타는 것을 보고 택시에 따라 탄 것으로 조사됐다.
조명훈의 키는 170㎝, 몸무게는 56㎏으로 다소 왜소한 체격이었다. 체포 당일 "혐의를 인정하느냐" "심경이 어떠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무 말 없이 대구 중부경찰서로 들어갔다. 현장검증 날에도 기자들 질문에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죄송하다" "죽일 생각은 없었다"고 말할 뿐이었다.
경찰이 물증을 대며 추궁하자 그는 혐의를 시인했다. 조명훈은 남씨가 실종된 25일 오전 5시30분쯤 모텔에 빈방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그를 자기 원룸으로 데려가 성폭행하고 살해했다. 그날 오후가 돼서는 렌터카를 빌려 경주의 저수지로 가 밤에 시신을 유기했다.
경찰은 조명훈의 이름과 얼굴 등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당시 경찰 관계자는 "국민의 알 권리, 스스로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지킬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조명훈의 얼굴을 언론뿐 아니라 시민에게도 공개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런 그에게는 이미 성범죄 전력이 있었다. 그가 성범죄자 신상정보 공개 사이트 '성범죄자알림e'에 등록돼 있다는 누리꾼 제보로 드러났다. 23세이던 2011년 1월 울산에서 16세 미만 여성을 강제추행,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즉 남씨를 살해한 건 집행유예 기간이었다. 게다가 이 사건 3개월 전인 2013년 2월 자신의 집에서 또 다른 20대 여성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것도 뒤늦게 밝혀졌다. 해당 피해 여성은 조명훈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경찰서로 이 사실을 제보했다.
조명훈은 대구의 한 지하철역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고 있었다. 근무지에서는 아무도 그의 전과 사실을 몰랐다. 심지어 여대생 살해 후 아프다며 병가를 내기도 했다.
조명훈은 평소 지인들에게 '나는 여자 전문가'라고 자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는 "내가 10번 찍어 안 넘어간 여자 못 봤다" "난 항상 주위에 여자가 많았다. 하지만 나는 그 누구에게도 마음을 잘 주지 않았다" "매력이 폭발 직전"이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1심 재판부는 "조명훈의 불우한 성장환경이나 반성의 기미를 이유로 형을 줄여 사회로 복귀시킬 경우 더 잔혹하고 흉악한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며 "사회에서 무기한 격리시킬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생명 자체를 박탈하는 사형보다 무기징역형을 통해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해 재범을 방지하고, 소중한 생명을 잃은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참회하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게 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원심을 유지했다.
무기징역 확정에 따라 그는 현재 경북북부교도소(구 청송교도소)에 수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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