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의 시선] 유럽의 디커플링 포기와 윤석열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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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이 아닌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이 우리의 정책이다."
지난 3월 중국을 방문했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집행위원장이 프랑스·독일과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중국과의 디커플링은 가능하지 않다"고 선언했고, 디커플링 담론을 주도해 온 미국도 "우리는 디커플링이 아니라 디리스킹을 지지한다"(4월 27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며 유럽의 뜻을 수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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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 주도... 한국도 '대중국 노선' 재정비해야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이 아닌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이 우리의 정책이다."
지난달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선 서방의 '대(對)중국 프레임' 변화가 감지됐다. G7 정상들은 공동성명에서 중국의 경제적 강압, 즉 경제 보복에 대한 공동 대응을 천명하면서도 "우리의 정책은 중국에 해를 끼치거나 그들의 성장을 방해하려는 게 아니다"라고 명시했다. 인권 우려·대만 침공·남중국해 현상 변경 반대 등 중국의 아픈 곳을 구석구석 찌르면서도 "중국과의 협력은 필수적"이라고 했다. 디커플링 대신 '디리스킹'으로 대중 압박의 톤을 낮춘 것이다.
이는 유럽이 주도했다. 지난 3월 중국을 방문했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집행위원장이 프랑스·독일과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중국과의 디커플링은 가능하지 않다"고 선언했고, 디커플링 담론을 주도해 온 미국도 "우리는 디커플링이 아니라 디리스킹을 지지한다"(4월 27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며 유럽의 뜻을 수긍했다.
디커플링은 말 그대로 공급망 시장에서 중국을 떼어 내자는 개념이다. 디리스킹은 떼어 내지는 못할지언정 중국과의 교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라도 줄여보자는 뜻이다. 미국보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유럽으로선 미국 주도의 디커플링에 계속 끌려다닐 수 없었다. "중국의 경제 보복에 함께 대응하자"는 G7의 결의는 중국발(發) 리스크라도 줄여 보자는, 사실상 '디커플링 포기' 선언이었다. 물론 중국의 팽창을 막으려는 유럽의 견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다만 중국을 마냥 적대시하기 어려운 현실도 수긍한 셈이다.
윤석열 정부는 어떤가. G7 정상회의에서 서방의 디리스킹 전환이 뚜렷해지자, "탈(脫)중국 의도는 없다”(추경호 경제부총리) "중국발 리스크를 최소화할 것"(박진 외교부 장관) 등의 언급을 내놓으며 뒤늦게 발을 맞추고 있다. 올해 들어 한국 정부 고위급 인사의 중국 방문 건수는 '0'이다. 이게 디커플링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유럽이 제 살길을 찾아가듯, 한국도 한국만의 노선 재정비가 필요하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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